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쓰기 일지 - 2일째)
서덕희 ( Deok Hee Seo ). "한국 교육인류학의 특징에 관한 일 고찰." 교육인류학연구 18.2 (2015): 1-56.
어제에 이어 같은 학술저널을 살펴보고자 한다.
한국의 교육인류학은 미국 전통에 많은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이 저널에서는 미국 교육인류학의 흐름에 대해 기록을 하고 있다. 그래서 간단하게 그 기록들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p.11 1920년대와 30년대 인간 행동이 생물학적으로 결정된다는 우생학자들에 대하여 인류학자들은 적극적으로 반발하였다. 그래서 소위 "생득 대 습득 논쟁(Nature VS Nurture)"으로 이름 붙여진 이 논쟁속해서 인류학자들은 습득을 지지하면서도 프로이드나 피아제, 왓슨 등의 인간 발달과 행동에 대한 일반화에 도전하며 이후 "문화와 인성(cultrue and personality)"학파를 형성하게 된다. 문화와 인성학파는 집단적인 문화가 어떤 과정을 거쳐 그 집단 내의 구성원들의 인성으로 드러나는가에 관심이 있었고, 그 과정은 학습 혹은 교육과 무관할 수가 없었다. 이 "문화와 인성"학파는 미드를 통해 이후 교육인류학의 모태가 된다.
p.19 스핀들러(1967)는 문화전달과 관련된 초기 논문에서 "어떻게 어린 세대는 문화적 체제가 유지되는 방식으로 행동하기를 원하게 되는가"라는 문제의식에 기초하여 다양한 문화전달의 방식들을 살펴보았다.
그는, 안정적 문화체계에서의 교수와 학습 기법과는 달리, 근대화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도입된 교육체계인 학교 교육은 현존하지 않는 '미래'를 위한 '충원'기능을 수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기성세대와 어린 세대 간의 갈등을 유발한다고 지적한다
p.22 기어링(Gearing)은 삐아제(Piaget, J.)의 개념을 응용하여 문화전달을 '동화'와 '조절'의 두 과정으로 분석함으로써 모든 문화전달은 이질적인 두 집단이 정합과 부정합을 반복하는 가운데 동질성을 확보해 나가는 과정이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p.24 윌코트의 학습에 대한 관점은 겟첼즈(Getzels)의 말을 빌어 인간은 주어진 "문제를 푸는 존재(problem solver)"인 동시에 "문제를 찾는 존재(problem seeker)"라고 지적한 데에서 잘 드러난다. 윌코트에 따르면, 인간은 교수자가 제시한 문제의 틀 내에서만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 스스로 문제의 틀을 만들어나가는 존재다. 이제까지 교육인류학자들은 문제를 발견하고(problem-finding) 자극을 추구하는(stimulus-seeking)행위는 개인의 독특한 기질로만 치부해 왔으나 그러한 행위들을 모아본다면 그런 행위에 대한 문화적 영향력의 유형들(patterns)들을 확인할 수도 있으며, 서로 다른 사회들이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발견하고 자극을 찾는 행동을 수용하는가 등을 연구해 볼 수 있다(Wolcott, 1982: 102)는 것이다. 또한 학습은 개인적으로 이루어지며 이 학습의 결과 문화가 획득되는 것이기 때문에 한 사회를 이루고 있는 개인들이 동일한 문화를 공유하고 있으리라는 생각 자체가 오류라고 지적한다. 개인별로 서로 다른 수준 혹은 내용의 문화를 획득하게 되는 과정의 차이점들을 바로 교육인류학자들이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1982: 104).
