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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나 Sep 07. 2023

빵기는 날 어떻게 생각할까?

내 빵쟁이, 내 예빵이, 내 콤콤이 빵기

빵기랑 같이 자면 아무래도 불편한 점들이 있어서 난 한두 시간 정도 달래다가 침실문을 닫고 빵기를 내보낸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물을 마시려고 잠깐 나가보면

아쉬워서인지 빵기는 또 작은 소리로 야옹 거리며 문 앞에서 서성거리고 있다.


"빵기야, 내일 아침에 보자~ 코코 예쁘게 자고 언니가 아침에 또 사랑해줄게 잘자. 우리 빵기"

소파 위, 빵기가 좋아하는 자리에 빵기를 올려다 놓고 조심스레 다시 방 문을 닫는다.


아침이 되면 출근 준비를 끝내고, 중문을 닫고, 또 현관문을 닫고 내가 나가면 빵기는 10분은 넘게 "야옹~ 야옹~" 작은 소리를 내며 현관을 바라보고 운다.


'나의 외로움을 빵기에게 옮겨준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면 마음이 너무 짠하다.

가난뱅이지만 그래도 혼자 있을 빵기를 위해 고양이 장난감을 주문한다.


나는 빵기에게 조근조근 말은 쉬지 않고 붙이고 말장난은 많이 친다.

그치만 장난감으로 같이 사냥놀이를 하거나 공 굴리기를 하기엔 역부족이고 집에만 오면 시체모드다.


거실 바닥이나 침대에 대자로 뻗어있으면 빵기녀석이 쇄골 위로 올라와 꾹꾹이를 하며 내 목을 혀로 날름날름 핥다가 잠이 소록소록 든다.


빵기야, 내가 엄마 같니?

쪼르르 가는 곳마다 따라다녀도, 우리 빵기가 목이 메게 야옹거려도 발걸음을 돌리지 않는 야속한 엄마구나.

태어난지 4개월도 안된 보송보송한 어린 빵기에게 너무 가혹한 상황이다.

올망졸망 금방이라도 눈물이 똑 떨어질 것 같은 순수한 눈망울을 가진 빵기에게 너무 큰 시련일 수도 있다.

빵기는 누가봐도 언니바라기.


빵기야, 그래도 내일, 금요일만 지나면 주말이야. 우리 함께 오래 같이 있을 수 있어.

다행히 언니는 집순이잖아.

그리고 이번달 말부터 다음달 초까지는 연휴라서 아주 오래 우리가 함께 같이 있을 수 있단다.

이걸 너한테 미리 알려줄 수 있으면 좋을텐데!

아니다, 모르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 알면 기다리느라 우리 빵기 목이 길어질 수도 있어.

언니가 명절이라 지방에 가긴 해야하지만 널 혼자 두진 않을거야.


내 빵기야. 사랑스런 빵순이.

빵기야, 언니도 빵기바라기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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