밀레니얼 재테크의 투자 가이드
이 글은 밀레니얼 재테크 블로그에서 처음 발행되었습니다.
폭우를 예상하는 것보다 (노아의) 방주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합니다.
- 워렌 버핏
수입 늘리기 페이지 마지막 부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재테크 여정을 크게 보면 부를 쌓는 과정과 그 부를 유지하고 늘려가는 과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의 페이지에서 소득과 레버리지를 이용해 부를 쌓는 것에 관해서 얘기 했다면 여기서는 쌓은 부를 유지하고 늘려가는 과정에 대해서 더 자세하게 써 볼 생각이에요.
여기서 분명 페이지 제목은 ‘투자하기’ 인 데 왜 부를 유지하는 것에 관해서 얘기하려고 할까요? 그건 제 생각엔 투자는, 투기처럼 빠른 수익을 위해 자주 사고파는 행위가 아닌, 위의 인용문에서 언급한 것처럼 어떻게 될지 예상하기 힘든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서 ‘방주’를 만들어 힘들게 모은 자산을 보호하는 행위가 주라고 생각해서예요.
따라서 제 생각은, 투자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이 ‘방주’를 만드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방주란 자신의 현 상황과 투자 목표를 바탕으로 분산이 잘 되어 있는 포트폴리오 (예를 들어 현금, 주식과 채권, 또는 다양한 대체 자산 등이 있죠) 라고 설명할 수 있어요.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현금 또는 은행에 있는 예금이라고 해서 안전한 자산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경제에는 돈의 가치를 갉아먹는 인플레이션이 있기 때문에,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선 일정 부분은 투자를 해야 하죠. 특히 2021년 현재처럼 각국의 정부에서 돈을 찍어 내 경제를 부양하고 있는 시기엔 더욱 인플레이션의 위험에서 자산을 보호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보통 얘기하는 투자, 즉 요즘 오를 것 같은 주식 (2021년 초 기준으로 테슬라 같은 주식이 있겠죠)을 사서 빠른 수익을 얻거나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를 사는 건 어떤가요? 미술품, 시계, 와인 같은 투자는요?
이런 투자는 주로 액티브 투자 (Active Investment)라고 얘기하는데, 전 개인의 취향과 전문성, 목표에 따라 이런 투자도 괜찮지만, 투자를 할 경우 처음엔 전체 자산의 5%, 많아도 10% 정도로 상한선을 잡아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얘기한 ‘방주’의 비유를 계속 사용해 본다면, 그것을 만들기 전에 누가 탈것인지 그리고 얼마만큼의 폭우를 견뎌야 하는지 먼저 알아야겠죠. 그래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엔 먼저 자신의 현 상황, 예를 들어 현금은 얼마나 있는지, 갚아야 할 빚이 있진 않은지, 혹은 앞으로 결혼 또는 학업 등 큰 지출이 예상되는지 등을 자세히 알아야 합니다.
만약 현재 매년 10%의 이자를 내야 하는 빚이 있다면 투자를 하기 전에 먼저 갚고 나서 시작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겠죠. 왜냐면 투자로 매년 10%이상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싶지 않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국민연금의 10년 평균 연 수익률이 5%에서 6%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 상황을 대략 파악한 다음엔 목표 설정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빚 없이 안정적인 직장에서 수입을 받고 있고, 향후 몇 년간 큰 지출 계획이 없어서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목표를 잡을 수 있겠지만, 또 다른 사람은 수입이 불안정 하고 몇년 뒤 집을 살 계획이라 상대적으로 방어적인 목표를 잡을 수도 있겠죠.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공격적인 목표를 가진 사람은 매년 15%이상의 수익을 목표로 할 수도 있고, 방어적인 목표를 가진 사람은 매년 3~4%정도 수익만 바라보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서 공짜 점심은 없습니다, 높은 수익을 목표로 한다면 그만큼 상응하는 리스크를 지게 되죠. 15% 수익을 목표로 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또는 그 이상의 손실을 감내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목표 설정이 끝나면 이젠 방주의 디자인을 해 봐야겠죠. 예를 들어 어떤 모양이나 재질로 만들 것인지 선택을 해야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디자인이란 포트폴리오에서 자산 배분을 설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전체 자산에서 몇 퍼센트를 주식에 투자할지, 주식은 국내주식과 해외 주식 비중을 어떻게 잡을지, 현금은 얼마나 갖고 있을지, 채권이나 대체 자산에도 투자할것인지 등 여러 가지 선택사항이 있겠네요.
