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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toyourverse Apr 03. 2019

<바이스> 미국 부통령이 세계를 바꿀 수 있을까

브런치 무비 패스 시사회 (3/27)


미국 부통령이 세계를 바꿀 수 있을까? 답은 '그렇다'이다.  <바이스>는 딕 체니(크리스찬 베일)라는 미국 정치인에 대한 전기 영화이다. 배경 설명만 놓고 보면 딱딱할 것 같지만 무척 재밌다. IMDB에서도 이 영화를 전기, 드라마, 코미디로 분류하고 있다. 다만 영화가 사실에 기반하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딕 체니의 권력욕으로부터 파생된 일련의 사건이 너무 참혹하다. <바이스>에는 'Vice President'와 'Vice'의 두 가지 중의적 의미를 담은 것 같다. 아담 맥케이 감독은 다큐멘터리/르포르타주로 다뤄야 할 것 같은 무거운 주제를 상업영화로 훌륭하게 각색해냈다. 



<빅 쇼트>와 같이 <바이스>도 실화를 기반으로 한 사회 고발 영화이다.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조지 W. 부시 정권(샘 록웰)이 세계정세에 미친 영향력을 고려하면, 이는 미국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그렇기에 미국 내에, 혹은 지구 반대편에 있는 미국 정치, 경제에 생소한 관객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연출했다. <빅 쇼트>에서 보여줬던 감각적인 편집, 시퀀스 사이에 나오는 방백은 여전하다. 마치 <데드풀>처럼 관객과 직접 소통하는 인물이 나온다. 이런 소격 효과 연출은 연극과 코미디 쇼에서 자주 접할 수 있다. 아담 맥케이가 SNL 작가 출신인 것과 무관하지 않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로써는 과감한 연출이다. 자칫하면 관객의 몰입을 깨거나 각본의 빈 곳을 메우려는 시도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담 맥케이는 개의치 않는 것 같다. 아담 맥케이는 영화적 기법을 화려하게 늘어놓아 자랑하지도 않고, 숨겨진 은유를 놓고 관객과 술래잡기를 하지 않는다.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연출한다. 심지어 극을 위해 각색한 부분이 있으면 지나치지 않고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음을 콕 집어 언급한다. 아담 맥케이의 목표는 영화의 메시지를 되도록 많은 사람에게 잘 이해시키는 데에 있는 것 같다. 크리스찬 베일, 에이미 아담스, 스티브 카렐, 샘 록웰 등 많은 배우의 명연기가 이를 뒷받침한다. 



영화의 완성도에 비해서 미국 내 평점이 낮은 편이다. 이는 <바이스>의 정치적인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 관객의 부정 평가 같다. 여러 시상식에서도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후보에 올리긴 했으나 수상에는 미치지 못했다. 아담 맥케이는 그마저도 충분히 예측했다는 듯이 재치 있는 쿠키 영상까지 준비했다.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 더 이상 안 좋은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아담 맥케이의 영화는 앞으로도 계속 보고 싶다. 아담 맥케이와 마블의 케빈 파이기가 '실버 서퍼' 영화 제작을 위한 논의를 했다고 한다.  <바이스>의 한 장면에 갤럭투스라는 캐릭터가 카메오로 등장하기도 한다. 어쩌면 머지않아 아담 맥케이가 연출한 마블 영화를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4.11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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