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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메이징 그레이스 Mar 14. 2023

남매의 싸움은 언제까지 이어지는가?

고전 질문 독서 [앵무새 죽이기]

"가기만 해 봐. 아빠 깨울 거야."
"그러기만 해봐. 죽을 줄 알어."

(...)

지금 생각해 보니 오빠와 내가 처음 갈라서기 시작한 것은 바로 그때였던 것 같습니다.




스카웃과 젬을 보면서 나의 아들딸을 떠올린다. 이만큼 커도 싸우겠구나, 하는 생각과 그래도 둘이 이렇게 의지하고 잘 지내네 다행이다,라는 생각.

사실 그건 5살, 8살 밖에 안 된 현재도 다르지 않다.


딸아이와 목욕탕을 가면 나보다 나이 좀 있어 보이는 아주머니들이 웃으며 말을 잘 걸어온다.


너무 예쁘다.

몇 살이에요?

아직 많이 힘들 때죠.

딸 하나에요?

이때가 행복할 때예요.

등등......



위로 오빠가 있다고 하면, 내가 그렇게 잘한 일인지 모를 칭찬이 돌아온다.

"아들 낳고 딸 낳고 너무 잘했네!"

(난 아직도 이 칭찬? 이 난감하다.)


"아직 많이 힘들 때죠?"라는 말씀에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나는 격하게 반응하고 만다.


"네! 둘이 싸우는 게 제일 힘들어요. 정말 너무 싸워요."


​많이 힘들겠다는 공감을 표현한 상대에게, 나는 희망적인 대답을 바랐다.


그래도 그 모습이 얼마나 예뻐요.

조금만 견뎌요, 그것도 한때예요.

이런 말.


반전으로 그 아주머니는 눈을 아주 크게 뜨고 나에게 얼굴을 가까이하시고는, 표정으로 강조하듯 말씀하셨다.


"커도 싸워요 커도!"


​참으로 절망적인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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