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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두의 무한책임 Apr 15. 2022

[한줄책방] 4월 찬바람을 기억하는 일

416 세월호 참사 작가 기록단 <다시 봄이 올 거예요>


꽃들이 이쁘다고 너무 호들갑스러워하지 말길     


1. 기억


이것이 얼마나 어렵고 지난한 일인지 그동안 잘 몰랐다. 기억은 아픔과 상처를 대면해야 하는 모진 일이다. 잊지 않고 떠올려주는 것만으로도 때로는 기억하는 일이 되건만, 일상에 파묻혀 기억은 빛을 잃기도 한다. 

     

요 며칠간은 날씨가 무척 더웠다. 이상한 기분으로 반팔을 입었다. 이상기후였다. 4월은 아직 그렇게 따뜻하고 안온해서는 안되는데... 8년 전, 팽목항에서 담요를 뒤집어쓰고 울부짖던 사람들의 파란 입술과 바람에 나부끼던 머리칼을 떠올려보라. 어찌 4월이 따뜻하다고 할 수 있을까.  

    

기억은 그 스산한 마음을 떠올리는 일이다. 함께 우는 일이다. 추위가 아닌, 참척의 고통으로 오들오들 떨던 그들을 다시 새기는 것이다. 4월에 이상고온이 와도 너무 따뜻해하지 말자. 벚꽃이 너무 예쁘다고 너무 호들갑스러워말자. 그보다 더 꽃같이 어여쁜 사람을 바다에 묻은 사람들도 있다. 4월 찬바람을 기억하는 일. 봄은 아직 멀었다.      


2. 살아남은 사람들의 미안함과 무력함      


세월호 생존 학생들과 그들의 형제자매 이야기를 묶은 책이다. 살아남은 사람들의 마음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참담할지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세월호 사건을 정면으로 마주했을 때와는 또 다른 먹먹함과 고통, 슬픔이 이 책에는 있다. 슬프다고, 아프다고 제대로 이야기조차 할 수 없는 아이들의 쓸쓸함과 외로움. 미안함.      


이 책은 세월호 사건이 발생하고 2년 후에 세상에 나온 책이다. 올해는 8년째다. 세월호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올해 사회초년생이 됐을지도 모르는 아이들. 남학생이라면 군 제대하고도 남을 시간이다. 고등학생에서 사회초년생이 될 정도의 시간이 흘렀는데, 남은 사람들의 마음은 얼마나 좀 더 아물었을까? 그 황폐했던 마음에 조금이나마 따뜻한 바람이 불고 새싹이 움텄을런지. 


조심스레 안부를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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