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겉절이를 담았다. 포기 배추 하나를 시장 보자기에 담고 보니 출렁했다. 알이 빽빽하더니 속이 꽉 찬 배추다. 여름에 이런 배추 보기 쉽지 않은데 어느 농사꾼이 무척 애를 썼나 보다.
여름이 되고 보니 묵은지가 당기질 않는다. 그래서 엊그제 부추 한 단을 사 와 부추 겉절이를 담았다. 음식을 만들 때 본 재료도 좋아야 하지만 양념류가 잘 어울려야 한다. 그걸 손맛이라고 하나보다.
애기가 성장하면서 부모님과 형제들에게 하나씩 배우는 건 대부분 보고 듣고 따라 하기다. 요리도 마찬가지다. 많이 보고 많이 듣고 많이 따라 하기다. 따라 하면서 자기만의 방식을 만들어 가는 걸 창작이라고 한다. 하늘에서 갑자기 별난 새로운 요리를 만드는 경우는 정말 많지 않다.
양념이 비슷한 재료의 반찬인데도 다르게 사용하는 경우가 콩나물과 숙주나물이다. 콩나물 무칠 때 간을 내는 양념은 소금이다. 그런데, 숙주나물을 무칠 때는 조선간장을 쓴다. 그 두 개의 다른 양념이 콩나물과 숙주나물의 맛을 독특하게 해 준다.
부추는 독자적인 반찬이 되기도 하지만 배추와 어울리거나 쪽파와 어울릴 때 그 효과가 더 좋다. 그래서 어제 배추 겉절이 담을 때 엊그제 담은 부추 겉절이를 함께 버무렸다. 생생한 느낌의 부추는 아니지만 소금 간으로 물을 뺀 배추가 아니어서 그런대로 어울렸다.
어제가 칠석날이었지. 배추와 부추가 만났네. 뭐, 견우직녀만 꼭 만나야 하나. 이렇게 만나서 어우러진 맛이 좋으면 좋은 만남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