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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나라 Jun 02. 2019

영화 [독전] [버닝] 무엇이 달랐을까

[독전] [버닝] 상반된 흥행 결과 / 경영학적 분석

- 글 시작전 남기는 말

이 글은 영화 독전과 버닝 개봉 직후 쓰여진 글이며, 쓰여진 내용은 개인의  주관적인 분석 글임을 알립니다. 

<영화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영화 공부를 위해 분석한 글이며 영화 독전/버닝 관련 자료를 참고하였습니다> 



영화 [독전] [버닝] 무엇이 달랐을까


[독전] [버닝]의 상반된 흥행 결과 


최근 한국 영화 개봉작 중 원작을 리메이크한 작품의 비율이 증가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신과 함께’ 등 소설, 웹툰, 영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리메이크되고 있다. 리메이크 영화는 한국 영화 산업의 발전을 이끌었으며 한국 영화의 다양성을 보존시켜왔다. 

최근 이슈작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 ‘버닝’ 과 ‘독전’은 원작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영화 ‘버닝’은 인기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의 ‘헛간을 태우다’ 라는 단편 소설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며 ‘독전’ 의 경우 홍콩의 ‘마약전쟁’이라는 영화를 리메이크 했다. 

두 작품 모두 개봉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충무로의 대세 스타들이 총출동한 독전과 칸 경쟁부문에 초대된 버닝. 2018년 상반기 엄청난 기대작들이였다. 하지만 그에 따른 흥행 결과는 굉장히 상반되었다. ‘독전’ 같은 경우 손익분기점 280만을 훌쩍 넘긴 500만 관객이라는 성공적인 성적을 얻은 반면 ‘버닝’은 예상보다 낮은 성적표를 받았다. 버닝의 손익분기점은 250만 이였지만 이에 훨씬 미치지 못한 52만 관객 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같은 시기 높은 기대를 받았던 영화 독전과 버닝은 왜 이렇게 상반된 결과를 얻게 되었을까? ‘버닝’ 그리고 ‘독전’ , 어떤 원인과 상황들이 이렇게 다른 결과를 만들었는지 지금부터 분석해 보고자 한다. 



리메이크 방식



우선 두 영화의 리메이크 방식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버닝’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작품으로 이창동 감독이 7년만에 새롭게 내놓은 작품이다. 영화와 원작소설의 차이점을 살펴보면 우선 영화 속 캐릭터의 설정이 변화되었다. 유아인의 ‘종수’ 역할이 소설 속에서는 유부남이라는 설정이었지만 영화 속에서는 ‘소설을 쓰는 청년’ 이라는 캐릭터로 변화되었다. ‘종수’를 ‘청년’ 이라는 캐릭터로 설정 함으로써 청년실업, 금수저 등 한국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다루고자 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소설 속의 중요한 소재인 ‘헛간’이 영화에서는 ‘비닐하우스’로 변화하였는데 일본이라는 소설 배경에서 ‘한국’이라는 배경으로 변화시키다 보니 전환된 요소들이라고 분석된다. 이창동 감독만의 영화로 재탄생 한 ‘버닝’은 소설안의 디테일한 부분들은 많이 달라졌지만 그 이외의 줄거리의 큰 틀은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소설이 영화화 되면서 가장 크게 변화한 것이 결론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영화 ‘버닝’은 원작소설과 다르게 이창동 감독만의 명확한 결론을 내세웠다. 소설 속에서는 여자 주인공 실종되고 아프리카에서 만난 ‘그 남자’를 의심하지만 끝내 여자를 찾을 수 없었던 주인공은 이 사건을 포기해 버리고 마는 것이 ‘헛간을 태우다’ 의 결말이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는 종수가 ‘벤’을 죽이고 벤이 타고 다니던 차에서 벤을 태우는 , burning이라는 제목에 부합하는 명확한 결말을 내놓았다. 버닝의 마지막 결말이 종수의 소설 속 이야기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이창동 감독만의 차별화된 결말을 내놓았다는 것이 특징이다. 



독전은 홍콩영화 ‘마약전쟁’을 리메이크 했다. 마약전쟁과 독전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는 스토리의 중점과 결말이다. 독전 같은 경우 마약조직의 숨겨진 보스 ‘이선생’ 의 정체를 밝히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 원작 영화 ‘마약전쟁’ 같은 경우 마약조직을 소탕하기 위한 경찰들의 활약과 사투를 중점에 두고 있다. 독전의 결말은 이선생의 존재에 대한 반전과 함께 류준열과 조진웅이 다시 만난 별장에서 한 발의 총성과 함께 끝을 맺는다. 그리고 그 결말에 대해 관객들은 다양한 해석을 하게 된다. 
 하지만 원작 <마약전쟁>의 결말은 다르다. 마약수사단 반장과 형사들이 홍콩의 마약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모인 마지막 장소에서 이들을 잡기 위한 형사들과 살아남기 위한 마약조직과의 전쟁이 시작되고 그들은 결국 전부 죽는 것으로 끝이 난다. 

