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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ny Jooyoung Kim Jul 21. 2019

Innovation: 인프라에서 컬처까지 (1)

아이디어에서부터 없어서는 안 될 기술이 되기까지의 다섯 단계

몇 주전 IBM을 방문해 Watson 담당자와 얘기할 기회가 있었다. 점심을 겸한 간단한 미팅이었는데 innovation에 관한 주제에 대해 꽤 좋은 대화가 이뤄진 거 같아 글로 남겨보려 한다. (사실, 온라인을 다 뒤져도 이 framework에 관한 소개가 없길래 답답한 마음에 나누는 이유도 있다)


대화의 발단은 'IBM에서 생각하는 Innovation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였다. 담당자 친구와 대화를 나누며 간단한 framework를 끄적여 볼 수 있었다:


Infrastructure - Business Model - Experience - Engagement - Culture


아직 미완성인 픽토그램

이렇게만 보면 조금 두루뭉술하니 Andrew Ng 선생님이 좋아하는 전기를 예로 들어서 한 번 파보자.


응(Ng)쌤이다. 2017년도에 MIT행사에서 스태프로 일했을 때 찍은사진인듯. 늘 그렇듯 블루셔츠와 블랙색상 팬츠차림으로 만났다. Google에 Andrew Ng이라 검색해보자.


전기의 역사를 살펴보니 꽤 흥미롭다. 전기가 처음 역사에 기록된 건 2750 BC 이집트 사람들이 나일강에 있는 electric fish (전기 물고기)의 존재를 확인한 데서부터 시작된다. 이후, 인류는 통풍이나 두통에 전기를 사용하지만 17세기 이전까지는 전기는 단순히 지식인들의 호기심 대상에 불과했다.


17세기를 시작으로 전기에 관한 많은 연구들이 진행된다. 필자가 좋아하는 Benjamin Franklin도 전기에 관한 많은 연구를 진행했다 (그 아찔한 kite experiment에 대해 들어봤는가?). 그리고 18세기에 들어서면서 전기는 놀라운 인프라적 발전을 이뤄내고 (볼타 전지와 전동기의 발명이 그 예다) 19세에 드디어 세상에 나오게 된다.


Alexander Bell, Thomas Edison, Nikola Tesla 등 이름만 들어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거장들이 활동했던 19세기는 전기라는 기술의 판도를 바꿨다. 이 거장들은 전기를 지식인들의 장난감에서 근대적 생활의 필수 불가결한 도구로 바꾸었다. 이후, 전기는 제2차 산업혁명의 엔진으로써의 역할을 돈독히 하고 오늘날 우리는 너무 자연스레 전기를 접하고 있다. 주위를 살펴보자. 지금 들고 있는 device, 방을 밝히는 조명,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 이 모든 것이 전기 없이 가능할까?


2년 전, Andrew Ng을 만나 얘기 나눌 기회가 있었다. 이때 AI is the new electricy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는데 이번 IBM Watson 담당자와의 대화를 통해 다시 한번 왜 Andrew가 AI 4대 천왕 중 하나인지 체감했다. 강의 내용이 궁금하면 여기를 참고하길.


강의 내용에서 Andrew가 AI의 application에 대해 나눴다면, 필자는 이 글에서 AI, Blockchain과 같은 기술의 발전 및 혁신을 살펴보는 framework를 소개하고자 한다.


Infrastructure

말 그대로 인프라(혹은 기술)이다. 뭔가 쓸모 있을법한 기술 (혹은 콘셉트)을 발견한 단계이다.


필자가 VC로 활동하다 보면 founder들이 아직 이 단계에 있는 기술들 혹은 사업 아이디어들을 가져와 꽤 당황스러운 경우가 있다 (e.g. 냉장고에 맥주캔을 넣으면 카메라가 어떤 브랜드의 맥주인지 인식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었어! 죽이지? 투자하지 않을래?). 보통 founder가 이렇게 나오면,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next time!을 외치거나 아마 읽씹 할 것이다. (물론 exception도 있다! Founder가 엄청난 track record를 가지고 있거나, 정말 WOW소리가 나오는 기술일 때).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렇게 기술력만 뽐내는 company들은 갖다가 technology push라고 부른다. 고객들이 필요로 하지 않는 예쁜 쓰레기들(=불필요한, 실용적 가치가 없는)은 오늘도 어디선가 만들어지고 있다.


Technology Push의 반대 개념은 Market Pull이다. 시장이, 즉 고객이, 필요로 하는 needs를 파악해 그에 상응하는 solution을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일단, 뭔가 될법하니 만들어놓고 이걸 어디다 쓸까 나중에 고민하자'보다는 '아 지금 이러한 문제점들 및 gap이 있으니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자 '라는 사고가 우리 커뮤니티에 더 필요하다.


