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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너스톤 Apr 05. 2019

타노스의 건틀릿을 훔쳐라, 인피티니 스톤을 빼닮은 보석

마블 유니버스 속 인피니티 스톤을 쏙 빼닮은 보석들


소심하게 고백하자면, 나는 마블 유니버스 덕후다. 우디앨런이나 노아바움벡을 보다가도, 마블 영화가 나오면 혼자 총총 우르르 쾅쾅 히어로물을 보기 위해 영화관으로 향하는 것이 나의 오랜 습관이랄까. 그중에서도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는 특별했다. 매력적인 악당 타노스의 등장 때문이기도 했고, 히어로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만큼 설레는 일이 또 어디 있겠냐마는, 타노스의 건틀릿 속 반짝이는 인피니티 스톤 때문이기도 했다. 여섯개의 힘을 담은 여섯개의 인피니티 스톤이 한 자리에 모였다니, 타노스의 덩치만큼이나 거대한 그 왼손잡이용 건틀릿은 내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실존하는 보석은 아니지만, 주얼리 업계에 들어온 이상 그 어떤 문화 콘텐츠 속에서도 반짝이는 광채만 있으면 눈이 가는 것이 당연지사 아니겠는가. 오늘은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 사이에서 인피니티 스톤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풀어보려고 한다. 온전히 나의 덕력을 위함이다.



본격적으로 재미있는 이야기로 들어가기 전에, 조금은 지루할 수 있는 이론을 이야기해보자면, 보석을 감정할 때 톤, 투명도, 채도 등을 기준으로 삼기도 하지만, 아무렴 제일 눈에 띄는 색(hue)을 기준으로 유색보석을 우선적으로 구분하게 된다.



다양한 표와 기준이 있지만, Vermont Gemological Laboratory에서 제작한 기준을 참고해보자. 섬세한 색상 차이지만 보석을 감정하는 데 있어서는 중요한 기준이 되는데, 코랄 핑크, 푸시아 핑크, 베이비 핑크가 모두 다 같은 분홍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위의 표에서 미묘한 차이를 느끼리라.


다양한 유색보석은 크게는 6개의 군으로 나뉜다. 레드, 퍼플, 블루, 그린, 옐로우, 그리고 오렌지. 공교롭게도 여섯개의 소울스톤의 색상과 겹친다. 우연이라기엔, 딱 들어맞는 것이, 마블의 치밀함이란 이런 색상 선택에서조차 드러나는 듯하다.



타노스의 건틀릿을 완성하는 여섯 개의 소울스톤처럼 현실 속의 보석으로 건틀릿을 만들고자 한다면, 어떤 보석을 선택해야 할까. 인피니티 스톤 하나하나를 살펴보며 적당한 보석을 골라보자.



청정한 블루, 스페이스 스톤


마블에 가장 자주 출연했기에 우리에게도 가장 익숙한 스톤이다. 태서랙트(tesseract)라는 이름이 더 익숙한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정육면체의 태서렉트 안에서 막강한 힘의 원천이 바로 이 스페이스 스톤이다. 이름에 걸맞게 스페이스 스톤을 갖고 있는 자는 하나의 유니버스에서 다른 유니버스로 갈 수 있는 포털을 만들 수가 있고 순간 이동을 할 수도 있다.


태서랙트를 손에 넣은 로키


어벤저스에서 사랑스러운 악당 로키가 실드로부터 태서랙트를 훔쳐서 포털을 여는데, 그 포털을 타고 외계 군단이 지구를 침략하러 오는 줄거리가 기억날 것이다. 아이언맨의 활약으로 포털은 닫혔고 토르가 아르가르드에서 안전하게 보관하려고 하나, 결국 라그나로크에서 아르가르드가 파괴되면서 로키가 스페이스 스톤을 몰래 빼돌리고, 결국 인피니티 워에서 타노스가 로키로부터 스페이스 스톤을 강탈해버리고 만다.


사파이어, 아쿠아마린, 아파타이트


푸른색 보석은 다양하지만 그중에도 사파이어가 가장 고가인만큼 가장 아름답고 깊이있는 컬러감을 자랑할 테다. 차원을 넘나드는 포털을 열 수 있을 정도로 신비롭고도 강렬한 컬러감을 선보이는 원석을 고른다면 아마 블루 사파이어가 될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파이어의 사악한 가격을 고려할 때 스페이스 스톤의 푸른빛을 담은 비교적 저렴한 젬스톤들도 있다. 아쿠아마린, 아파타이트, 블루 탄자나이트, 블루 가넷 모두 영롱하면서도 오묘한 고유의 푸르름이 담겨있다.



신비로운 보라, 파워 스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그 위력을 느낄 수 있었던 파워 스톤은 말 그대로 엄청난 힘을 지닌 스톤이다. 파워 스톤을 가진 자는 우주적 힘을 발휘할 수 있지만, 막강한 힘을 가진 자에게는 막강한 책임도 따르는 법. 소유하는 자의 힘이 강해야 스톤을 견딜 수 있기도 한 난점이 있다.


