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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영빈 Dec 16. 2020

내가 갖고 있는 기억들, 다 맞을까?

넷플릭스 "익스플레인 : 뇌를 해설하다_1회. 인간의 기억"  리뷰

넷플릭스는 이제 TV만큼이나 보편적인 플랫폼이 된 것 같다. 집에 TV가 필수품으로 있는 것처럼 이제는 넷플릭스를 많이 보지 않더라도 월정액권을 갖고 있는 것이 당연해진 것 같다. 나의 경우 수험생 기간에도 넷플릭스 정액권을 그대로 두었다. 딱히 끊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웬만한 한국 드라마를 모두 가지고 있고 해외 드라마, 영화도 다양하다. 그리고 넷플릭스 자체 제작도 활발하다. 


그러나 나는 오히려 시청할 콘텐츠를 선택하기 힘들어졌고, 그 다양함에서 벗어나 단조로워지고 싶다는 느낌까지 받았다.     


하루는 진지하게 넷플릭스 정액권을 중단할 고민을 했었다. 그래서 넷플릭스를 뒤적거리던 중 다큐멘터리 카테고리를 보게 되었고, 영화 드라마 페이지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았다. 그때부터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를 틈틈이 보았다.


다큐멘터리의 특성상 회차들을 연이어 볼 필요가 없고, 일상에서 필요한 지식에 대한 이해도를 영상으로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덕분에 나도 평소 부족했던 역사 상식을 습득할 수 있었다.      


그리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 넷플릭스의 좋은 다큐멘터리들을 소개해주고 싶다. 그 중 하나가 익스플레인 : 뇌를 해설하다이다.


(넷플릭스 '익스플레인 : 뇌를 해설하다' 포스터. 출처 : 넷플릭스)




♦ 작품 소개


(출처 : 네이버 화면 캡처)


'익스플레인 : 뇌를 해설하다'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익스플레인' 시리즈 중 하나로, '라라 랜드'로 잘 알려진 할리우드 배우 엠마 스톤이 내레이션을 맡았다.


이 작품은 총 5부작으로 구성되어있는데, 이번 글에서는 5부작 중 <1회. 인간의 기억>을 리뷰하겠다.


     

♦ 시청 계기


생물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뇌'는 흥미로운 신체 기관이어서 항상 관심을 갖고 있던 소재일 것이다. 평소 ‘뇌’라는 신체 기관이 어떻게 기억, 사고, 감각, 감정 등을 조절하는지, ‘뇌’를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다. 그러던 중 이 작품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나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을까 싶어서 시청하게 되었다.


     

♦ 작품의 특징



20분, 집중하기 가장 좋은 시간

회차별 15~20분가량으로 이루어져서 식사하는 중, 운동하는 중 틈틈이 볼 수 있다. 다큐멘터리의 경우 30분이 넘어가면 집중하기 힘든 나에게 이 작품의 러닝 타임은 장점으로 여겨졌다.


시청각적 흥미 유발

실험실, 흰색 가운, 고글을 쓴 연구원들이 주된 영상 소재가 아니고, 색감이 밝고 통통 튀는 느낌이어서 시청하기 즐거웠다. 또한 내레이션을 맡은 배우 ‘엠마 스톤’의 부드러운 음성이 편안한 감상을 도와준다.


몰입감 높은 구성

작품의 구성은 마치 한 편의 글을 영상으로 보는 느낌을 준다. 몰입감 높은 방식으로 큰 주제를 제시하면서 오프닝을 연다. 이어서 소주제들을 언급하고 뒷받침하는 근거들을 제시한다. 이때 근거는 논문, 설문조사, 동물실험 영상, 전문가 인터뷰 등 전문적인 것이어서 신뢰도가 높다.          


(출처: 넷플릭스 '익스플레인 : 뇌를 해설하다' 포스터)



줄거리 요약


도입부

초반 911 테러 사건을 언급해서 ‘내가 다른 작품을 잘못 클릭했나?’라고 생각했는데 곧이어 911 테러 당시의 기억을 가진 한 여자가 사실은 잘못 기억하고 있다고 제시된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인간의 기억’이란 주제가 수면 위로 등장한다.


세계 기억력 선수권대회 챔피언

세계 기억력 선수권대회 챔피언 ‘얀자’가 500개 숫자를 30분 안에 외우고 정확히 말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서 ‘특별하게 뛰어난 기억력은 타고난 것인가, 노력으로 가능한가’란 궁금증을 유발한다.


(세계 기억력대회 챔피언 ‘얀자’. 작품 속에서 여러 번 등장해 인간의 기억에 대한 정보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출처: 네이버블로그)


일화 기억 감퇴 사례

헨리 몰레이슨의 수술은 기억력과 뇌의 특정 부위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실제 사례이다. 이를 통해 기억에도 종류가 있고, 종류별로 연결된 뇌의 영역이 다르다는 것을 설명한다.


([여기서 잠깐] 일화기억: 개인의 경험에 대한 기억)


(다큐멘터리 속에서 해당 뇌 사진이 반복해서 등장한다. 뇌를 미국 지도처럼 표현해서 이해를 돕는다. 출처: 네이버블로그)


마음 챙김 명상 수업의 기억력 향상에 주는 효과

기억의 종류와 특징을 알아봤다면, 이제부턴 기억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요소들에 대해 언급된다. 첫 번째로 마음을 가다듬으면 기억력이 증가한다고 설명하면서 ‘명상’이 도움이 된다고 밝힌다.


