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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붉은낙타 Apr 09. 2022

사계

- 2022.3.19


 사계



1. 겨울

길을 걸었지

이국의 길

물결,

빗방울,

눈발,

사계의 겨울 악장 사이로

가슴은 뛰고 있었고

눈은 시리고도 뜨겁게 고이고 있었지.

알지 못했던 이국 때문이었는지.

나는 이국과는 너무나 먼데

주거지에 갇힌 행복한 바본데.



2. 봄

누구라도 용서해주고 싶은 계절

바이올린의 계절 소리

살아날테야 살아날테야 살아낼테야 너라면.

반복되는 바이올린 소리에 살아.

따뜻한 봄볕에



3. 여름

카페 플로라인에서 카사노바를 만나자.

잊었던 뜨거운 사랑처럼 여름을 만나자.

변덕스럽고,

무서워,

사랑은,

두려워,

추위가 싫어진 나이에

여름을 기억하기는 어려워,

나의 여름은 언제일까

격정과 열정이 두려움으로 바뀐 지금에서야

다시 격동을 이해해

달리는 심장소리를 쫒아가

이제는 손닿지 못하는 맥박소리에

첼로의 울림은 쓸쓸해.



4. 가을

초록은 푸르름과 노란빛이 만드는 거였어

끝없이 변주하는

섞이는

색과 빛

그래

익는다는건 섞이는거였나.

그래서 나는 어려웠나.

섞이는건 어려워 어려워

익어가는건 어려워

반복되는 색깔과

겹쳐진 빛은 아름답다.

그렇게 익어가는 계절과

공명하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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