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은솔 Sep 07. 2019

중국이 싫어하는 말 - 정숙영 지음

중국이 밝히고 싶지 않아 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

나는 중국의 정치에 대한 반감이 많다. 중국인이나 중국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나는 늘 곧 "중국인과 대화를 시도하는 것은 마치 안드로이드 기기에 iOS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하려는 시도와 같아요"라고 말하곤 했다. 자유와 민주주의가 당연하고, 익숙한 우리와 달리 중국인들에게 자유와 민주주의는 교과서 속에 나오는 하나의 개념일 뿐이기 때문이다. 중국인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중화사상에 분명히 드러나는 발언을 하는 경우를 쉽게 접할 수 있었고, 해외에 나가선 나를 중국인으로 생각했는지 다짜고짜 중국어로 말을 거는 경우도 허다했다. 나는 당최 이해할 수 없었다. 통제 속에서 살아가면서 통제 밖을 향해 나아갈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는지, 자신의 처지에 답답하지는 않은지 의문이었다. 


얼마 전 홍콩 친구들과 왓츠앱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중국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위에 적은 내용이 주된 내용이었는데 한 친구가 이렇게 말했다 "Birds born in a cage think flying is illness". 새장에서 태어난 새들은 나는 것을 병이라고 생각한다는 이 말, 자유로운 인간으로 태어났으나 규제 속에서 태어나 자유를 두려워한다는 그런 의미의 말이었다. 중국인들을 가두는 cage는 여러 가지가 있다.


책 <중국이 싫어하는 말>은 중국의 속사정 - 중국인들을 가두는 새장 - 을 쉽게 설명하는 책이다. 홍콩/대만과 중국의 관계, 달라이 라마의 의미, 텐안먼 사건 등에 대해 쉽고 자세하게 설명하는 책이다. 이 책 표지에는 얼굴 안 붉히고 중국과 대화하기 위한 최소한의 지식이라는 글귀가 있는데 이는 '중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자'라는 의미가 아니라 '중국과의 관계에서 우리 이익을 챙기기 위해서라도 이 정도는 알아줘야 합니다'에 가깝다. 중국을 싫어하건 좋아하건 상관없이, 중국이 전 세계 GDP 2위 국가가 된 것, 미국과 무역 전쟁을 치를 만큼 큰 국가가 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중국의 힘이 점점 더 커져가는 이 상황에서 우리는 중국의 존재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며, 중국과 어떤 의미로든 관계를 갖게 될 가능성이 무한하다.


기업이 중국 진출을 고민할 때든, 중국인 고객과 마주할 때든, 중국과 중국인들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는 것은 우리의 이익을 챙기는 데에도 기본적인 일일 것이다. 이 책은 중국이 피하고 싶은 주제들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으며, 혹여나 피하지 못할 경우 대안책까지도 제시하고 있다. 


책의 내용은 대학살, 종교탄압 등 자극적인 소재로 가득하다. '이러한 일이 실제로 일어나다니'라는 생각을 계속하다 보면 어느새 책을 다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은 후에도 여전히 나는 중국이 추구하는 가치를 이해(appreciate) 하지 못하지만 최소한 어떠한 배경에서 이러한 행동을 하는구나 정도는 이해(understand)하게 되었다. 중국에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거나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읽어보기를 추천하는 책이다.


작가의 이전글 나는 정말 착한 사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