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사진 찍어줄게요
아들이 갑자기 내 사진을 찍어준다고 한다.
주방에서 대충 찍는 것이 아니라 배경이 깨끗한 하얀 벽지 앞에 서라고 한다.
“ 오~ 사진 찍을 줄 아네!”
아래에서 위로 향해서 각도가 영 엉망이지만 아들한테 다 맞춰준다.
“ 엄마 , 왜 내가 엄마 사진 찍는 줄 알아요?”
“ 몰라~ , 왜?”
“엄마가 나이 들고 늙어서 못생겨지면 젊었을 때 예쁜 얼굴 못 보잖아요~.”
헉! 한방이다.
방금 아들이 찍은 사진도 화장도 안 하고 엄마가 보기엔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아들은 나의 사진에 꽃을 그리며 열심히 꾸미기를 한다.
“아들아, 이거 삭제하면 안 될까?”
“왜요~ 예쁘기만 한데~.”
이런 모습도 예쁘다고 해주는 아들에게 고맙기도 하고 삭제하면 섭섭해할 아들의 모습이 생생하니 그냥 두기로 했다.
과거에 예쁘다고 남겨둔 사진이 지금 보면 굴욕사진이 되어있는 것들이 있다. 싸이월드가 돌아왔다. 추억을 소환해가며 ‘그땐 그랬지.’ 미소를 머금는 사진이 있는 가하면 ‘이 사진은 왜 남겼지?!’ 영구 삭제하고 싶은 사진도 있다.
내가 더 나이가 들면 나의 젊었을 때 사진은 예뻐 보일까? 굴욕의 사진으로 남을까?
아들이 찍어 준 사진은 예쁜 사진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그래 지금이 젤 예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