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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잇독 Oct 29. 2020

# 평창 반려동물 테마파크 들어보셨나요?

평창 반려동물 관광테마파크 9월 착공…300억 들여 2024년 준공

 

https://www.yna.co.kr/view/AKR20200831040000062?input=1195m

 

삼양꼼빠농이란 회사에서 투자를 하여 평창군 평창읍에 반려동물 테마파크를 만든다고 합니다.

 

기사에 따르면, "20만㎡ 규모로 조성될 '반려동물 관광테마파크'는 반려동물 생애 전반의 맞춤형 복지 케어를 목표로 관광인프라 확충은 물론 의료, 복지, 사료, 펫(Pet) 용품 등 반려산업 육성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평창군과 동물복지 전문기업인 삼양꼼빠농은 최근 입찰을 통해 8만 7천㎡ 규모 군유지 매입 및 1단계 개발 사업에 필요한 인허가를 완료하고, 반려동물 사육과 연구를 위한 브리딩 센터를 9월 내 우선 착공한다고 밝혔다. 

이어 2단계 사업인 애견호텔과 바이오센터, 메디컬센터, 복지케어센터 등의 건립을 위한 지구단위 계획 구역 지정 등 관련 용역도 진행하고 있다"

 

동물 보호단체에서는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002715&ref=A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9572848&memberNo=38419283&vType=VERTICAL

 

이유는 이 사업의 핵심인 브리딩 센터인데요. 

속된 말로 대규모로 강아지 번식 공장을 만들면 동물복지에 더 문제가 생긴다는 게 반대 이유입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동물복지를 위하는 사업이라 하고요. 

관심 없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환경 및 동물보호단체들은 뭐 만날 무조건 반대만 하는 게 일이지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저는 동물복지의 측면을 포함해서 사업적 측면에서도 과연 적합한가,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사업인가 대한 의구심이 듭니다.

 

우선 위치에 대해 말해보겠습니다. 

저 사업장이 들어설 위치는 평창군 평창읍 종부리라는 동네인데, 이 글을 보는 사람들 중 이 곳을 가본 사람은 극히 소수이거나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 곳은 평창군청이 있는 군청 소재지이지만, 나름 유명한 리조트인 평창 휘닉스 파크까지 차로 40분, 영동고속도로까지 진입하는데 약 30분 정도 걸리는 곳입니다. 교통의 입지가 좋지 않은 곳입니다. 이 곳 평창 시외버스터미널은 대한민국의 2020년이라고 믿기지 않는, 8-90년대의 향수를 회상케 하는 곳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2018 평창올림픽 때문에 평창을 많이 알겠지만, 이 평창읍은 교통이 안 좋고 산속으로 깊숙이 들어온 곳이라 평창올림픽 때의 인프라 구축과 전혀 상관없는 곳입니다. 물론 경치는 참 좋은 곳입니다. 평창강이 흐르고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조용하고, 복잡한 도시의 스트레스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것이죠. 

 

이 곳에 테마파크가 들어온다는 것은, 평창군 입장에선 아주 좋은 일입니다. 인구가 적고 교통이 좋지 않아 발전이 어려운 동네에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게 되면 지역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평창군 입장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부분일 테고요. 테마파크가 계획대로 성공한다는 가정하에요

 

그런데 사업 계획과 내용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선뜻 이해가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1. 사업의 주체

 

우선 (주)삼양꼼빠농이라는 회사가 반려동물 전문 기업이라며 홍보를 하고 있는데, 작년 2019년 이 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삼양건설산업의 자회사입니다. 

http://sycpn.co.kr/

 

삼양건설을 검색해 보니 작년 말 '하도급 불공정’에 대한 제재를 받았다는 기사가 쉽게 발견됩니다.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6902710&memberNo=36645352&vType=VERTICAL

https://cnbc.sbs.co.kr/article/10000962548?division=NAVER

 

이 회사는 반려동물에 대한 아무런 전문성이 없고 관련 사업을 한 흔적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추측컨대, 요즘 한국이 반려동물 산업이 주목받는다고 하니, 철저한 연구와 조사 없이 뛰어들어 사업을 추진했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많은 사람들의 착각 중에 하나가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문화가 선진적이며, 반려동물 사업이 큰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유망한 분야라는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동물을 키우는 사람,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 반려동물 문화 및 수의학 인프라, 전문 인력 등을 고려할 때 반려동물 사업은 아직 빛 좋은 개살구입니다. 8-90년대에 비해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서 체감상 너무 좋아 보일 뿐입니다. 

 

이 사업에서 계획하는 것이,

 

"반려동물 사육과 연구를 위한 브리딩 센터 및 애견호텔과 바이오센터, 메디컬센터, 복지케어센터"라고 합니다. 

