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제 zeze Nov 30. 2021

지친 현대인을 위한 휴식지 :: 경기도 포천 '숨'

정원을 품은 아름다운 공간

경기도 포천시 고모리 735

금 11:00 - 19:00 / 토, 일 11:00 - 19:00

주차 가능

Garden, Healing, Therapy

@cafe_soom




카페의 이름에서 느껴지듯, 이곳은 도시에서 지친 사람들을 위한 힐링공간으로 만들어진 카페다. 노키즈존으로 운영되며,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장소 외에도 특정 시간대 이용 가능한 '힐링 존'이 따로 있다. 큰 창을 통해 바라보는 그림 같은 풍경과 실내에 싱그럽게 조성된 실내 중정까지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한 Green Therapy 요소가 많이 적용된 카페 숨을 소개한다.


탁 트인 창, 내쉬는 숨


혹시 이 뷰를 위해, 이 뷰를 보고, 여기에 카페를 짓기로 한건 아닐까. 3미터는 족히 넘어 보이는 큰 창을 액자 삼아 가을 풍경을 온전히 들여놓은 이곳이 바로 카페 숨의 명당자리이다. 북동향을 면해 직접적으로 해가 들어오진 않아 창을 바라보는 자리가 부담스럽지 않고, 자리에 머무름에 따라 해가 넘어가며 죽엽산을 물들인 단풍의 변화도 감상할 수 있다.



차경의 좋은 예


'차경'은 단어 그대로 경치를 빌린다는 뜻이다. 벽에 거는 그림과 달리 풍경을 그대로 두고 변화하는 바깥 풍경을 온전히 받아들인다. 시시각각, 일 년 절기에 따라, 또 날씨 혹은 마음 상태에 따라 변화하는 액자 안의 그림이라니, 너무 매력적이지 않은가.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 그 효과가 더욱 극대화된다.


*차경 : 경치를 빌려온다는 뜻으로, 외부 경치를 경관 구성의 일부로 이용하는 조경 기법.



창이라는 액자


풍경을 잠시 빌려서 즐긴다는 이 개념은 과거 한옥 건축에서 잘 나타나는데, 한옥에 창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한옥에서는 창을 창이 아닌 풍경을 담을 수 있는 액자로 보았다.


이곳도 건물 모든 방향에 창을 활용해서 주변의 풍경을 내부로 끌어들였다. 경치를 향해 창을 내는 것은 실내에 살아 숨 쉬는 풍경화를 구비해 두는 것과 같다.



차경과 조경을 한자리에

이 카페의 또 다른 아이덴티티 중앙 정원이다. 건물과 건물 사이에 천정을 이어 온실 정원의 느낌을 냈다. 커피 마시는 공간이 경치를 멀리서 감상할 수 있었다면, 중앙 정원은 실내에서 조경을 더 가까이 즐길 수 있는 요소이다.



잘 다듬어져 있다, 아기자기하다, 정돈되어 있다, 고요하다, 등의 수식어가 떠오르는 건물 사이의 정원은 일본식 정원을 떠올리게 한다.  일본 정원이면 꼭 있는 연못과 다리는 없지만, 대신 다양한 소형 바위들과 작은 물 흐르는 곳(테미즈야를 노린 걸까)을 만들어 두었다.



음료, 디저트보단 공간과 휴식에 초점을 둔 곳이지만, 커피를 사면 플라스틱 텀블러에 담아서 주고, 티는 이렇게 우려먹는 형태로 제공된다. 음료 값은 매우 사악(8,000~) 하니, 커피와 함께 경치를 감상하러 간다고 생각하는 게 좋을 듯하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평소 생활공간에서 가질 수 있는 답답함을 해소하도록 조성되었다. 정원을 품은 환경을 만들어 두었으니 누구든 편안한 마음으로 맑은 공기를 쐬면서 여유로움을 얻어 가면 좋을 것 같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