구체적으로 그는 Becoming(Allport, 1995)보다는 Becoming a Kwoma(Whiting, 1941)에서처럼 보편적 학습 이론을 제시하기보다 포괄적 연구 틀을 제시하고 문화의 특정한 측면이 학습되는 구체적인 과정을 기술하는 것이 교육인류학이 할 수 있는 기여라고 주장하였다(Wolcott, 1982L 102). 또한 보편이론을 문화기술지를 통해 '입증하는(prove)'연구보다는 기존의 이론을 통해 드러나지 않는 부분을 '탐구하는(probe)'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p.25 한편, 같은 시기 핸슨(1982)은 윌코트와는 다소 다른 방향에서 "학습인류학"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핸슨(1982:189)은 이제까지 교육인류학이 학교 교육과 같이 의도된 전달의 맥락에만 관심을 기울일 뿐 인간이 환경과 상호하는 작용에서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학습은 교사 혹은 처방에 따른 것이 아니어도 이루어질 수 있는데, 자전거 타기에서도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문화의 물리적 표현물과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학습은 일어난다는 것이다.
p.26 그가 보기에 학습은 지식이 전달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학습인류학은 지식전달의 인류학과 다른 것이 아니며 이는 지식의 인류학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지식에 대한 그의 관점은 첫째, :모든 지식은 문화적으로 불어 넣어지며", 둘째, "문화적 지식은 모든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차등적으로 분배되고, 가장 동질적 공동체에서도 공통의 지식에 대한 변이들이 있게 되며(그런 점에서 어느 정도 모든 사회는 다문화적이다)", 셋째, 지식은 언어적, 비언어적, 인지적, 정의적 등 복수양식(polymode)으로 존재하고, 넷째, 지식은 항상 그 담지자가 지닌 더 큰 정보의 망과 연결되어 맥락화된다는 것이다(Hanson, 1982: 189-1900).
p.26 특히 핸슨의 연구에서 주목할 것은 지식 전달의 과정이라는 학습을 하나의 현상으로 보고 이를 분석하는 틀을 차원별로 제시하였다는 점이다. 그는 지식 전달 과정의 분석은 '과정적 분석(processual analysis), '구조적 분석'(structural analysis), '맥락적 분석'(contextural analysis), '역사적 분석'(historical analysis) 네 차원에서 가능하다고 보았다.
과정적 분석(processual analysis)에서 첫째, 각 참여자들이 상호작용에 활용하는 상황과 맥락에 대한 정의를 확인하고, 둘째, 의사소통을 코드화하고 코드를 푸는 과정에 활용되는 의사소통 채널과 관련된 문화적 의미를 고려하며, 셋째, 전달의 채널 등 간의 상호작용을 분석하고, 넷째, 의사소통 능력을 포함하여 참여자들의 의사소통적-해석적 레퍼토리를 분석하며, 다섯째, 각자의 관심과 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의사소통 전략을 분석한다(Hanson, 1982: 193).
구조적 분석(structural analysis)에서는, 가령 계급과 마찬가지로, 개인 행위를 객관적으로 억압하거나 지시하는 더 큰 행위의 패턴이 인간행위와 상호개인적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것이다. 한 사회 내에서 다양한 종류의 지식의 분배, 젠더, 연령, 계급, 친족(kinship), 민족성(ethnicity)등 다양한 차별화의 기저들, 그리고 목표, 전략, 권력 그리고 이해집단이나 사회적 계층들과의 관계등과 관련된 전달의 행위체(agencies)들, 지식의 사용을 통제할 뿐만 아니라 지식의 자원이나 가치로운 영역에 접근을 통제하는 방법 등과 관련된 전달의 행위자들을 연구하는 것이다(Hanson, 1982: 195).
맥락적 분석(contextural analysis)이란 사건들이 다른 사건(과거, 현재, 미래)들, 그리고 그 사건이 일어나는 과정의(물리적, 사회문화적, 시간적) 환경과의 상호관계 매트릭스 속에서 그 사건을 바라보는 것이다(Hanson, 1982: 195).
역사적 분석(historical analysis)은 간접 보고서에 의존하는 한이 있다고 하더라도 기술이 가능한, 충분한 시간적 거리와 충분한 양의 사건들에 초점을 두고 통시적 연구를 하는 것들을 뜻한다. 역사적 분석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만큼 시간의 깊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변화와 지속성, 그리고 작동하는 구조적 힘들을 추적하려면 역사적 분석이 필요하다(Hanson, 1982: 196).
무언가 이런 개념들을 연구에 쓸 수 있을까 싶기는 한데 솔직히 자신은 없다. 잘 모르겠다. ㅠㅠ 다만 마지막에 핸슨이 지식 전달의 과정이라는 학습을 하나의 현상으로 보고 분석한 건 참고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