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 싶은 말만 좇지 말고, 삶을 바꾸려는 진정성으로 멘토링을 받자
한국대학생인재협회에서 한 대학생이 고민을 털어놔서 해결책을 제시해 줬다. 그런데 한 달 뒤, 다른 실무진에게 같은 고민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한 달 뒤, 또 다른 실무진에게 똑같은 고민을 묻는 모습을 보았다. 그 모습을 보며 두 가지 마음이 들었다. 하나는,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고 불안이 크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이미 결론 난 고민을 계속 붙잡고 있는 모습이 비생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멘토들의 시간과 에너지가 낭비된다는 점에서도 아쉬움을 느꼈다.
이렇듯 일부 대학생들은 멘토링을 받을 때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해줄 때까지 이 사람 저 사람을 찾아다니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인다. 멘토의 조언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다른 멘토를 찾아다닌다면, 그 사람은 정말로 해결책을 찾으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듣고 싶은 답만을 확인받고 싶어 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 모습이 마치 점집을 찾아다니는 느낌을 받았다. 점집을 찾는 심리에는 불안이 깔려 있다. 명확한 답을 스스로 결정할 용기가 없기에, 자신이 듣고 싶은 말을 확인해 줄 누군가를 끊임없이 찾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태도는 본질적인 문제 해결과는 거리가 멀다.
멘토링은 불안을 해소하려고 받는 것이 아니라 자기 성장을 위해 받는 것이다. 멘토링의 목적은 불확실성을 해소하거나 듣고 싶은 답을 듣는 것이 아니라, 자기 내면을 강화하고 삶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힘을 기르는 것이다. 멘토링은 단순히 위로나 확신을 얻는 자리가 아니라,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성장하기 위한 도구다. 즉, 멘토링은 1:1로 주어지는 귀한 학습 시간이다.
나는 이 글에서, 멘토링에 임하는 바람직한 자세를 제안하고 싶다. 먼저 겸손한 자세다. 멘토의 조언이 불편하거나 기대와 다를 수도 있지만,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멘토는 나보다 나 자신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볼 수 있고, 좀 더 장기적이고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입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나의 단점, 내가 갖고 있는 리스크를 말씀해 주시며 뼈아픈 조언을 해주실 때가 있다. 그때 반발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 겸손하게 수용하고 도약의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두 번째, 멘토링이 끝나고 나서 스스로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멘토의 조언을 자신의 상황에 적용할 수 있도록 스스로 질문하고 고민해보아야 한다. 성찰 없이 넘기면 멘토링은 그저 흘려보낸 대화로 끝날 뿐이다. 세 번째,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한다. 멘토의 조언을 자신의 선택에 반영할지 말지는 자신의 몫이다. 단, 결정한 후에는 그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멘토의 조언을 오롯이 소화했으면 한다. 여러 멘토를 찾아다니기 전에, 한 명의 멘토가 해준 조언을 충실히 따르고 그에 따른 성장을 체험해봤으면 한다. 한 멘토의 조언을 제대로 실천하지 않고 다른 멘토를 찾아봐야 결국 제자리걸음만 하게 된다.
멘토링은 힐링 시간이 아니다. 한풀이 시간이 아니다. 자기 뜻을 관철시키는 시간이 아니다. 만약 이런 목적으로 멘토를 찾는다면, 멘토링은 아무런 도움도 줄 수 없다.
멘토링은 성장을 위한 시간이다. 성장에는 늘 성장통이 따른다. 멘토의 피드백을 통해 자기 객관화가 이루어지고, 자신의 한계에 부딪히며 때로는 눈물겨운 순간을 겪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과정이 성장의 동력이 된다. 눈물 좀 흘리면 어떤가? 그만큼 성장할 수 있다면 충분히 가치 있는 시간 아니겠는가. 자신의 성장에 대해 진지한 사람은 멘토의 조언에 귀 기울이고, 그것을 자신의 삶에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할 것이다.
멘토링을 점집처럼 받는다면, 결국 어떤 멘토도 당신을 만족시키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앞서 제시한 태도로 멘토링을 받는다면, 한 번의 멘토링만으로도 부쩍 성장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멘토링의 핵심은 멘토의 말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당신의 태도에 있다. 멘토링을 받을 때는 점집을 찾아가듯 듣고 싶은 말만 좇지 말고, 삶을 바꾸려는 진정성으로 임하기를... 그때 비로소 멘토링이 당신에게 진정한 가치를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