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있는데 없는 척하는 것은 조직생활에도, 인간관계에도 악영향이다
팀에서 일하다가 문제가 생겼을 때 리더에게 즉시 보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비록 그 문제 해결에 있어서 리더가 해줄 수 있는 게 없고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일지라도 바로 보고해야 한다. 문제를 해결한 후에 보고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보고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리더가 그 사태를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리더에게 바로 문제 상황을 보고할 경우, 리더는 팀 내의 문제 상황을 알고 그에 따라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예측하고 준비할 수 있다. 또한 리더가 그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혜안을 제시해 줄 수도, 지원해 줄 수도 있다. 반대로 리더가 그 문제를 나중에 알게 됐을 경우, 앞으로 당신에게는 중책을 맡기지 않을 확률이 높다. 당신이 정직하지 못하고 문제를 은폐하려는 이미지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원칙은 인간관계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척하는 것은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말로는 괜찮다 해도, 마음속에 불평, 불만 등 부정적인 감정이 있으면 눈빛, 말투 등 비언어적인 요소에서 결국 표출된다. 자기도 모르게 자주 한숨을 쉰다거나 혼잣말로 부정적인 말을 많이 한다. 짜증이 잦고 신경이 예민해진다. 잔소리가 많아지고 욱 하기도 한다. 그러면 가까운 사람들은 자꾸 내 컨디션을 살피며 눈치를 보게 되고 특히 가정의 경우, 분위기가 경직된다.
자신은 티를 안 냈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가까운 사람들은 그 불편한 감정을 다 느낀다. 이렇게 상대방을 눈치 보게 만드는 방식으로 표출하지 말고 건강한 방법으로 표출했으면 한다. 먼저 자기 자신의 감정을 면밀히 들여다보는 게 우선이다. 부정적인 감정이 드는 근본적 이유를 파악해봐야 할 것이다.
상대방에 대한 불평과 불만이 있다면, 나는 상대방에게 어떤 기대를 한 것인지 생각해 보자. 그 기대가 상대방의 동의를 얻은 부분인지, 객관적이고 상식적인 수준인지도 생각해 보자. 또 상대방을 존중하기보다는 내가 높은 곳에서 상대방을 내려다보는 교만한 마음이 있진 않은지도 살펴보자.
그 후, 상대방에게 I-message 기법으로 내 상황과 그에 따라 느끼는 감정을 전달하자. 감정만 전달하고 끝내지 말고 상대방이 도움을 줬으면 하는 부분을 명확하게 얘기하자. 그리고 이야기를 길게 하지 말고 최대한 간결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이야기라도 길어지면 집중력이 흐려지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상황에서는 이런 감정을 느꼈어.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나한테 이런 불안이 있어서 그런 것 같아. 앞으로 나도 이렇게 노력할 테니까 당신도 이렇게 도와줄 수 있어?"와 같은 흐름을 제안해 본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화법보다 태도다. 따뜻하고 다정하게, 겸손한 마음으로 상대방과 눈맞춤하며 대화하자. 이것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진 않겠지만 상당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문제가 있을 때 괜찮은 척하는 것은, 사실 불편한 마음, 불편한 상황을 순간적으로 회피하는 행위에 가깝다. 회피하는 것은 해결 방법이 아니다. 우리는 건강하게 '해결'을 해보자. 조직에서는 문제를 신속하게 보고함으로써 신뢰를 쌓고 책임감 있게 문제 해결에 앞장서자. 리더와 진솔하게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인간관계에 문제가 있다면, 자기 자신의 감정부터 객관적으로 들여다보자. 자신이 느끼는 부정적 감정의 원인을 명확히 파악하고 상대방의 도움을 요청해 보자. 이러한 시도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진정으로 마음을 주고받는, 교감이 가능해지는 소통을 맛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