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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룽지조아 Apr 30. 2024

5. 학교와 학원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학교 다니기 싫다는 학생들이 있다. 학교 가봐야 배우는 것이 별로 없고, 수능 시험을 보는데 도움이 안 된다. 중간고사를 망쳐 학생부 교과 전형,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대학교에 들어갈 수 없으므로 학교를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보겠다. 이런저런 수행 평가, 수능시험을 안 보는 과목 등으로 학교 생활이 바빠 공부를 집중할 수 없다. 친구들이 많아 놀다 보면 시간을 낭비한다.


학교에 대해 잘못 알고 있다. 학교는 수능 대비를 위해 지식만을 배우는 곳이 아니다. 배울 게 별로 없어 학교에 다니기 싫다는 말은 건방지기 짝이 없고, 점수만 높으면 된다는 능력주의에 빠져 있는 발상이다. 학교를 지식만 전달하는 곳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다. 학교의 지식 전달 기능은 과거보다 축소되었고 학원이 그 역할의 일부를 대신하고 있다. 학교에 선생님, 친구와 선후배가 있으며, 지각이나 결석하지 않고 성실히 다녀야 한다. 학교에서 시간 약속 준수와 성실성을 배운다. 수능 시험에 나오지 않더라도 예술, 체육, 도덕 등 다양한 분야를 체험할 수 있다.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소통하고 포용과 협업을 연습을 하며 시험을 보는 장소다.


요즘은 한 반에 1명 이상 자퇴생이 있어 자퇴가 흔해졌으나 개인적으로는 자퇴에 찬성할 수 없다. 성적 때문에 마음과 몸을 닦고 시간 약속 준수, 성실성, 관계를 배울 수 있는 고등학교 다니는 것을 포기하는 것이 안타깝다. 또한 채용 담당자 입장에서도 같은 성적이라면 생활기록부에 성실히 학교에 다니고 학교의 구성원들과 인간관계가 원만한 사람을 뽑을 것 같다.


'학교에서 선생님, 친구, 선후배와 잘 지낸다.'

선생님은 어떤 학생을 좋아할까? 일반적으로 선생님은 국가에서 정한 교과과정을 정한 시간 내에 가르치고 테스트를 한다. 고등학교는 좋은 대학교에 입학 학생수, 대학교는 취업률 등에 의해 평가받는다. 따라서 선생님은 자기가 가르치는 교과과정을 충실히 잘 따라오는 학생을 좋아한다. 물론 큰 문제를 발생시키지 고 학교 생활 잘하는 친구도 좋아한다. 현재 한국 교육시스템에서 선생님이 애들 인성이나 마음공부까지 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이상적인 기대를 내려놓는다. 사람다운 사람을 양성하는 교육은 각자 가정교육으로 대체한다.


가정교육을 할 때 한국 교육이 비교 경쟁하고 서열화로 애들에게 근심과 고통을 준다는 사실을 인식한다. 이기기 위해 몇 시간을 공부하는지 모르겠다. 고통이 커 우울증 등으로 정신병원에 가거나 자살하는 학생도 많다. 압박이 크고 경쟁으로 발전한다는 신념을 가진 병든 교육이다. 성적이 좋은 자가 능력이 있는 자이며, 능력자가 능력이 없는 자를 지배하는 게 당연하다는 능력주의 논리가 숨어 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평가하기 편한 획일화된 잣대로 평가한다. 협업보다 경쟁, 다름보다 서열에 무게를 둔다. 이런 공부를 많이 해 똑똑할수록 자기 이익에 민감하다. 떼를 쓰고 법규를 넘어서며 남을 꺾는데 익숙해져 있다. 전교 석차  수위권을 차지한 사람들이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 교육계, 경제계, 법조계, 언론계, 사학계, 전문직 등을 지배하고 있다. 법망을 요리조리 피해 가고 서로 봐주며 사악한 범죄를 저지른다.


