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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라 Jun 11. 2020

2020년 6월 11일, 어느 목요일.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갑자기 일을 시작하게 됐다.

사실 올해 초에 일을 다시 하려고 몇 군데 알아봤었다. 그런데 마음에 들었던 곳의 채용은 취소되고 상황이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는 걸 보니 올해도 백수로 놀아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지 며칠 만에 갑자기 채용 제안이 왔고, 승낙해버렸다.


시작 전에 일주일 정도 시간이 있어서 '뭘 하고 놀아야 잘 놀았다고 소문이 나나!' 하며 많이 고민했지만 그다지 한 건 없다.

그저 또 "하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들을 '다음에-'라며 미루지 말자"는 교훈을 얻었을 뿐이다. 이렇게 깨달아놓고 매번 잊어버리고선 새로 또 깨닫는, 늘 같은 교훈을.


참여해보고 싶은 글쓰기 모임이 있었다. 이젠 그 모임이 진행되는 시간엔 일을 하겠지.

사고 싶은 플레이트가 있었다. 사러 갔더니 품절이고, 언제 다시 들어올지, 들어오긴 할지도 알 수 없다.

6월엔 매일 한 시간씩 글을 쓰려고 했었다. 일을 막 시작하면 새로 배울 것들이 많다는, 피곤하다는, 어차피 매일 한 시간 글쓰기는 글렀다는, 이런 핑계들로 쓰려고 했던 글들은 또 미뤄진다. 그리고 사라지겠지.


지난번에 쓰고 싶은 글이 있을 땐 써야 한다고, 그렇지 않으면 그 글은 사라진다고 깨달아놓고, 나는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그리고 새삼 또 다짐해본다. 하고 싶은 건 하고, 사고 싶은 건 사고, 미루지 말고, 좀.

오늘 집에 가는 길엔 꽃다발이나 하나 사가야지. 오늘은 왠지 리시안셔스 한 다발을 사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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