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빌런일까 내가 빌런일까
올해 9월 말, 내 밑에 대리급 후배가 들어왔다.
32살에 여자이고, 작은 신문사와 스타트업에서 쌓은 경력이 4년이 조금 넘어서 나이에 비해서는 경력이 짧았다.
근데 이 후배가 들어온 이후로 엄청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회식 자리에서는 술에 취해서 임원과 팀장님 앞에서 갑자기 이유도 없이 나를 공격하는 실수를 하기도 해서 오늘 면담을 하기로 했다.
직접적으로 내가 불편했던 부분들에 대해서 다 얘기해보려고 한다.
핵심은 일을 더럽게 못하는데 태도가 최악이다...
1. 업무지시나 교육을 할 때 내 말을 끊고 본인 질문을 더 많이 하거나 핑계를 많이 대는 것
2. 기회비용에 대한 개념이 없어서 업무를 다 끝내놓지 않고도 업무시간을 허투루 쓰는 것
3. 외부 미팅 시에 업무와 관련 없는 이야기를 하는 것
4. 겸손하지 않고 잘난체하고 주변에서 들은 틀린 내용을 맞다고 끝까지 우기는 것
(말 끝마다 이건 이렇게 하는게 찐이에요~ 원래 이거 이런 거예요~ 하는 거부감 드는 말투)
5. 업무 프로세스상 틀린 것을 지적해주면 기분 나빠하고 그전에 틀린 내용이 있는지 찾아내서 지적하는 것
6. 생각해보거나 스스로 찾아보지도 않고 질문하는 것(1개 알려주면 질문을 과장이 아니라 10개 넘게 함)
기본적인 상식이 너무 없는데 개념도 네이버에 찾아보질 않고 일일이 물어봄
CEO 외부행사용 꽃다발 준비할 때 여러군데 가서 견적 알아보라고 했더니 교회 행사 때 꽃 많이 사봤다고 듣지도 않고 잘난 척...
7. 역할을 지시하거나 제안하면 단칼에 거절하고 본인이 할 업무를 본인이 정하는 것
어떤 업무를 제안하면 대답을 이런식으로 한다. "아니요, 전 앞으로 3개월 간 문서쓰는 일에만 집중하려고요."
8. 타직무 교육, 본업무, 전사적 업무에 대해서 우선순위를 모르는 것
본 업무는 안해도 타 직무 교육은 꼭 가야한다는 태도...
9. 본인이 더 시끄럽고 얘기 안들으면서 섣부르게 선배 태도 지적하는 것
교육하려고 하는데 "선배님, 근데 목소리 너무 크신 거 같아요", "선배님, 상무님 말씀하시잖아요."
10. 정색 잘하고, 자리에서 한숨 쉬거나 짜증 자주 냄
11. 실수한 거 지적하면 대답 안함
12. 업무방식 알려줘도 흘려듣고 아예 반영 안함
13. 업무양이 너무 적은데 그것마저도 안 끝내놓고 칼퇴는 해야하는 태도
14. 술 마시고 술 주정...
나한테 사과를 하던데 기운이 너무 없고 오래 스트레스 받았더니
무슨 말을 어떻게 자세하게 할 힘도 없다.
그냥 안보고 싶은데 팀장이 본인이 팀원 관리를 해야할 부분을 나한테 직접 다 얘기하라고 함...
업무는 본인이 직접 지시하고 우쭈쭈 해주고 뭔 실수를 하든 잘했다 잘했다 해놓고
실수 커버는 정작 내가 하고 있는데
나보고 왜 얘랑 관계를 회복해 보라고 하는지 깝깝하다.
그럼 본인이 하는 팀원 관리는 뭔지?
자기 업무도 못하는 애를 온라인으로도 들을 수 있는 다른 직무 교육 받고 오라고 지시하는 팀장이 이해가 안감...
적당히 있다가 다른 팀 공고 나면 이동하고 싶다.
모든 의욕을 상실한 상태..
이렇게 일도 못하면서 개념없는 애는 첨 본다...
지금까지 회사생활하면서 후배랑 트러블 생긴 적 없었는데
지가 오히려 "전 지금까지 맞선임이랑 항상 잘 지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문제라는 거?ㅋㅋㅋ 적반하장인 텐션에 어이가 없었다..
후배 수두룩하게 봤지만 알바도 얘 같은 애는 없었는데..
위아래로 치이니 돈 벌기 힘들다..
마음을 비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