어쩔 수 없어 비교 경쟁 교육을 따르지만 이 점을 고려하여 경쟁과 서열을 넘어서고 극복하게 마음을 잘 보살핀다. 병든 교육을 마음공부 없이 그대로 따라가면 우열주의에 찌든 인간 괴물이 태어난다. 사실 사회에서 한 조직을 잘 이끌어 가기 위해 협업이나 봉사, 지식보다 진심이 더 중요하다. 능력과 성적은 별 관계가 없고, 성적과 관계없이 인간소중하다. 공부 못 해도, 대학 안 좋아도, 직업이 안 좋아도, 연봉이 낮아도 열등한 존재가 아니다. 어쩌면 그런 사람의 바탕 위해 자신이 서 있으므로 감사해야 할 사람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또한 비교 경쟁하는 시험공부를 과하게 하고 있으므로 되도록 효율적으로 공부하고 빨리 끝낼 수 있게 공부 요령을 알려주고 여유시간에 마음공부도 같이 하게 한다.


친구들이나 선후배는 어떤 학생을 좋아할까? 공부를 잘한다고 자만하거나 우쭐대지 않는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공부를 잘하는 것은 문제를 맞히는 능력이 뛰어남을 뜻하고 우월한 인간을 의미하지 않는다. 따라서 공부를 못 하는 학생이 능력이 모자라거나 문제 만드는 능력까지도 부족하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자기와 동등하게 친구를 대한다. 친구를 불평등하게 대하는 사람은 더 이상 친구가 아니다. 주인 행세하려는 사람이다. 자기를 존중하고 남을 존중한다. 남의 말을 잘 듣고 이해하며, 말하고 싶을 때 부드럽고 약하며 따뜻하게 말한다.


'학원, 인터넷 강의 등을 잘 이용한다.'

학원을 다니고 인터넷 강의를 듣는 이유는 점수를 올리기 위해서다. 학원은 기본개념, 문제의 유형과 문제를 푸는 요령을 가르치는 곳이다. 성적 대결을 공고히 하는 힘센 사교육의 마당이기도 하다.


학원을 꼭 다녀야 하나? 점수 향상을 위해 다니므로 점수가 올라가지 않으면 학원을 꼭 다녀야 할 이유는 없다. 학생 성향에 따라 학원, 인터넷 강의, 자습을 선택한다.


학원에 다니는 것은 장점이 있다. 혼자 예습하기 엄청 힘들다. 시간이 많이 들고 모르는 것을 끝까지 혼자 하기 어렵다. 훌륭한 학원 선생님에게 빠른 시간 내 품질이 높은 학습 교재로 끝까지 배울 수 있다. 다른 장점도 있다. 엄마의 불안을 줄일 수 있다. 엄마는 애들이 학원에 가기만 해도 안심한다. 딴짓하고 실력이 늘지 않더라도 노는 꼴을 못 본다. 애들이 학원 다니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다만 학원을 다닐 때 다음사항에 유념한다. 같은 과정을 여러 번 다니지 않는다. 시간과 돈 낭비다. 한 번 배울 때 집중한다. 학원을 너무 많이 다녀 복습할 시간이나 숙제를 할 시간이 없으면 학원을 줄인다. 스스로 안 풀어 보면 실력은 늘지 않는다. 학원 선생님 말씀에 집중이 잘 안 되어 멍하거나 다른 과목을 공부할 시간이 부족한 경우 인터넷 강의로 대체할지 고민한다. 자기 실력 향상을 위해 학원에 다니는지 애들이 다 다니고 부모님이 좋아해서 학원을 다니는지 냉철히 판단한다. 억지로 다니면 시간과 마음을 버리고 돈 버린다.


자기 주도 학습으로도 충분히 점수를 올릴 수 있다. 학원 다니든 그렇지 않든 문제를 잘 풀면 점수가 올라간다. 공부할 마음이 있고 일정한 시간에 책상에 앉을 수 있으끈질긴 학생에게 맞는 공부법이다. 혼자 공부하다가 최악으로 흘러가는 경우도 있다. 목표나 기대는 큰데 학원을 다니지 않고 혼자 공부를 하려다 헤매며 시간을 다 허비하는 경우다. 습은 공부하면서 궁금한 것이 생기면 스스로 답을 찾는 방법이다. 남들이 많이 보는 교재를 선택하고 끝까지 본다. 모르는 부분은 넘어가거나 체크하고 선생님께 질문한다. 현실적으로는 혼자 공부하기 어려운 부분은 인터넷 강의로 보충하는 게 효율적일 수 있다. 느리게 진도가 나가더라도 불안해하지 않는다. 끈질기게 여러 번 보고 정리하며 외운다. 제대로 알고 있는지 문제집을 풀어 스스로 체크하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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