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잠영를 하는 중이야.
끝이 보이지 않는 수영장 레인에 던져지고 수면 아래에서 다른 레인의 선수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모르는채
눈앞에 펼쳐진 깊고 먼 물 속에서 숨을 참고 발의 움직임만으로 나아가는 중이야.
이 잠영끝에서 수면 밖으로 나왔을 때, 이렇게 오래 숨을 참고 견뎌온 내가 온 거리가 마음에 안들수도 있어.
이미 다른 레인 선수들은 턴을 돌고 돌아오는 길에 나를 마주할수도 있지. 물살을 가르고 숨을 허덕이며 팔다리를 휘저어 나아가지 않았다고 해서 덜 열심히 한 것은 아니야.
나는 내가 물 밖에 나갈 알맞은 순간을 물 밑에서 찾고 있었던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