자산 배분이 중요한 이유는, 앞서 결정한 투자 목표를 구체적인 금융 자산으로 표현하게 해줍니다. 따라서 공격적인 목표 같은 경우는 그에 상응하는 배분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노리는 것이죠. 나아가 잘 설정된 자산 배분은 분산 투자가 가능하게 해줍니다.
앞서 시장에선 공짜 점심이 없다고 얘기했지만 이론적으로 분산 투자는 금융시장에서 유일하게 즐길 수 있는 공짜 점심 중 하나죠. 여기서 말하는 분산 투자는 자산 간의 분산 (예를 들어 주식과 채권과의 분산), 나라 간의 분산 (예를 들어 미국과 한국 주식 간의 분산), 산업이나 회사 간의 분산 (예를 들어 은행주와 테크주의 분산) 등이 있습니다.
디자인 과정을 끝내고 나면 이제 본격적으로 방주를 만들 때가 되었습니다. 현재 시중에는 다양한 금융 상품들이 판매되고 있죠. 당장 국내 주식만 하더라도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있고, 네이버나 카카오처럼 코로나 특수를 누리는 테크 기업이 있고, 코스피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ETF (Exchange Traded Fund) 상품도 있습니다.
ETF 상품이란 일반적으로 특정한 지수를 따라가면서 그 지수에 포함된 주식을 담고 있는 상품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코스피 ETF 같은 경우엔 코스피에 포함된 삼성전자, 현대차, 네이버, 카카오 주식 등을 가지고 있죠. 따라서 이 자체로 ETF는 하나의 분산된 포트폴리오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어떤 상품을 선택해야 할까요? 그리고 그게 자산 배분과 목표한 수익률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 생각하면 할수록 머리가 아픕니다. 이럴 때 전 ETF로 시작을 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 이유는 삼성전자나 네이버 같은 개별 주식은 전문가가 아닌 개인이 쉽게 가치평가를 하고 그에 맞는 투자 전략을 수립하기가 어렵습니다. 그 말은, 지금 이 주식들이 비싸진 않은지, 잠재적 위험 요소는 없는지, 설령 주식을 잘 아는 전문가의 추천으로 샀다고 하더라도 (하지만 사실 전문가라고 해도 잘 맞추진 못하는 거 같습니다) 이걸 언제까지 들고 있어야 할지, 판다면 얼마에 팔아야 할지, 이런 선택을 하기가 쉽지 않죠.
그렇게 되면 시장의 분위기에 따라서 잘못된 판단을 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예를 들어, 신문에서 샀던 주식의 부정적인 뉴스가 계속 뜨고 앞으로 경제가 안 좋을 것 같다 이런 분위기가 형성되면 팔지 말아야 할 때 파는 실수를 하기 쉽죠. 반대로 이 주식이 요즘 정말 잘 나간다더라, 경제가 호황이라고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사지 말아야 할 때 사서 속칭 ‘물리는’ 경우를 경험할 수 있죠. 이럴 땐 돈을 잃는 것도 있지만 이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죠.
마지막으로 방주를 완공한 후 사용을 하다 보면 수리를 해야 하거나, 상황에 따라 디자인을 조금 바꿔야 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 포트폴리오도 시장의 상황과 투자 목표의 변화 등에 따라서 전략을 바꿔야 할 때가 있죠. 이것을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시장을 관찰하고, 시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그리고 자기 생각에는 시장이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 계속 고민해야 합니다.
따라서 처음 자산 배분과 종목 선정을 할 때 다른 사람의 추천을 그대로 받아들여 사용하기보단, 참고만 한 뒤 경제 뉴스를 읽고 공부하면서 시장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도를 높여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 합니다. 또한 금융상품의 가격은 계속 변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원래 설정했던 자산 배분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따라서 자신이 설정한 자산 배분에 다시 맞추기 위해선 주기적으로 오른 것은 팔고, 내려간 것은 사 주는 과정이 필요하죠. 이것을 리벨런싱이라고 부르는데 보통 반년이나 1년에 한번씩 해주면 장기적으로 자신이 설정한 자산 배분을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오른 것은 팔고 떨어진 것은 사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수익률을 관리할수 있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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