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지쳐서 쓰는 글
스마트폰을 너무 오래 본 날
읽는 것과 보는 것에 토가 나올 정도로 지칠 때,
머리 속에 생각이 너무 많은데 정답은 쉽게 떠오르지 않을 때,
글을 쓰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집 없는 사람처럼 마땅히 쓸 곳이 없네요.
이 곳은, 저에게 힘들었던 기억들이 남아있지만 많은 분들의 공감과 응원도 있는 곳이라 무언가를 보태기가 조심스럽네요.
그렇지만 가장 따뜻한 곳이기도 해서 오랜만에 글을 남겨 봅니다.
회사는 쉬고 있지만 일은 쉬고 있지 않고 바쁘게 지내요. 머리는 붕 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사회에 내 가치를 더 입증해야 할 것 같고 더 많은 돈이 필요합니다. 뭘 해서라도 살긴 살겠지만 여생이 왠지 짧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에요. 일정기간의 흔들림과 게으름 때문에 오랜시간 고생하는 게 무섭습니다. 자립하지 못해 타인에게 기대며 불확실한 보상을 바라는 것은 더 무섭고요. 제가 능력을 키워서 누군가에게 나눠줄 수 있다면 좀 부담스러워도 마음이 푸근할 텐데요.
사실 돈이 전부는 아닌 것 같은데, 사회의 수많은 컨텐츠와 사람들의 말은 '결국은 돈'이라고 끊임없이 외치는 것 같아요. 그 웽알거림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그런 컨텐츠를 멀리하고 그런 사람들을 멀리하는 거죠. 그리고 알뜰하게 내실있게 지내다보면 중심을 잡게 되더라고요.
그러려면 단단한 사람들이 주변에 필요해요. 수많은 절제를 하기 위해서는 마음이 그만큼 풍요로워야 하거든요. 스쿠루지처럼 혼자서는 롱런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함께 사는 건강한 가족, 끈끈한 연인, 솔직한 친구 등이 필요해요.
저는 마음을 쉽게 열지 못하는 편이에요. 멋있게 찌질해지는 법도 모르고, 사람을 잡을 줄도 모릅니다. 솔직하게 내 진심을 표현하는 것도 못해요. 그래서 가끔은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내가 아쉽고 간절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립고, 그들에게 미안합니다.
싫으면 싫어서, 좋으면 좋은만큼 서운해서, 제대로 말도 못하고 사람들을 보내버리다 보면 어느새 혼자일 때도 많아요. 물론 저에게 멋진 면도 있고 시원시원한 면도 있어요. 앞으로는 그런 방향으로 살려고요. 지금까지처럼, 부러지더라도 다시 붙이면 되니까. 휘지 않고.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최선을 다해 진심으로요.
어떤 모습이든지 이런 절 안아주는 가족이 있음에 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