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과 나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카나 Jul 21. 2021

열손가락 타이핑 2주 연습 후기

영타를 칠 때 손목이 계속 아프다면

 저는 어렸을 때부터 독수리 타법으로 타이핑을 해왔습니다. 6살 때 스타크래프트로 컴퓨터를 접하기 시작해서 그런지, 체계적인 키보드 타법을 배우기 전에 게임에서 필요한 각종 단축키를 빠르게 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익혔죠. 그래서인지 왼손의 검지와 중지, 약지 손가락의 타이핑 속도만 엄청나게 빨라졌습니다. 그리고 리그 오브 레전드를 즐겨하면서 Q, W, E, R키를 빠르게 누르는 방법과 같은 팀원의 욕설에 정당방위를 하기 위한 빠른 타이핑에 익숙해졌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한글 타자 같은 경우에는 평균 500~700타를 유지하고 있으며, 오랜 기간 현재의 타법에 익숙해진 덕분인지 손목이 그렇게 아프지도 않습니다. 정확히 알아보니까 저는 독수리 타법이 아니라 반독수리 타법이더라구요. 왼손은 그래도 약지, 중지, 검지, 엄지 다 활용하는데 오른손을 검지 손가락만 사용하는 타법을 사용하고 있어서 반독수리 타법이라고 지칭한답니다.


 사실 반독수리니 뭐니 한글 타자는 빠르고 정확하게 칠 수 있으니까 걱정이 없었는데 제가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학생인지라, 영타를 엄청나게 써야 합니다. 한글로 코드를 짤 순 없잖아요? 그런데 영타는 한타에 비해 심각하게 느리고 정확도가 떨어지는 수준이었습니다. 200타도 나오지 않았고, 심지어 한글 타자보다 심각한 독수리 타법으로 영타를 치고 있었죠. 키보드를 오래 쳤을 때 손목에 통증도 있었구요.


 그래도 고칠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한타가 워낙 빠르고 정확했으니까, 그러다가 문득 아래와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가질 직업 특성상 앞으로 20년, 30년 넘게 영타를 칠 확률이 높은데, 벌써부터 손목이 아프면 미래의 건강에 악영향이 있을 것이고, 설상 내가 꾸준히 노력해서 일본, 미국, 싱가포르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고 했을 때, 영어 위주로 타이핑할 텐데 그때도 이렇게 느리고 부정확해서야 외국 진출할 수 있겠나?'


 이 생각이 들자마자 앞으로 몇십 년간 영어 타이핑을 할 운명이라면, 지금이라도 '영어만이라도 열손가락 타이핑을 익혀야겠다.'는 생각이 연달아 들었습니다. 곧바로 습관 개선을 위해서 구글에 열손가락 타이핑을 검색하기 시작했죠.






 열손가락 타이핑을 어떻게 연습할 수 있을까 알아보던 중, 한 유튜브 동영상 댓글에서 어떤 분이 Typingclub이라는 사이트를 추천해주셨습니다. 사이트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아보니까 한컴타자연습으로 처음 한글 타자를 배웠을 때처럼 체계적으로 영타를 배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른 좋은 사이트 추천도 많았어요. 코딩이랑도 연계되는 영문 타자연습 사이트도 있었는데, 저는 제가 미래에 코딩에서만 영타를 활용하지는 않을 거란 생각에 아예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Typingclub.com


 그래서 이 사이트에서 최소 2주 동안 하루 최소 15분 이상 꾸준히 영문 타자를 연습하기로 마음먹고, 꾸준히 영타를 연습하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첫날은 정말 고난의 행군이었어요. 내 맘대로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너무 빈번했고, 특히 오른쪽 약지와 새끼손가락은 아예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정확도가 떨어졌고, 이렇게 정확도가 떨어지는 게 너무 분해서 첫날에 계획보다 엄청난 연습시간을 투자하기도 했습니다. 게임할 때 가끔씩 발동하던 승부욕이 꼭 이런 타이밍에 발동하더라구요.


 연습을 시작한 지 2~3일이 지나자 슬슬 열손가락 타이핑에 손가락이 적응하기 시작했어요. 정확도가 조금씩 높아졌었고, 1주일이 지나자 정확도가 더더욱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 기호 (!@#$_+{}"? 등) 타자 연습도 시작했구요. 기호 타이핑을 할 때도 기존 오른손의 검지 손가락이 하던 일을 새끼손가락이 다 하려니 속도와 정확도는 당연히 낮아진 상태에서 시작했습니다.



연습 결과,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는 모습.




 2주일이 지나자 정확도를 따라 속도도 높아지기 시작했어요. 기호와 숫자는 아직 영문자 타이핑 속도와 정확도를 따라오진 못하고 있지만, 꾸준히 연습하면 따라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구요. 위 차트에서 파란색 막대가 연습 시간이고, 주황색 그래프가 속도입니다. 들쑥날쑥하지만 평균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 보이죠?



그래도 아직까진 오른손이 거들고 있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손가락 별로 타자 속도를 살펴보면 아직까진 오른손에 비해 왼손이 전체적으로 정확도와 속도가 떨어지고 있는 모습도 타이핑 클럽의 통계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왼손 위주 타이핑으로 살아왔는데 한순간에 오른손이 왼손을 따라올 수는 없는 것 같네요.


 슬슬 자신감이 붙어서 속도가 타수 기준으로 얼마일까 궁금해서 시험해봤더니 50~70 wpm이 평균적으로 나오더라구요. 이를 타수로 변환하면 250~350타로 나타낼 수 있는데, 독수리 타법일 때 200타를 왔다 갔다 하면서 손목이 아팠던 시절이 있었지만 2주 연습만으로도 큰 변화를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결론은, 2주 동안의 후기를 한 줄로 요약해보면 '무조건 추천' 입니다.


당장 방에 걸어놔도 부끄럽지 않을 저의 뱃지들



 그리고 제가 꾸준히 타이핑클럽이란 사이트를 선택하고 바꾸지 않고 여기서 꾸준히 연습을 할 수 있었던 부분 중 하나가 바로 뱃지입니다. 사용자가 통계뿐만 아니라 뱃지를 통해서 사용자가 타자 연습을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를 나타내고 있는데요. 타자 연습 열심히 하다가 저런 뱃지 하나 받으면 조금 더 뿌듯해져서 열심히 하게 됩니다. 일종의 게이미피케이션 기능인 것 같아요. 


 혹시나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시거나 열손가락 타이핑에 대한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제가 연습했던 타이핑클럽 사이트에서 연습하시는 것을 적극 추천드릴게요. 무료구요. 광고도 없어요. 가끔 연습하다 보면 사이트 자체적으로 유료 구독 이용을 권하는데 안 하셔도 됩니다.





참고


영문 타자 연습 사이트, 타이핑클럽

https://www.typingclub.com/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