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비전 프로 1세대가 판매되기 시작하며 사용자들의 후기가 여러 매체를 통해 들려오고 있습니다.
애플은 제품 간의 경계를 허물며 기존의 개념들을 적절히 잘 섞어 마치 새로운 제품인 것처럼, 새로운 단어를 통해 제품을 선보입니다. 이번 비전 프로도 AR, VR과 같이 잘 알려진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공간 컴퓨팅(Spatial Computing)’이라는 단어를 통해 스스로를 설명합니다. 그만큼 익숙한 경험을 넘어선 새로운 경험으로의 확장을 기대하도록 만들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기술적 완성도는 이미 그 기대를 충족시킨 듯 보입니다.
그러나 아직은 이렇다 할 콘텐츠가 함께 개발되어 있는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이슈가 되더라도 판매적으로는 큰 성공을 이루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아이폰의 혁신을 바탕으로 수많은 앱이 개발되며 우리를 모바일 세상으로 이끌었듯이, 비전 프로의 혁신을 기반으로 콘텐츠들이 개발됨에 따라 새롭게 열린 공간 컴퓨팅 세상으로 우리를 이끌 것이라는 상상을 자연스레 하도록 만듭니다. 이처럼 비전 프로는 단순 제품 개발을 넘어서 애플이 제안하는 새로운 플랫폼의 시작으로 보입니다.
몇 년 전 메타버스에 대한 이야기가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우리 모두 몇 년 안에 메타버스 세상 속에 살고 있을 것으로 예측했으나 아직 매니악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로 남아있고 눈에 띄는 발전을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 애플이 구현한 기술은 다시 한번 가상 현실에 대한 가능성의 씨앗을 만들어냈습니다.
앞으로 어떤 기업과 브랜드들이 애플과 함께할지에 따라 공간 컴퓨팅의 실용성이 달라지겠지만, 애플이 브랜드 힘과 영향력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건 우리가 그리는 미래를 그저 미래로 남겨두지 않고 당장의 현실로 눈앞에 펼쳐내기 때문이란 걸 다시 한번 일깨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