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무너져도 괜찮아.
모순적인 제목과 부제. 지금 내 모습이 딱 그렇다. 바깥에서는 무너지는 마음을 꼭 붙잡고 있으면서, 혼자 남은 방에서는 무너져 엉엉 울고 만다.
어제도 그랬다. 퇴근하자마자 들어선 방에서 엉엉 울다가, 수영가방을 들고 수영장에 가서는 방긋방긋 웃다가, 돌아온 방에서 목놓아 울고 말았지. 이럴 때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엉엉 울고 싶을 때까지 울어내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방긋방긋 웃는 것. 재작년 여름만 하더라도 방긋방긋 웃을 겨를이 없었는데, 그새 좀 자랐나 봐.
무너지는 마음에는 무너져내리는 힘이 있어서, 가속을 붙여가며 와르르 무너지는데, 방긋방긋 웃어내는 힘은 영 가속이 붙지 않아서, 어설프게 웃어 보일 때가 더 많다.
그나마 다행인 건, 아주 작은 힘이라도 웃는 힘이 생겼다는 거.
밖에서는 마음을 붙들고, 웃는 힘을 쥐어짜고. 안에서는 이렇게 무너져도 괜찮다고 나를 달래면서 와르르 무너져버리는 거.
꽤 괜찮고 꽤 어른 같고 꽤… 글쎄. 사실은, 아무것도 무너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붙잡는 것도 힘들고, 무너져도 된다고 다독이는 것도 힘드니까. 더 이상 엉엉 울고 싶지도 않고, 곁에서 방긋방긋 웃고 싶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