봉인되는 파워스톤


타노스에게 전달할 요량으로 파워 스톤을 힘에 넣은 로난은 타노스를 배신하는데, 스타로드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팀의 활약으로 파워스톤이 탈환했다. 우주 경찰이라고 할 수 있는 노바 코프가 파워 스톤을 보관하게 되지만 타노스에게 쉽게 털릴 뿐이라, 타노스가 우주 정복을 하는 단초를 제공하게 된다. 인피니티 워에서 타노스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스톤이기도 하다.


자수정, 퍼플 탄자나이트, 퍼플 가넷


보라색 원석하면 바로 떠오르는 것이 자수정이다. 귀족을 상징하는 고귀한 보라빛의 자수정에서는 파워 스톤에 걸맞는 힘과 권위가 느껴지는데, 국내의 언양과 울진 지역에서 나오는 자수정은 특히 그 빛깔이 아름답다. 탄자나이트 중에도 보라빛을 띄는 것들이 있는데 아무래도 자수정만큼 선명한 보라보다는 푸른 빛깔이 비치는 보라색이 많다. 가넷 중에도 보라빛을 띄는 것들이 있는데 마찬가지로 자수정만큼 보라에 가깝기 보다는 붉은빛이 좀 더 비치는 보라색에 가까울 수는 있다. 가넷은 특히 워낙 다양한 색상이 있어서 잘 고르기만 하면 가넷만으로도 모든 스톤을 구성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생명력 가득한 그린, 타임 스톤


타임 스톤은 시간을 과거로 되감을 수도 미래로 돌릴 수도 있는 엄청난 능력을 지닌 돌이다. 닥터 스트레인지에서 모든걸 다 갖춘 잘생긴 오이가 도르마무에게 맞서 싸우면서 이 타임 스톤의 위력을 느낄 수 있다. 무식하게 엄청난 물리력으로 상대하는 파워 스톤보다 미래를 보고 시간을 돌리고 되감고 할 수 있는 타임 스톤이 더 우아하게 느껴지는 것은 나뿐인가.


닥터스트레인지의 목걸이에서 빛나는 타임스톤


오이는 결국 타임스톤을 거주하는 티베트 카마타즈에 두고 지키는데, 인피니티 워에서는 목에 빛나는 이 돌을 목에 걸고 싸워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참고로 인피니티 워에서는 띠꺼운 천재 캐릭터인 토니 스타크와 닥터 스트레인지가 만나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관람 포인트. 결국 타임 스톤은 타노스의 손에 넘어가게 되는데, 가장 현자인 그가 이미 미래를 보고 모든 확률을 계산하고 선택한 것이라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그린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원석은 오즈의 마법사에서 등장한 초록 왕국을 구성하던 에메랄드다. 비비드한 컬러 맑고 투명한 녹색을 에메랄드 그린이라고 부를 정도로 아름다운 색감을 자랑하는 이 원석은 자연의 섭리라 할 수 있는 시간 개념을 뒤흔드는 타임 스톤에 딱 어울린다. 그외에 조금은 더 노란빛을 띄는 녹황색의 페리도트를 써볼 수도 있지만, 닥터 스트레인지의 목걸이에 붙어 있을 법한 조금 더 진한 초록빛을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원한다면 크롬 다이옵사이드차보라이트 가넷을, 조금 더 밝은 반짝임을 원한다면 데만토이드 가넷를 추천한다.



정렬의 레드, 리얼리티 스톤


에테르라고도 불리는 리얼리티 스톤이다. 토르 다크월드에서 에테르의 막강한 힘을 엿볼 수 있는데 그 힘의 원천이 바로 리얼리티 스톤이다. 현실을 왜곡시켜서 물질을 암흑 물질로 만들거나 현실을 조작하는 데에 쓰인다.


타노스의 건틀릿 속에서 반짝이는 리얼리티 스톤


다크월드에서 악당 말레키스가 애타게 찾던 에테르를 끝내 탈환한 아스가르드는 이를 다시 더 컬렉터에게 맡겼다. 역시나 생긴것만큼이나 음흉한 컬렉터가 보관하던 리얼리티 스톤은 타노스의 수중에 넘어가버린다. 나의 최애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팀이 노웨어로 컬렉터에게 찾아갔을 때 이미 리얼리티 스톤은 타노스의 것이여서, 모든 것이 현실이 왜곡된 환상이었다는 가슴 아픈 장면을 잊을 수가 없다.


루비와 레드 가넷


레드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보석은 루비다. 루비 특유의 고상하면서도 딥한 레드 컬러는 그 어떤 보석에도 비할 바 없다. 특히 비둘기 핏빛이라는 버마산 루비의 컬러에서는 리얼리티 스톤의 위력 중 하나인 현실을 왜곡한 환상이라는 서늘한 힘을 느낄 수 있을 것만 같다.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대의 루비도 있으니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루비로 건틀릿을 완성해봐도 재미있을 것 같다. 루비말고 석류석이라고도 불리는 석류처럼 붉은 레드 가넷도 붉은색을 대표하는 원석이라 할 수 있다.



