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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너스톤 Apr 20. 2019

머리카락까지도 사랑해요, 빅토리아 여왕의 로켓 목걸이

진실된 마음을 심장 가까이 간직하는 로켓

오래된 영화를 보면 주인공이 소중하게 간직하던 목걸이의 펜던트가 로켓으로 된 장면이 종종 등장한다. 로켓을 열어보면 일찍이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초상화가 있거나, 전쟁 탓에 고향에 두고 온 아내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사랑하는 사람의 초상화를 보며 눈시울을 붉히는 장면들의 단골 소재다.


타이타닉 호에서 발견된 로켓 목걸이들




과거에는 약초나 허브를 담아 목에 걸고 다니면서 휴대용 비상약 역할을 하거나 아기의 치아를 담아 부적처럼 쓰기도 한 이 로켓은 애초에 ‘휴대’라는 실용적 기능을 위해 존재했다. 향수를 적신 솜을 로켓에 넣고 다니면서 악취의 중세 시대에 중대한 기능을 맡기도 했다.


고체향수를 담은 로켓


빅토리아 시대에 들어서면서 로켓은 실용적인 용도보다도 소중한 사람에 대한 기억을 간직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강해졌다. 이런 하트 모양 로켓을 목걸이 펜던트로 하는 이유는 바로 심장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진실된 마음을 간직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앤손 디킨슨 부부의 로켓


왕실의 로켓들


로켓의 뒷면에는 '나를 잊지 말아요'라는 꽃말의 물망초가 곧잘 새겨져 있고, 로켓 내부에는 한쪽에는 남자의 초상화를, 다른 한쪽에는 여자의 초상화를 그려넣어, 서로 항상 마주보는 모습으로 만들기도 했다. 그만큼 떨어져 지낸 연인들의 애틋한 마음이 담긴 주얼리였던 것이다.




티파니앤코의 하트 로켓 펜던트와 목걸이


금이나 은으로 만든 하트 모양의 로켓에는 경우에 따라 보석이 박혀 그 소중함을 배가시키기도 하고 때에 따라 대대손손 가문의 여자들에게 내려오기도 했다. 로켓의 은밀한 특성 상 그 안에 소중한 물건을 넣어 보관하거나 선물하기도 했다고 한다. 때문에, 그 안에 진주나 루비를 담아 선물하는 방식으로 구애를 하는 풍습도 있었다고 한다.


까르띠에의 지구본 모양 로켓
반지 로켓과 브로치 로켓


앞뒤로 빙빙 돌아가는 모양의 로켓, 비치는 유리 소재로 만들어 안에 들어있는 보석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디자인의 로켓, 내부에 향수에 적신 쿠션이 달린 로켓은 정교하게 장식한 금 세공 사이로 향이 배어나오도록 한 로켓 등, 그 기능과 목적에 따라 펜던트는 다양하다.




역사 속에도 흥미로운 로켓이 종종 등장한다. 밀애를 즐기는 경우에는 얼굴 전부가 아닌 연인의 눈을 그린 아이 미니어처를 로켓 내부에 넣어다니기도 했다고 한다. 사랑을 간직하고 싶으면서도 누군지 알려지면 큰일이 날 것을 대비한 양가적 감정이 묻어난 흔적이다.


18세기 영국의 아이 미니어쳐를 담은 로켓들


조지 4세에게는 과부였던 연인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왕이 과부와 만남을 잇는다고 하니 주변에서 결사반대를 했다고 한다. 그래서 둘이 서로의 눈을 그려진 로켓을 품에 간직하던 것이 바로 그런 밀애의 상징이 된 유명한 일화다.


초상화도 아니고 한쪽눈을 그린 미니어쳐를 준다는 것은 나의 이미지도 아니고 나의 일부를 상대에게 남기고 싶은 강렬한 욕망의 발로가 아니었을까. 보고 싶고 또 보여지고 싶은 그 마음이 약간의 독특한 유행으로 이어진게 아닐까 싶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머리카락이 담긴 로켓


더 나아가 사랑하는 이의 일부를 갖고 싶은 마음은 신체의 일부를 로켓에 담아 간직하는 데까지 이른다. 머리카락의 일부를 담아 간직하는 것이 또 하나의 유행이었은데, 영국 빅토리아 여왕도 알버트 공의 머리카락이 담긴 하트 모양의 로켓을 지녔다고 한다.




이처럼 여의치 않은 이유로 함께 할 수 없지만 사랑하는 누군가를 품 속에 간직하고 싶다면, 떠나간 부모님 또는 유학간 자녀에 대한 그리움에 사무친다면, 출장이 잦은 배우자에 대한 마음을 달래고 싶다면, 자신만의 특별한 로켓 목걸이를 주문해보는 건 어떨까.



                                                  www.connersto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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