마약전쟁에서 독전으로 리메이크 되면서 변화된 스토리는 독전에 어떤 득을 가져왔을까? 우선 이러한 스토리 전개의 변화는 독전만의 , ‘이해영’만의 스타일을 만들었으며 ‘이선생’ 의 존재에 대한 반전 스토리로 극을 더욱 긴장감 있고 파격적으로 이끌어 갔다. 또한 독전만의 ‘열린 결말’ 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관객들에게 지속적인 여운과 이야기 거리를 남겼다. 독전만의 반전 스토리와 열린 결말은 영화의 입소문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분석된다. 


버닝, 독전 배급전략 분석 [상영등급 , 배급시기]


상영등급은 영화 흥행에 상당부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한 배급요소 중 하나이다. 영화 등급 위원회에 의해 독전은 15세 , 버닝은 19세의 상영등급을 받았다.  

사실 ‘독전’ 같은 경우 상영등급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마약 제조 및 거래 장면 및 폭력적인 장면들이 빈번한 독전이 왜 15세의 관람 등급을 받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았다. 영상 등급 위원회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마약조직과 수사관의 대경을 그린 영화로 총격전, 총기 사래, 고문 등 폭력묘사와 마약의 불법 제조 빛 불법거래 등 약물에 대한 내용들도 빈번하지만 제한적으로 묘사돼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관객들이 받아들이기에도 15세 영화가 아니라고 생각된다는 점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지만 독전의 상영등급은 흥행여부에 중요한 요소였다고 분석된다. 만일 독전이 19세 등급 판정을 받았을 경우 지금의 흥행성적에는 미치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버닝은 왜 19세 등급 판정을 받았을까? 영상 등급 위원회에 따르면 버닝은 세 남녀의 비밀스러운 관계를 그린 영화로 남녀 성행위 장면과 흉기 살해 등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내용들이 자극적으로 묘사되었고 살인과 방화 충동이라는 주제 등 청소년에게 유해한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는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라고 설명했다. 버닝 같은 경우 19세 상영등급 판정이 흥행 실패 요인중 하나로 작용했다고 분석된다. 버닝이 만약 15세 관람가 판정을 받았다면 영화 관객수에 분명한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배급시기 또한 영화 개봉에 있어서 중요한 배급요소이다. 독전과 버닝은 비슷한 시기 개봉했다. 버닝 같은 경우 5월 17일 개봉했고 독전이 5일 뒤인 5월 22일 개봉했다. 버닝은 일부러 칸 영화제 시기를 맞춰 개봉했다. 때문에 두 영화 모두 데드풀 , 어벤져스 등 큰 외화들과의 경쟁 구도를 가지고 있었다. 이미 시장을 선점한 '데드풀2' 의 공세와 '독전'의 초반 독주가 매서웠다.  '버닝'은 개봉 초부터 호불호가 갈리며 입소문을 키우는 데 한계를 보였다. 

독전 같은 경우 영화자체의 경쟁력만으로 외화 영화에게 지지 않는 당당한 성적을 냈다. 그에 반해 ‘버닝’은 외화 영화들을 비롯해 ‘독전’이라는 또 다른 큰 산을 만나게 되었다. 큰 외화들의 경쟁 속에서 버닝의 입지가 약했다고는 볼 수 있지만 버닝 영화 자체와 마케팅에 대한 문제점이 발견된다. 


버닝 마케팅 분석


버닝의 마케팅 전략은 칸 영화제 수상이 핵심이 되었다. '버닝'의 개봉 시기 역시 칸영화제에 맞춰졌다. 칸이 사랑하는 감독 이창동 감독의 전 작품들이 칸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던 만큼  ‘버닝’ 역시 좋은 결과를 기대했고 그 기대가 마케팅에도 반영되었다. 

하지만 버닝은 국제비평가연맹상에 그치고 말았고 이번에도 황금 종려상은 이창동의 차지가 아니였다. 버닝이 황금 종려상을 받지 못하자 영화에 대한 인기와 관심이 조금씩 사그러 들었다. 공교롭게도 '버닝'은 전국 52만 명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치고 말았다. 만일 버닝이 칸에서 황금 종려상의 영광을 얻었다면 지금의 흥행성과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버닝만의 셀링 포인트가 아니라 외부적인 요소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수상결과가 영화 흥행 결과에도 영향을 미친 듯 하다. 차라리 무라카미 하루키 원작이라는 점과 이창동 감독을 중심 셀링 포인트로 잡았다면 더 좋았을 듯 하다. 

이건 약간 번외의 이야기이지만 황금종려상 수상 여부가 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된다. 국내에서 버닝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가 굉장히 많이 갈렸다. 낯설고 어려웠고, 영화 속 메타포가 아쉽다는 것이다. 하지만 만약 영화가 황금종려상을 수상을 했더라면, 관객들에게 영화가 어렵고 낯설다 하더라고 그 자체로 인정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낯선 느낌이 좋게 해석하게 되는 그런 이점이 있었을 거다. 물론 영화 자체의 부족함도 부정할 수 없지만 만일을 가정한 경우를 이야기하고 싶다. 
 
