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매매 도전기
이 오피스텔에서 산지도 4년이 되어 간다.
현재 집주인은 이전 주인으로부터 이 오피스텔을 매매한 터라 갱신하려면 할 수도 있겠지만, 작년에 야비한 수법으로 20%나 전세금을 올린 집주인과 더 이상 거래하긴 싫었다. 나에겐 딸이 들어와 살 거라고 해놓고 몰래 부동산에 집을 내놨던 것이다.
그때 이 집은 여기까지다 마음먹었다.
시간이 어쩜 이렇게 빠른지 HUG로부터 계약 만료일을 알리는 메시지가 왔다. 다시 집 없는 신세로 돌아감. 계약으로 묶여 있는 동안에는 심정적인 의미였지만 계약 만료일이 카운팅을 시작한 지금은 물리적인 의미가 될 수도 있다.
다음 집을 찾아보기로 했다. 어떤 형태든 다시 내 몸과 짐이 들어갈 공간이 필요하다.
월세
10년이 훌쩍 넘은 첫 자취의 시작은 7평짜리 작은 원룸이었다. 당시 나는 대학원 입학을 앞두고 있었는데 본가와는 1시간 정도 거리였다. 그럭저럭 다닐 수 있지 않겠냐 하던 엄마는 나와 빨간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 본 후에 마음을 바꿨다.
“거길 어떻게 다녀. 집 구해.”
처음으로 ‘보증금’을 내고 사는 집 계약에 지식이 있을 리 없었다. 일단 지하철 노선도를 펴고 학교와 가까운 곳 몇 군데를 찍었다. 그중에 마음에 들어온 건 마포.
서울살이에 빠삭해진 지금에야 마포가 얼마나 비싼 동네인지, 거리며 환경이며 주거지로 얼마나 좋은 곳인지 잘 알지만 그 당시에 내가 마포를 첫 자취 동네로 선택한 이유는 별 게 없었다.
학교과 같은 노선이고, 주택가라 조용하고, 내 보증금 사정거리 안에 있는 신축이라는 점.
엄마와 같이 집을 보고 몇 개 안 남은 방 중에 하나를 골라 계약했다.
그렇게 첫 집에서 8년을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