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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온지 Oct 29. 2020

광고, 목표 끝의 공허감

뉴욕페스티벌 광고제 2020 수상 후기


뉴욕페스티벌 광고제 학생부문에서 동상 한 개, 파이널리스트 아홉 개를 수상했다. 수상 소식을 접한 지 꼬박 넉 달이 지난 뒤에야 수상 인증서가 바다 건너 집까지 도착하게 되었다.


솔직히 미묘한 기분이다. 어렸을 적 내가 추구하던 크리에이티브는 그저 나만의 즐거움을 위한 것이다. 머릿속 감에 의존한 아이디어는 보고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신선한 충격을 주었을지언정, 오래 기억되지는 않았다.


그래서일까. 사실 자랑스럽거나 벅차다기보다는 스스로 느끼는 회의감이 더 크다. 출품한 작품들은 겉핥기 식으로 문제를 도출해 이를 사용자의 습관이나 행동, 또는 클라이언트의 특장점으로 엮어 풀어낸 것이었다. 그 과정에 소비자나 사용자, 고객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공감은 존재하지 않는다. 도출한 인사이트는 몇 번의 포털 검색을 통한 통계와 수치로 뒷받침될 뿐, 중요한 것은 반짝이는 아이디어이다. 글쎄, 그저 보여지고 기억되기 위한 크리에이티브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


세계 3대 광고제에서 수상하는 게 어려서부터 가졌던 인생 목표 중 하나였는데 – 스물세 살의 나는 이를 어렴풋이나마 이루었고, 이제 나에게는 또 다른 꿈,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 보는 것들은 더 많아졌고, 시야도 더 넓고 깊어졌다.


수상 후기가 궁금해 찾아온 독자들에게 이 글이 보기 좋은 감상이나 귀감이 될지는 모르겠다. 하여간 복잡 미묘하다. 그간 내가 이루고자 했던 건 대체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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