('익스플레인 : 뇌를 해설하다' 中  명상 수업 장면 캡처. 출처: 네이버블로그)


그 외 기억력을 높여주는 3가지 요인 

① 감정 : 뇌에서 감정을 담당하는 감정 중추인 편도체가 옆에 위치한 해마를 자극하여 기억력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여러 얼굴들을 보여주면 그 중에서 가장 감정 표현이 뚜렷한 얼굴을 가장 잘 기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② 장소 :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이 있었던 장소에 대해 가장 일관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한다. 이를 바탕으로 기억력에 장소가 영향을 미치고 장소에 특별하게 반응하는 뇌세포가 있을 것이라 추정해서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 해마에 일명 '장소 세포'가 존재하고, 이 세포는 장소를 떠올릴 때 가장 활성화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③ 이야기 : 인간의 뇌는 줄거리가 있는 기억에 더 집중한다고 한다. 영상 초반에 등장한 세계 암기챔피언도 자신만의 암기 노하우로 ‘스토리텔링’을 꼽으며, 기억해야 할 내용들을 묶어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면 훨씬 기억하기 수월하다는 점을 이유로 설명했다.


([여기서 잠깐] 스토리텔링 : '스토리(story) + 텔링(telling)'의 합성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야기 형태로 전달하는 행위. 출처: 문학비평용어사전)



♦ 작품의 의미


일반인들에게 ‘뇌’의 기능을 물었을 때 가장 높은 빈도로 나올 답이 ‘기억’이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이 작품의 첫 화의 주제를 ‘인간의 기억’로 삼았다고 추측했다.     


해당 회차를 2번 감상한 지금, 도입부에 강한 훅을 주면서 주제를 보여주고 이때 높힌 집중력을 끝까지 끌고 가는 구성력을 가진 회차였다. 밝은 영상 배경과 어려운 실험 결과를 최대한 단순화해서 표현한 점도 집중력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이다.


또한 전문적으로 보이기 위한 어려운 용어, 많은 전문가 출연이 아닌 귀여운 그림과 관련된 일반인을 출현시켰다는 점에서 편안한 다큐멘터리란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했다.



♦ 내가 뽑은 포인트


작품 후반부에 사람들이 기억할 때 기능하는 특정한 연결망과 미래를 상상할 때 기능하는 연결망이 같다는 것을 근거로 기억(과거)과 미래의 연결성을 언급하였다. 또한 마음을 자유롭게 둔채 기억과 상상을 반복하면 마음은 타임머신이 된다고 설명했다.

 

나는 이 장면에서 묘한 울림을 느꼈다. 예전에 한 드라마에서 “과거의 추억으로 살아갈 수도 있다”는 대사가 있었다. 멋있지만 드라마 속 대사라고만 생각했는데 과학적인 말이었다니. 나에게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이었다.   



감상평


도입부에서 911 테러사건 당시를 완전히 잘못 기억하고 있는 여성의 사례를 보고 ‘내가 가지고 있는 기억들도 과연 다 맞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 안 좋은 기억들은 내가 잘못 기억하고 있는 부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벗어나는데 좋을 것 같다고 느꼈다. 그리고 기억력과 스토리의 관계에 대한 부분을 보고 '그래서 내가 인문학·철학보다는 소설들을 더 잘 기억하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이 달라지고 사람들의 삶의 방식이 달라지면 사람들의 기억 내용도 달라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억과 관련한 여러 뇌의 부위들의 활성이 달라질 것이고, 이로 인해 해당 부위들과 상호작용하는 다른 영역들도 영향 받으면서 뇌 전반에 걸친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이런 변화가 쌓이면 인류의 뇌의 진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어쩌면 과거에 이미 몇 차례 뇌의 진화가 일어났지 않았을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다.      


개인적인 바람으로 넷플릭스에서 인간의 진화, 특정 기관 및 요소의 진화에 대한 다큐멘터리도 제작됐으면 좋겠다. 인간의 진화는 오래전부터 여러 프로그램에서 다루어졌지만 넷플릭스만의 다큐멘터리 감성과 제작방식이면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생각 및 관점을 유발할 것 같다. 또한 지루하고 긴 내용을 기피하는 요즘 학생들을 위한 교육용 영상으로 사용해도 효과가 좋을 것 같다.     



Reference


https://blog.naver.com/okj8371/222115591806

https://blog.naver.com/cinekid23/222037441980

https://blog.naver.com/lllayerkr/221897397949





지금까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익스플레인 : 뇌를 해설하다’ 1회 ‘인간의 기억’을 리뷰했다. 원래는 ‘익스플레인 : 뇌를 해설하다’ 5부작 모두 정리해서 리뷰할 예정이었는데 작성하다보니 예상보다 길어져서 것 같아서 1회만 작성하였다. 그러나 나머지 4회 모두 비슷한 흐름으로 진행되고 주제들도 흥미롭기 때문에 뇌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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