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그데이즈> 최초 시사회 후기. 윤여정 이현우 정성화 다니엘 헤니
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다.
이제 반려동물은 누군가의 떼어놓을 수 없는 완전한 '가족'이 된 시대다. 반려동물 캠핑, 호텔, 영화관, 카페 등 이제 반려동물은 우리의 일상과 아주 밀접해 있고, 많은 사람들의 삶에 든든한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개봉한 영화 <도그맨>에서도 이런 대사가 나온다. "강아지의 유일한 단점은 인간을 믿는 것이다"
그만큼 반려견은 우리에게 대가 없는 진정한 사랑과 우정을 평생 동안 있는 힘껏 표현한다. 나 또한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사람으로서 그 점을 너무 잘 알기에, 나에게도 떼어놓을 수 없는 소중한 가족이다.
이렇게 나날이 늘어나는 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에 이제야 비로소 '이 영화'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고 한다. 윤여정, 유해진, 김윤진, 김서형, 정성화, 다니엘 헤니, 이현우, 탕준상까지? 충무로를 주름잡고 있는 이 모든 배우들이 '강아지' 하나로 얽히고설키고 뭉쳤다. 오는 2월 7일 개봉 예정인 영화 <도그데이즈>를 시사회로 미리 만나고 왔다.
감독 : 김덕민 (<영웅> 조감독, <그것만이 내 세상> 조연출)
출연 : 윤여정, 유해진, 김윤진, 김서형, 정성화, 다니엘 헤니, 이현우, 탕준상
장르 : 가족, 드라마
러닝타임 : 120분
제공, 배급 : CJ ENM / 제작 : JK필름, 자이온엔터테인먼트
개봉일 : 2024.02.07
한 번도 본 적 없을걸? 기분 '개' 좋은 영화
깔끔한 성격의 계획형 싱글남 ‘민상’(유해진). 영끌까지 모아 산 건물을 개똥밭으로 만드는 세입자 수의사 ‘진영’(김서형), 세계적 건축가 ‘민서’(윤여정), 동네에 살고 있는 케이팝 작곡가 ‘선용’(정성화)과 ‘정아’(김윤진), ‘선용’의 후배인 밴드 리더 ‘현’(이현우) 그리고 그의 여자 친구의 전 남자 친구 ‘다니엘’(다니엘 헤니)의 등장까지? 특별한 단짝 덕분에 엮이게 된 이들의 기분 좋은 갓생 스토리가 시작된다!
영화 <도그데이즈> 최초 무대인사 시사회 현장
무대인사 참석자 : 윤여정, 유해진, 김윤진, 정성화, 이현우, 탕준상, 김덕민 감독
Review
# <마음이> 이후 최고의 반려견 명배우의 탄생
2006년 개봉한 유승호, 김향기 주연의 <마음이> 이후 막강한 반려견 명배우가 등장했다.
<도그데이즈>의 스팅, 완다, 차장님이다. (이름이 '차장님'인 이유는 영화에서 확인하면 되시겠다)
사실, 영화 전개를 위해서는 출연한 반려견들이 주어진 상황에 맞게 행동을 딱딱 맞춰 줘야만 가능하겠지만, 기가 막히게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 연기를 보여줬다. 물론, 단순히 옆에 가서 눕는다던가, 차를 쫓아간다던가, 사람을 향해 반갑게 달려가는 등 전문가의 훈련과 지도에 숙련되면 어느 반려견이든지 할 수 있는 행동이겠지만, 아무래도 영화의 전개 속에서 감정이 연결되는 지점이 많다 보니 디렉션을 잘 알아듣는 반려견들이 보는 내내 정말 기특했다.
윤여정, 김윤진, 정성화 배우는 '완다', 이현우와 다니엘 헤니 배우는 '스팅', 유해진과 김서형 배우는 '차장님'과 극 중 연결되는데, 이 인물들과 각 반려견들의 특징과 매력이 잘 매칭되었다고 느껴졌다. 홀로 사는 건축가 민서(윤여정)에게는 든든한 '완다', 까다롭고 예민한 싱글남 민상(유해진)에게는 까칠하지만 귀여운 '차장님', 자유분방한 밴드 리더 현(이현우)에게는 천방지축 '스팅'이 함께 한다. 극 중 인물과 반려견의 이미지가 서로 잘 맞은 만큼, 연기 합을 더욱 끌어올려줬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보는 내내 출연한 반려견들이 뭘 해도 정말 사랑스러웠다.
# 현대 가족의 다양한 단상과 조화
<도그데이즈>는 반려견이 중심이 되는 영화이긴 하지만, 그 주변을 둘러싼 '사람'의 관계도 꽤나 인상적인 지점들이 많다. 1인 가구부터 입양 가족, 그리고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반려동물 가족까지 다양한 현대 가족의 단상이 드러난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극 중 MZ 세대 배달 라이더 '진우' (탕준상)와 건축가 '민서' (윤여정)의 관계성이다. 홀로 배달을 하며 고시원에서 지내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진우와 뉴질랜드에서 바쁘게 지내는 아들을 뒤로하고 홀로 대저택에서 지내는 민서는 예상치 못한 우연으로 계속 마주치게 되고, 관계를 쌓아가게 된다.
물론, 그 중심에는 반려견 '완다'도 있지만, 이 두 인물을 관통하는 공통점은 바로 '외로움'이다. 아직까지 번듯한 꿈과 직장 하나 없는 진우에게는 민서가 성공한 삶처럼 보이겠지만, 막상 부와 명성을 모두 가진 민서는 매일이 공허하고 외롭기만 할 뿐이다. 그런 민서는 청춘인 진우가 부러울 지도 모른다.
"넌 늙어 봤니? 난 젊어 봤다"
민서가 진우에게 건네는 대사인데, 영화가 끝나도 이 대사가 참 와닿았다. 흔히 '꼰대'라고 말하는 기성세대에 거부감을 가진 젊은 세대들, 시간이 지날수록 그 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는 듯하지만 이 영화에서만큼은 나이와 상관없이 삶의 외로운 순간에 서로에게 의지하는 두 세대가 참 애틋하고 뭉클했다. 사랑, 외로움, 그리움. 우리가 느끼는 감정에는 나이가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 당연한 본질을 일깨워줬다.
# 아는 맛이지만 결코 가볍지만 않은 메시지
아는 맛, 클리셰, 신파? 이 영화에도 당연히 있다. 이런 요소들이 어쩌면 이제 관객들에게 다소 뻔하고 호불호가 강하게 갈리는 포인트가 되었지만, <도그데이즈>에서 만큼은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결코 메시지는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유기견들이 2주 이내에 반려인을 찾을 수 없으면 안락사가 된다는 점,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반려견도 질병이 다양하다는 것, 반려견이 세상을 떠날 때 느끼는 반려인의 심정은 어떨까? 우리가 평소 반려동물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점, 느낄 수 없는 감정들을 영화에서 섬세하게 짚어낸다.
'안락사'와 관련해 다소 직접적인 장면이 등장해서 개인적으로 놀라기도 했지만, 그만큼 이런 메시지를 진심을 담아 전달하고 싶어서가 아닐까.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어쩌면 관객에게 교훈적으로 다가갈 수 있겠지만, 반려동물 1500만 시대에 우리가 한 번쯤은 알고 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반려동물이 말을 할 수 있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말은 바로 '나 아파요'라고 한다.
그만큼 아파도 말을 할 수 없지만, 사랑은 누구보다 잘 표현할 수 있는 존재. 이 세상 모든 반려동물의 행복과 건강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