 

저는 우리나라에 정말 이런 훌륭한 센터와 기관들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진심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현실에서 300억의 예산으로 운영할 수 있는 수준의 기관들이 아닙니다. 경제적 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업에 동물이 사용되는데 제대로 유지되기가 어렵습니다. 

 

2. 전문 인력의 수급 문제

 

우선 반려견 번식센터라는 것을 세우려면 누가 있어야 될까요. 브리딩 사육 전문가와 수의사가 있어야 합니다. 과거의 한국에서 사육되던 ‘개농장’ 방식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이 번식 센터에서 뛰어난 전문인력에게 충분한 대우를 해 주면서 센터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그것도 서울에서 차로 꼬박 2-3시간 걸리는 평창군에서 말입니다. 우리나라는 인구의 50% 이상이 서울, 경기에 거주하고 수도권 심화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수도권을 선호하는 전문인력을 강원도 평창 브리딩 센터로 유치할 수 있을까요. 

 

시설을 봅시다. 애견호텔은 그렇다 치고, 바이오센터, 메디컬 센터 (다른 기사를 보니 수의학 연구 센터)는 기초과학과 사람 의학 분야에서도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어가고, 이익 취득을 위해 유지할 수 없는 기관입니다. 반려동물 전문 수의학 연구 센터는 전무한 실정입니다

우리나라는 동물복지에 대한 요구는 높지만, 현재 수의학과에서는 실습을 위한 예산과 여건도 너무나 열악한 실정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지역거점 국립대에서 운영하는 수의과대학도 말입니다.  

 

http://www.hani.co.kr/arti/animalpeople/companion_animal/838646.html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9755080&memberNo=11479172

 

전주기전대학이라는 전문대학과 업무협약을 맺었다기에 대학 홈페이지에서 확인을 해 보았습니다. 애완동물 관리과와 동물보건과가 있네요. 전문인력을 수급하기엔 많은 투자와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http://www.nb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08820

 

 

3. 반려인들의 기대 충족

 

만약 저런 대규모 테마파크가 생기면 궁금해서 한 번씩은 가보는 사람이 있을 겁니다. 주말에 딱히 갈 데도 없고, 새로운 곳은 매력적이니까요. 반려인 분들은 반려동물 데리고 여행 가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 곳이 반려동물을 데리고 여행을 가기 좋은 곳이라면 인기를 얻을 수도 있겠죠. 근데 벌써부터 동물복지에 관심 많은 반려인들로부터 반대를 받는데 과연 이들의 동물복지와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에 대한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을까요. 이 회사는 동물 복지에 대한 이력도 없고 전문 기업도 아니며 학문적, 문화적 토대도 없습니다. 

 

4. 우량견 사업?


이 회사가 얼마나 동물복지와 반려동물 문화에 대해 무지한지를 아주 단적으로 보여주는 내용은 특히 아래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에 보면 "프리미엄 우량견 등록, 보급" "Bio 연구소 운영 (우량견 보존, 연구)"을 한다고 합니다. 

 

우선 ‘프리미엄 우량견’이란 무엇일까요? 저는 생전 처음 들어보는 단어이지만, 어떤 의미인지 쉽게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비싼 가격에 팔릴 수 있는 "순종 혈통의 품종"이라고 어렵지 않게 번역할 수 있습니다. 우량견 보존 및 연구를 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반려견으로 개량된 순종 품종 혈통을 번식하고 개량하는 과학적 기술이 없습니다. 우리가 키우는 대부분의 반려견은 주로 유럽과 미국의 서구 사회에서 들여온 것이고, 역사적으로 400여 년간 다양한 국가에서 다양한 목적으로 만들어지고 길들여진 품종들입니다. 학문적으로도 개의 유전학 및 품종 관련 유전적 질병에 대한 과학적 연구는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동물 복지 차원에서 순혈 품종을 선호하는 것은 동물 복지를 고려하는 입장에선 매우 지양되는 행위입니다. 과거 한국 사회에 부유층을 중심으로 사치품처럼 들여왔던 ‘애완견’ 및 “순종 선호” 문화를 선진 동물 복지를 추구하는 2020년 한국 사회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동물복지에 대해 기본적 개념이 없고 학문적인 바탕도 없는 회사에서 동물 복지를 운운하며, 번식센터를 가장 먼저 건립하겠다는 것은, 강아지를 대량으로 키워 판매하여 이익을 취하는 것이 사업의 1차적 목표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9650513&memberNo=38419283

 

저는 위에 열거된 훌륭한 연구 센터와 기관들이 생겨나길 바랍니다. 한국에도 전문적인 반려 동물 관련 연구 기관들이 설립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더 나은 반려동물 문화의 정착과 수의학적 연구와 교육이 가능하도록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는 기대보다는 우려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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