 


 독전 마케팅 분석


독전 같은 경우,  ‘마약전쟁’ 이라는 영화의 리메이크 작임을 거의 밝히지 않았다. 왜 그런 마케팅 전략을 내세웠는가를 분석해 보았을 때 스토리의 긴장감이 중요한 영화적 특성 안에서 원작의 스토리를 미리 알고 있을 경우 관객이 느끼는 긴장감과 스토리의 신선함을 감소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라고 분석된다. 그래서 독전은 리메이크 작이라는 점을 홍보하지 않았고 관객들에게 독전이 오리지널 시나리오인 듯한 홍보를 진행했다. 

독전은 캐릭터 자체를 셀링 포인트로 잡아서 집중했는데 강력한 비주얼과 스타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운 예고편이 개봉전부터 많은 인기를 얻었다. 기존의 한국적인 느와르 형식을 깬 새로운 비주얼과 사운드로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버닝은 상업영화인가 예술영화인가


다음으로는 버닝은 상업영화인가 예술영화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이 부분을 이야기하고 넘어가는 이유는 버닝의 흥행 실패 원인 중 하나였다고 분석되기 때문이다. 

우선 ‘독전’ 같은 경우 완벽한 대중성을 가지고 있는 완벽한 상업영화이다. 그에 반해 버닝에 대해서는 상업영화인가 예술영화인가에 대한 의견이 조금 갈린다. 이창동 감독은 자신을 상업영화 감독이라고 말하지만 버닝이라는 영화 자체가 상업성과 대중성을 전면에 드러내는 영화라기 보다는 영화 고유의 미학과 작가의 주제 의식에 중심을 두었다고 볼 수 있다. 버닝은 총 제작비가 80억이나 든 꽤 규모가 있는 영화이지만 현재 관객들이 받아들이고 있는 바로는 상업영화보다는  ‘예술영화’에 더 가깝다고 분석된다. 


<버닝의 메타포>

버닝안의 메타포에 대한 부분은 의견이 상당히 갈리는 부분이였다. 이창동의 메타포가 아쉽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너무 난해하고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나의 개인적인 의견을 말해보자면 나는 버닝 안의 메타포가 꽤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버닝에 대한 의견 차이는 사유영화이자 예술영화인 버닝의 영화 특성상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아까도 언급했듯이 이창동 감독은 자신을 '상업영화 감독'이라고 말하지만, 일반 관객 대부분은 그를 '예술영화 감독'으로 생각해왔다. 그의 작품은 품격과 깊이가 있지만 불편하고 어려운 질문을 하는 영화이다. 

이창동 감독의 전작 ‘시’ 역시 칸 영화제 에서 시나리오상을 수상했지만 이 역시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다. 버닝 자체의 영화의 좋고 나쁨을 떠나서 ‘예술영화’ , 칸이 좋아하는 영화는 관객 특성상 국내에서는 인기를 얻지 못하는 것이라고 분석된다. 




흥행 원인과 실패 원인 정리 


독전과 버닝의 흥행, 실패 원인을 정리해 보면, 독전의 흥행 원인으로는 리메이크 영화라는 것을 알리지 않았던 점, 15세 관람 등급, 그리고 스타배우, 비주얼 버스터라는 셀링 포인트에 집중했다는 점이 흥행성공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된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독전은 관객들에게 오리지널 시나리오 인 듯한 느낌을 주었고 오히려 그것이 독전만의 신선한 스토리인 듯한 착각을 주었다. 또한 원작과는 다른 반전 스토리는 독전 특유의 긴장감을 고조시켰고 정확한 셀링 포인트로 성공적인 마케팅 효과를 주었다고 판단된다. 


그에 반해 불확실한 셀링 포인트를 잡은 버닝은 분명한 마케팅 실패라고 볼 수 있다. 불확실한 셀링 포인트를(칸 영화제 수상) 활용해 오히려 영화의 기대감을 낮추었다. 칸 영화제의 수상 확률이 높아지고 있었던 상황, 그리고 예술영화라는 영화 특성상 마케팅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의 원작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다른 셀링 포인트에 조금 더 집중했다면 어땠을까 라는 아쉬움을 남긴다. 

또한 140분이라는 시간으로 버닝만의 미스터리를 이끌어가지만 느리고 긴 호흡자체가 관객의 집중도와 흥미를 떨어트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500만 관객수, 손익분기점을 훌쩍 넘기고 강력한 외화들 사이에서도 당당하게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독전. 기존의 한국형 느와르 형식을 깬 새로운 방식과 사운드로 관객의 입소문 또한 컸던 흥행 성공작이다. 

그에 반해 52만 관객이라는 저조한 성적과 영화에 대한 아쉬운 평가들이 나왔던 버닝. 관객들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진 사유 영화였지만 경영학적으로는 정말 안타까운 실패작이다. 칸에서는 많은 사람들의 호평을 받았던 ‘버닝’이 국내에서는 왜 이렇게 차가운 반응을 얻었는지는 더 분석해 보아야 하는 부분이지만 여러 부분에서 많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인 것 같다. 

경영학적으로 독전과 버닝은 흥행과 실패로 나뉘었지만 한국 영화 산업의 다양성과 새로움의 영역을 열었다는 점에서 두 영화 모두 큰 의미가 있는 작품들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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