화려한 옐로우, 마인드 스톤


로키가 생각을 조종할 때 사용했던 창 안에 있던 것이 바로 노란색 마인드 스톤이다. 로키의 술수로 인해서 호크아이가 조종당하기도 했던 것이 기억나는가. 마인드 스톤은 정신세계를 관장하면서 단순히 생각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활동을 활성화시켜 초능력을 향상시키기도 하는 뛰어난 능력을 지녔다.  


비전의 이마팍에서 반짝이는 마인드 스톤


이후에는 토니 스타크와 브루스 배너가 울트론을 만드는 과정에서 마인드 스톤이 사용되기도 했는데, 결국 실패로 돌아가면서, 어벤저스 팀은 비전을 탄생시키고 비전의 이마 한 가운데에 마인드 스톤을 박아넣는다. 인피니티 워에서 스칼렛 위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타노스가 타임 스톤을 활용해 이마에 박힌 마인드 스톤을 빼앗아 버린다.


옐로우 사파이어, 옐로우 다이아몬드, 옐로우 그로슐라 가넷


인간의 정신세계를 지배하는 힘을 가진 이 강렬한 노랑을 가장 잘 표현하는 원석은 옐로우 사파이어가 아닐까 싶다. 옐로우 사파이어의 투명하면서도 쨍한 컬러감은 비전의 이마에서 빛나는 마인드 스톤과 가장 가까운 색상이 아닐까. 빛을 받았을 때의 그 반짝임은 또 옐로우 다이아몬드를 따라올 자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옐로우 사파이어나 옐로우 다이아몬드 모두 비교적 고가인 점을 고려할 때, 그로슐라 가넷 중에 초록빛 보다 노랑에 가까운 것을 사용해도 좋을 것 같다.



오렌지, 소울 스톤


아직은 알려진 것이 적은 미지의 스톤이다. 소울 스톤이 있으면 다른 사람의 영혼을 조종하거나 그 영혼을 다른 세상에 가둬버릴 수 있다고는 하는데, 정확히 어떤 능력이 있는지는 앞으로 차차 밝혀지지 않을까. 인피니티 워에서 타노스가 소울 스톤을 손에 넣은 경위가 등장한다.


타노스 손바닥에서 빛나는 소울스톤


타노스가 보르미르 행성에서 소울 스톤을 손에 넣는데,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에서 악당으로 등장했던 레드스컬이 타노스에게 소울 스톤을 얻기 위해서는 자신이 사랑하는 가장 소중한 것을 희생해야 한다고 한다. 결국 타노스는 대의를 위해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딸 가모라를 죽인다. 타노스는 정말 그저 악당이라고 부르기에는 그릇이 어마어마한 인물임에 틀림없다.


세페사르타이트 가넷, 오렌지 토파즈, 오렌지 토르말린


오렌지 컬러 원석으로는 세페사르타이트 가넷과 오렌지 토파즈를 추천한다. 세페사르타이트 가넷은 오렌지색 원석 중에 가장 비비드한 오렌지 빛을 느낄 수 있는 돌이다. 그외에도 오렌지 토파즈, 오렌지 토르말린 정도가 오렌지 원석으로 추천할 만하다. 모두 붉은색도 노란색도 아닌 그 오묘하면서도 깊이있는 색감을 잘 보여준다.



인피니티 스톤 개개의 힘은 너무도 강해서 오래토론 갖고 있으면 힘이 쇠력해지다 못해 죽게 된다. 레드스컬만 해도 스페이스 스톤의 힘을 견디지 못했고, 파워 스톤을 들고 귀환하던 스타로드도 기력이 약해져 고생을 했다. 그래서 스톤들은 목걸이나 창 같은 물체에 들어 있는 것이고 타노스조차도는 특별히 만들어진 건틀릿을 착용했음에도 왼쪽 팔이 날아갈 정도로 몸에 큰 타격을 입은 것이다.


앞으로 인류, 아니 우주의 절반이 사라진 이 세상은 어떻게 될까. 남아있는 어벤저스 팀의 활약이 기대된다. '어벤저스: 앤드게임' 개봉일이 4월 26일로 확정되었다고 한다. 그전에 인피니티 워를 한번 복습해야할 것 같다.


일본의 키덜트족 중에는 세일러문을 보던 어릴 적 추억을 기리면서, 모조 플라스틱 보석이 아닌 진짜 루비와 골드로 보석 반지를 만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마블만 해도 잘 만든 피규어 가격이 웬만한 가죽가방 가격을 호가하니, 진정한 마블 덕후라면 타노스의 건틀릿처럼 나만의 인피니티 스톤 콜렉션을 만들어 보는건 어떨까.



                                                  www.connersto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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