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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ey Nov 24. 2024

[북토크] 부의 추월차선

“부자가 되는 지름길은 있다”

‘부의 추월차선’ 앞표지 [사진=알라딘]
“나는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느니 실패를 후회하는 삶을 살겠다”_엠제이 드마코(MJ Demarco), ‘부의 추월차선’ 저자


‘부의 추월차선’, 이 책의 저자는 ‘근면성실’이라는 가치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부(富, Wealth)’는 한 평생 ‘꾸준한 노동’을 통해 축적해야 하고, 이를 위해 현재를 즐기기 보다는 미래에 투자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한다는 미덕에 반발한다.

‘근면성실’과 ‘꾸준한 노동’의 미덕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빠르게 부자가 되는 방법은 없다”라고 말하지만, 저자는 “부자가 되는 길에는 지름길이 있으며 ‘빠르게 부자 되기’는 가능하다”라는 확신을 독자들에게 설파한다.


저자가 주장하는 ‘빠르게 부자 되기’는 ‘추월차선’을 통해 가능하다. 추월차선이란 ‘통제 가능한 무제한적 영향력으로 대표되는 사업 및 라이프스타일 전략’이다. 저자는 추월차선 전략으로 빠르게 돈을 벌고 특별한 라이프스타일을 즐기기 위한 네 가지 요소로 ▲통제 가능한 무제한적 상상력 ▲사업 ▲라이프스타일 ▲빠른 부 형성을 강조한다.


A는 회사를 설립한 지 4년 만에 320만 달러에 팔았다(빠른 부 형성). 돌이켜 보면 쉬운 과정은 아니었다. A는 4년 동안 하루 12시간~16시간씩, 일주일에 6일씩 일했으며 일요일에도 몇 시간씩은 일에 매달렸다. A와 그의 직원들은 멋진 서비스를 만들고 거기에 매달렸다(통제 가능한 무제한적 영향력을 이용한 사업).

녹록치만은 않았다. A는 가진 돈을 탈탈 털어 회사에 투자했다. A는 사업 초창기에는 가족만 제외하고 자신이 즐기던 많은 것들을 잠시 내려놓았다. 그는 평생 직업인으로서 사는 인생 이상의 꿈과 목표에 완전히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라이프스타일).

그 결과 A는 여러 신생 기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제껏 상상해 보지도 못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사업을 시작하기로 결심하지 않았더라면 A의 모습은 어떻게 변했을까?


이는 저자가 ‘전형적인 추월차선 성공 스토리’로 소개하는 일화다. 이 책은 일반적인 사람들이 부를 축적하는 방식 즉, 저축·절약·투자 등을 ‘서행차선’이라 규정하고, 이는 ‘시간에 얽매이는 일들’이기에 부를 얻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친다.

한 가지 흥미로운 시각은 저자가 ‘부’를 정의하는 방식이다. 저자는 ‘부’를 단순히 물질적인 것을 넘어 ‘자유’로 규정한다. 쉽게 말해, 가진 돈이 많다고 해서 부자라 부를 수 없으며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야 진정한 부자라는 것이다. 가진 돈은 많지만 밤낮 일에 매달리며 자신이 가진 돈을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면 그 많은 부가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렇다고 해서, 가진 돈 없이 자유롭기만 한다고 부자가 아니다. 돈이 없으면 생계를 위한 노동에 자유를 빼앗기게 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근면성실’과 ‘꾸준한 노동’을 통해 부를 축적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을 벗어날 것을 강조한다. 그는 “부는 건강과 생기와 에너지, 그리고 머리카락도 조금 더 남아 있는 젊은 시절에 가장 잘 즐길 수 있다”라며, “부는 당신이 한 주에 50시간씩 40년 동안 일하느라 꿈 따위는 이미 산산조각 난 황혼기에 접어들었을 때가 아니라, 인생의 정점에 있을 때 누려야 한다”라고 힘줘 말한다.


◆ 부의 추월차선, “빠르게 부자 되기” vs “쉽게 부자 되기”


‘부의 추월차선’의 초판은 2013년에 발간됐다. 그 당시에는 어땠을지 모르나,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24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겐 ‘생산자가 되어라’, ‘시간으로부터 자유로워져라’는 등의 조언은 새롭게 들리지는 않는다.

하루하루 물을 길어오는 노동보다는 시간을 들여 물이 자동으로 공급되도록 하는 ‘파이프 라인’을 구축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하다. 이 책의 전반적인 메시지는 결국 ‘파이프 라인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부의 추월차선’은 ‘이미 부자가 된 사람들이 부를 유지하는 방식’과 ‘평범한 이들이 부를 얻는 방식’을 구별한다. 이 책은 평범한 사람들이 ‘부자들이 부를 유지하는 방식’을 통해 부를 얻을 수 있다고 착각한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저자는 추월차선의 반대 개념인 ‘서행차선(중산층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복리’는 시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개념이기 때문에 부를 증식하는 방법으로 쓸모가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복리가 목돈에 적용될 경우 강력한 수동적 소득의 수입원이 될 수 있다고도 주장한다.

언뜻 모순처럼 보이는 이러한 분석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서행차선 사람들(중산층)’은 부자가 되기 위해 복리를 활용하려고 하는 반면, ‘추월차선 사람들(부자)’은 소득 창출 및 자산 유동성을 위해 복리를 활용한다는 점이다. 단적으로, 전자는 5달러로 시작하는 반면 후자는 500만 달러로 시작한다.


“부자들은 돈을 벌기 위해 시장을 활용하지 않는다. 대신 사업 자산을 활용하여 기존에 지니고 있던 부를 증대시킨다. 뮤추얼 펀드에 투자해서 수백만 달러를 버는 25세 부자는 현실 속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진짜 백만장자는 펀드를 운영하는 사람 즉, 생산자다.”_‘부의 추월차선’ 189p


그러면서, 저자는 부를 얻는 과정에 있어 ‘빠르게 부자가 되는 방법’을 제안한다. 이 책은 ‘빠르게 부자 되기’와 ‘쉽게 부자 되기’ 역시 구별하면서, 쉽게 부자가 된다는 말은 속임수일 확률이 높으나 빠르게 부자가 되는 길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재차 강조한다.


“추월차선 전략의 리스크는 서행차선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보상은 훨씬 크다. 추월차선은 통제 가능한 무제한적 영향력에 기초를 둔 재정 전략으로, 추월차선의 목적지는 ‘부’다. 추월차선 지도를 따라가면 ‘빠르게 부자 되기’가 가능하다. 하지만 ‘쉽게 부자 되기’와 헷갈려서는 안 된다”_‘부의 추월차선’ 151p


◆ 한국 사회에서 빠르게 부자가 되기 위한 방법은?


그러나, ‘부의 추월차선’에 등장하는 모든 사례는 미국 사회에서 일어난 이야기들이다. 웹사이트를 키운 뒤 이를 기업에 비싼 값에 매각함으로써 목돈을 마련하는 등의 방식들이 한국 사회에 통하지 말라는 법은 없으나, 익숙하지는 않은 부의 축적 방식이다.

우리는 이 책이 제시하는 ‘부를 얻기 위한 틀’에 공감하고 이를 따르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그 ‘내용’은 무엇으로 채울지에 대한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부의 추월차선’에 나오는 모든 방법을 한국 사회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까? 한국에서 부의 추월차선 노선에 탑승함으로써 성공한 사례로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현재 ‘빠르게 부자가 되기 위한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 책이 제시하는 ‘이상’을 한국 사회라는 ‘현실’에 맞춰 적용할 때 비로소 ‘부의 추월차선’은 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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