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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완 May 18. 2024

천국이 보이는 창문을 가진 지옥

알카트라즈 감옥을 아시나요? 

바다 한가운데 작은 섬에 위치한 이 감옥은 탈출이 불가능한 감옥으로 유명했었습니다. 일단 교도관의 눈을 피해 감옥을 빠져나온다 해도 수십 미터의 해안절벽이 죄수를 맞이합니다. 그리고 낮은 수온과 세찬 조류의 바다에는 식인 상어까지 서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영화나 드라마의 단골 소재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탈옥이 불가능한 알카트라즈의 죄수들을 가장 힘들게 한 것은 따로 있다고 합니다. 바로 밤이 되면 감옥의 창문을 통해 보이는 샌프란시스코의 야경이었다고 합니다. 죄수들은 탈옥이 불가능한 천국이 보이는 창문을 가진 지옥에서 괴로워했습니다. 


알카트라즈 감옥은 1963년도에 폐쇄되었지만, 죄가 없는 사람들이 스스로 찾아가는 이상한 감옥은 여전히 성행 중입니다. 이곳은 돈이라는 허술한 미끼만 던져놓으면 불나방처럼 몰려든 사람들로 금세 가득 찹니다.


이상한 감옥에서는 검투사의 대결보다 가혹한 경쟁만이 존재합니다. 이곳에서 취향을 이야기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고, 꿈을 논하다가는 도태되거나. 친구의 손에 의해 내 등에 칼이 꽂히기도 합니다.

이곳에서는 진실과 선뿐만 아니라 시간도 왜곡됩니다. 내일도 그저 어제 일어난 일이 반복되므로 시간은 본질을 상실하고 숫자로만 존재합니다.


이곳의 청소년 사망원인 1위는 자살입니다. 자식을 이곳에 데려온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자신의 잘못을 면피하려는 부모도 있지만 실은 자식이 아닌 자신의 욕망을 위한 것입니다.


참으로 다행인 것은 원하는 사람은 아무 때나 어떠한 조건도 없이 이곳에서 나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망설일 뿐입니다.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스스로 생각해야 하고, 자신의 결정에 책임져야 하는 천국의 자유입니다. 이곳을 한 번도 벗어난 적이 없는 사람들이 창밖으로 보이는 천국이 위험하다는 말에 안주하고 스스로를 안심시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의 끝에 다다르면 진즉 이곳에서 나갔어야 했다고 창문을 향해 절규한다고 합니다. 그때 알았더라면 목숨을 걸고서라도 모험을 했을 것이라고 한탄합니다. 그러나 이곳은 애초에 잠금장치도 없었고, 건너야 할 바다와 식인 상어도 없는 스스로 갇힌 마음의 감옥입니다.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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