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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스 Dec 31. 2024

이가 방향이 이상하게 나온대요

꺼내어줄 무언가가 필요할 때

  이소맹출(ectopic eruption)은 치아가 정상적인 위치로 맹출 하지 못하고 비정상적인 경로나 방향으로 맹출 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주로 상악 제1대구치(첫 번째 영구 어금니)에서 자주 발생하며, 다른 치아나 조직에 의해 맹출 경로가 방해받거나 치아 자체의 발육 이상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다.


 가끔 어금니나 견치가 정상적으로 올라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런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파노라마 사진"이라고 불리는 치과용 방사선 사진을 찍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치아가 옆 치아에 걸려 있거나 방향이 비정상적인지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약간의 도움으로 치아가 올라올 수 있는 경우라면, 간단히 치아 사이에 고무줄을 끼워 방향을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옆 유구치의 치근을 흡수하며 깊이 파고들었다면 대부분 묻혀버려 스스로 나오지 못하게 된다. 이 경우에는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 장치를 만들어 치아를 끌어올리는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치아를 당기기 위해서는 고정원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치아를 하나만 잡고 당기는 경우도 있지만, 이 경우 치아 자체가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치아를 활용해 지지를 얻는 경우가 많다. 이는 마치 줄다리기와 같다. 치과의사는 치아를 움직이는 힘이 고정원보다 약하도록 계산하며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이는 마치 물에 빠진 사람을 구조할 때 단단한 땅에서 튜브를 던져주는 것과 같은 이치다.


 고정할 치아가 부족할 경우, 골에 미니 임플란트를 심어 추가적인 고정을 확보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치아를 움직이는 데는 지속적인 힘을 줄 수 있는 고무줄을 사용한다. 그러나 너무 큰 힘을 가하면 치아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에, 작은 힘을 반복적으로 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 3주마다 고무줄을 교체하며 일정한 힘을 유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모든 과정을 보며, 치아 하나가 세상 밖으로 나오는 데도 이렇게 많은 장애물이 있어 수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물며, 아이가 자라 세상 밖으로 나오는 과정은 얼마나 더 복잡할까? 요즘 들어 ‘캥거루족’이라는 단어를 자주 듣는다. 집 밖으로 스스로 나오지 못하는 이들에게도 그들을 당겨줄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느껴진다. 그런데 캥거루족의 부모들을 보면, 때로는 그들을 당길 힘을 지지할 능력이 부족해 보일 때가 있다. 마음이 모질지 못해서 그런 걸까?


그럴 때 강력한 고정점이 생겨, 밖으로 꺼내줄 힘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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