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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toyourverse Apr 09. 2019

<나의 작은 시인에게> 지미는 충분히 아름답다

브런치 무비 패스 시사회 4/3

<나의 작은 시인에게>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나의 작은 시인에게>는 2014년에 만들어진 나다브 라피드 감독의 <시인 요아브>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두 작품 다 원제는 <Kindergarten Teacher>이다. 영화는 언뜻 보기에 선생님과 아이의 우정, 참된 스승에 대한 이야기일 것 같다. 적어도 뒤에 영화가 크게 변주하기 전까지는 그렇다.

리사(매기 질렌할)는 유치원에서 경험이 풍부한 교사지만, 평생교육원의 시 수업에서는 가르침을 받는 학생이다. 리사의 가족은 리사의 예술적 욕망, 지적 호기심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런 리사 앞에, 지미(파커 세박)가 나타난다. 리사는 지미의 문학적 재능을 발견한 후부터 일상이 변화가 생긴다. 


지미의 문학적인 재능은 정말 범상치 않다. 어린아이가 사랑에 대한 시는 그럴 수 있다 쳐도. 자연, 외로움, 위로, 죽음, 종교적인 내용은 도저히 다섯 살의 표현력으로 보이지 않는다. 지미는 펜을 들고 시를 쓰는 것이 아니라, 말로 전한다. 리사는 자신의 시상과 지미의 시를 펜으로 받아 적는다. 리사와 지미는 시를 매개로 가까워지고, 결국은 시로 인해 멀어진다.


리사는 스마트폰, 컴퓨터, 미디어 등이 주는 부정적인 영향을 경계해야 된다고 말한다. 리사는 지미의 천재성을 돕기 위한 참 스승인가, 아니면 자신의 욕구 충족을 위한 유괴범인가? 아무리 좋은 목적이 있더라도 다섯 살 아이에게 극단적인 상황을 강요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어쩌면 지미의 천재성을 몰라주는 어른보다, 리사가 더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아닐까. 지미는 꼭 시를 쓰지 않아도 아름답다.


<나의 작은 시인에게>는 해답을 내리는 영화가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아동 교육과 예술에 대한 질문. 영화를 한번 더 보게 된다면, 두 사람이 창문을 바라보는 쇼트를 다시 집중해서 보고 싶다. 매기 질렌할은 복잡한 내면을 가진 리사를 섬세하게 연기했다. 사라 콜란겔로 감독은 균형감 있는 연출로 제34회 선댄스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4.4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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