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브랜드의 광고를 볼 때면 항상 주관과 객관이 공존한다. 내가 좋아하는 또는 이미 큰 성공을 거둔 브랜드의 콘텐츠를 볼 때는 칭찬봇이 된 기분이다. 광고인인 사람치고 ‘와 역시 이 브랜드는… 잘한다…’라는 말 한번도 안해본 사람은 드물것이다. 이번엔 이처럼 콘텐츠를 평가할 때 어떤 시선으로 평가하는 게 맞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볼 것이다.
‘마음까지 든든해지는 키보드.’
‘작은 사이즈, 거대한 역량’
‘강력하다. 다채롭다. 경이롭다.’
‘스피드 그 이상의 스피드’
각각 어느 브랜드의 카피일까? 위 4가지 카피는 모두 애플의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카피다. 아이패드 키보드, 아이패드 미니, 아이패드 에어, 아이폰12의 순이다. 개인적으로는 애플이기에 쓸 수 있는 카피들이라 생각한다. 카피 자체가 뛰어나기보다 브랜드의 힘을 짊어진 카피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애플워치 6세대가 처음 나올 쯤에 애플은 ‘세상에 없던 시계’라는 카피를 썼다. 한 페이스북 페이지에서는 ‘애플 카피는 역시 남다르다.’라고 평했다. 그 페이지를 깍아내리고자함은 아니지만 나는 동의하지 못했다. ‘애플이 아니라 다른 브랜드의 카피였다면 쉽게 묻힐 카피들이 애플의 홈페이지에 박혀있다는 이유만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고 느꼈다. 여기서 내가 느낀 포인트는 ‘평가의 객관’이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면 뭐해?’
내가 아무리 콘텐츠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하더라도 실제 소비자들은 그렇지 않다. 소비자들이 보는 콘텐츠는 브랜드의 날개를 달고 있는 콘텐츠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바로 시선의 주관이다. 단순히 바라보는 것, 즉 내가 소비자가 되어 바라보는 시선에 초점을 두어 극히 주관적인 사람이 되어야한다.
순수한 콘텐츠 자체의 힘이 아니라 브랜드의 힘에 휘둘리는 나를 그대로 놔두고 느껴야한다. 그래야만 소비자의 시선이 이 콘텐츠를 볼 때 어떤 느낌일지를 조금이라도 가늠해볼 수 있다.
엄청 단순한 얘기를 어렵게 한 느낌이다. 결국 콘텐츠는 객관성과 주관성 모두를 고려해 판단해야한다는 말이다. 적어도 내가 콘텐츠 제작자라면, 카피라이터라면. 브랜드 파워만 믿고 두루뭉술하고 감성적이기만 한 카피를 쓰지 않아야 하는 것이고 그렇다고 브랜드의 힘을 완전히 배제한 채 콘텐츠만으로 승부를 보고자 함은 이점을 이용하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