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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송은 Apr 19. 2021

[나의 이십 대 보고서 #5] 행복할 줄 알아요

오랜만에 꿈이 뭐냐는 질문을 받았어요

유튜브에서 조금 유명해졌더니, 길거리에서 저를 알아보는 분들이 있어요! 제 사인을 원하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참 살다보니 별 일이 다 있는 것 같아요. 가끔 일터와 불특정 다수에게 '잘하고 있다'라고 인정받을 때, 마음과 몸이 붕 뜬 기분이 들어요. 그럴 때마다 분위기 깨는 애가 끼어들죠. 이름은 '너 이거 없어도 행복할 수 있어?'이에요. 조금 얄밉긴 하지만, 그 친구가 제게 성실하게 찾아오는 걸 참 고맙게 생각해요. 그 친구가 왔다 가면 오히려 현재에 감사하고 그 기쁨을 충분히 만끽하게 되고요, 그 성공을 손에 꽉 쥐지 않게 돼요. 얼마 전에 귀여운 대학생에게 질문을 받았어요. 인생 목표가 뭐냐고요.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죠. "시나리오 작가!"라고요. 유쾌하면서도 편안한, 그러니까 관객의 마음을 녹일 수 있는 영화. 관객 한 사람 한 사람이 현실이라는 광야에서 일어날 힘을 얻는 건강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했죠. 그리고 덧붙였어요. 힘차게 도전하는 삶을 이어가 돼, 무엇을 하든 행복할 줄 아는 사람이고 싶다고요. 설령 영화를 못 만들더라도, 제 영화를 사람들이 사랑해 주지 않는다 해도, 그래도, 인생을 무의미하게 여기지 않을 거예요. 말처럼 쉽진 않겠지만요. 성공이 주는 기쁨이 분명히 있지만, 제 행복을 보장하는 우상으로 삼고 싶지 않아요. 내일도 사랑하는 사람과 맛있는 식사를 놓치지 않고 싶어요. 눈부신 햇살도 꼭 챙겨 받을 거예요. 아, 운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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