다시 전기의 예로 돌아가 보자. 2750 BC 전기 물고기의 발견 그리고 17세기에 이뤄진 많은 연구들이 infrastructure 단계에 속한다. 이 단계에서 멈추면 기술은 그저 흥미로운 장난감에 불구하다. 진정한 innovation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그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Business Model

자본주의 사회에서 누군가가 제품/서비스에 비용을 지불한다는 건 그 제품/서비스의 가치를 인정한다는 것이다. 제품/서비스가 나의 needs를 해결할 때 우리는 지갑을 연다 (e.g. 글 쓰다 보니 졸리다. 커피를 사러 가자!)


어떻게 돈 벌 궁리부터 하라니. 조금은 상스럽다고 (혹은 돈 밝힌다)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돈(더 정확히는 이윤)은 모든 비즈니스에게 꼭 필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물론 Peter Drucker가 말했듯 비즈니스의 목적은 이윤창출이 아니라 고객 창출이다 (즉, 고객의 needs를 해결하는 것이다). 이윤(profit)은 목적을 위한 수단일 뿐.

Trader Joe's를 캘리포니아의 조그만한 체인 grocery store에서 전국구로 성장시킨 Doug Rauch. Doug는 은퇴 후 보스턴에서 사회적 기업을 이끌고있다.

몇 달 전, Trader Joe's의  前회장 Doug Rauch랑 social entrepreneurship (사회적 기업) 및 Trader Joe's 재임 시절 관련 이야기들을 나눌 기회가 있었다. 필자가 많은 사람들이 (특히, nonprofit/ academia/ healthcare 커뮤니티 일원들) 이윤에 관해 안 좋은 시선을 갖고 있더라고 한탄하니, Doug가 적절한 비유를 들려줬다:

Doug: 대니, 사람은 왜 존재하지?

필자: 음...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가 아닐까요?

Doug: 사람의 목적이 뭔데?

필자: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환자들 및 헬스케어 커뮤니티 player들에게 꼭 필요한 제품/서비스를 만드는 게 목표예요!

Doug: 그래. 그 누구도 매일 아침 "오늘도 열심히 공기를 들이마셔야지!"라고 말하지 않지. 하지만, 우리는 살기위해서 공기가 필요해. 이윤은 마치 공기와 같다고 생각해. 이윤은 비즈니스의 목적이 아니야, 하지만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꼭 필요하지.

(참고로, Doug는 Drucker의 학생 중 하나였다. Doug 하고 나눈 대화는 여기에서 더 읽어볼 수 있다)


이윤 얘기가 나왔으니 헬스케어 한탄을 얘기를 해야겠다. 필자는 간혹 해커톤이나 비즈니스 경연대회들에서 mentor혹은 judge로 활동하는데, 얼마 전 헬스케어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한 해커톤에 judge로 갔다가 매우 안타까워하며 돌아왔던 기억이 있다. 참여자들(의료인 및 미래 의료인들)이 너무 좋은 아이디어들을 발표하는데 business model 생각을 안 한다.


'혹시, 이거 가격이 어떻게 되나요? Business Model이 있나요?' 물으면 너무나도 해맑게 '저희는 이 기술/서비스가 꼭 환자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무료로 제공 할 생각입니다!' 대답한다. 물론, 그 마음 이해한다. 그리고, 인간/국민의 기본적인 권리 (basic human rights)로서, 어떠한 것들은 무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고 필자도 생각한다 (e.g. 기본적인 의료, 초등교육 등). 하지만, 이러한 기본적인 권리들도 누군가는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기본적인 의료 및 교육도 정부가 세금을 통해 지불한다).


인도의 Aravind, 미국의 Warby Parker처럼 business model innovation을 통해 이윤을 창출하면서 사회적 가치를 구현하는 회사들이 많다. Cross-subsidization, hybrid 등 새롭고 혁신적인 business model 연구를 통해 좋은 일 하자. 이윤이 안나면 돈이 없으면 사업하기 힘들다. 그게 영리적이던 비영리적이던 힘들다. 돈/이윤 = 나쁜 것이라는 공식은 머릿속에서 지워버리도록 하자.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기술의 인프라 구축 후에는 기술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따라야 한다. 전기의 오늘날 위치는 누군가가 전기의 application들을 고민했던 덕분이라는 걸 상기하자. 전기가 발생할 때 빛이 나네 이거 성냥보다 더 밝은데? 전기에서 나오는 에너지로 뭔가를 할 순 없을까?


To be continued...


작가 소개:

Pharmacy by training. Designer at heart. Investor in action. | Danny Jooyoung Kim은 보스턴에 소재한 Northeastern University에 다니고 있는 약대생입니다. 학교 밖에서는 Contrary Capital의 VC로 대학들에서 탄생한 스타트업들에 투자를 하고있습니다.

kimdan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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