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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잠꾸러기 덴스 Apr 16. 2019

인간, 다시 자연에서 배우다

자연모사 공학(생체모사 공학)의 하루

자연모사(自然模寫) 기술이란

무료이미지(https://pixabay.com/photos/butterfly-insect-macro-animal-1127666/)



'인간은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에서 배우고 자연으로 돌아간다.'


자연모사 기술이 과학계의 핫이슈다.

자연에서 배운다는 표현이 요즘은 미래 응용산업의 핵심이 되고 있는 것이다.


자연모사 기술이란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동식물들이 가지는 여러 놀라운 특징을 본 따 모방, 모사(模寫)하여 활용하는 기술을 말한다. 일명 생체모방 과학(Biomimetics)이라고도 하고 또 그 실현에 주로 나노기술이 필요하므로 나노 생체모방기술이라고도 한다. 나노 생체 모방기술이라고도


이렇게 자연의 동식물에서 그 디자인이나 기능, 그들의 움직임이나 활동, 그들이 내는 물질이 가진 고도의 특징들을 이용하려는 근거는 간단하다.

자연에 존재하는 동식물들은 수십 만 년에서부터 수억 년 이상 긴 시간 동안 자연에 적응해 오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그것은 곧 그들의 모양이나 구조, 기능 등이 생존을 위해 최적화된 상태라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그런 증명된 것들을 우리 인간이 모방(모사)하여 우리 삶에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자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활용하는 방식은 환경 친화적이어서 화학제품을 사용함으로써 오는 자연훼손이나 환경오염이 덜한 성장이 가능해진다. 그것은 곧 인간과 자연이 함께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이다.   


  이 생체모방 공학(biomimetic)이라는 용어는 동물이나 식물이 가진 뛰어난 기능을 모방해서 활용해보자는 취지에서 1950년 독일계 미국인으로서 발명가이자 신경생리학자인 오토 슈미트(Otto Herbert Schmitt. 1913년 생)가 처음 사용한 표현이다. 용어 자체를 그가 만든 것이다.

   그는 오징어 신경이 신호를 처리 방식을 모방한 신경 증폭 장치(전기회로)인 슈미트 트리거(schmitt trigger)를 개발하기도 했다.


 그 뒤 1958년 생인 미국의 베니어스(Janine Benyus) 여사가 공해와 환경훼손의 좋은 해결책으로 자연의 뛰어난 방식들을 인간이 모사하여 활용해보자며 '생체공학'이라는 저서를 발간하면서 확립되었다. 그녀는 많은 강연과 저술을 통해  자연의 천재성(nature's genius)이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환경보호에 공헌한 공로로 레이철 카슨 환경 윤리상도 받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자연은 최고의 스승이다’라는 말을 남겼듯이 자연을 관찰하고 이를 모방하려는 노력은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져왔다. 38억 년 동안 진화를 거듭해온 생물들은 사람들에게 유용한 여러 가지 지혜들을 줄 수 있을 테니까요.


벨크로 테이프


자연모사 공학의 대표적인 사례를 살펴보면, 요즘은 일상에서도 흔히 찾을 수 있는 벨크로가 있다. 자신의 바지와 개의 털에 달라붙은 엉겅퀴 씨를 발견한 스위스의 조지 드 메스트랄이 엉겅퀴 표면에 작은 갈고리 모양의 가시를 모방하여 벨크로라는 테이프를 발명하게 되죠. 이후 국내 서울대 서갑양 교수팀은 딱정벌레 날개에 있는 잠금장치(미세섬모의 결합)를 모사한 업그레이드된 나노구조 잠금장치를 개발했다. 또 빠른 속도로 안정적인 이동이 가능한 노랑 거북복의 사각형 몸통 형상을 모방한 메르세데스 벤츠 승용차도 있다. 일본의 고속열차 신칸센은 물속으로 다이빙할 때 물을 튀기지 않는다는 물총새의 날카로운 부리를 모사해 터널을 통과할 때 어마어마하게 발생하던 소음을 줄였다.

물총새의 부리를 모사한 일본의 고속열차 신칸센 (Wikimedia commons)


최근에는 마이크로, 나노 공학의 발전에 힘입어 자연모사 공학 중에서도 물이 묻지 않는 성질을 가진 연꽃잎, 끈적거리지 않지만 천장과 벽을 자유자재로 다니는 게코 도마뱀의 건식 접착성과 같은 기능성 표면을 재현하려는 연구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건물 외벽, 자동차 및 항공기 외관, 의류 및 식기 등 의 표면을 원하는 방식으로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은 우리에게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 줄 뿐만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유리창에 붙어있는 게코 도마뱀 (www.thegardian.com)


게코 도마뱀은 날카로운 발톱도 없고 끈적거리지도 않는데 벽이나 천장을 기어 다닐 수 있는 특징으로 오래전부터 궁금증의 대상이었다. 그리고 최근 나노 기술의 발달로 관찰된 해답은 바로 발바닥에 있는 미세한 나노 섬모입니다. 게코 도마뱀의 발바닥에 있는 수 백 만개의 미세한 나노 섬모는 또 한 번 갈라져서 새끼손톱 크기의 면적으로 1kg의 무게가 매달릴 수 있는 높은 결합력(10N/)을 만들어 낸다.


최근에는 방창현 성균관대 교수가 '문어 빨판 모사 고 점착 패치 기술'을 개발했다.

방 교수는 문어 빨판의 미세 돌기가 물속 환경에서도 흡착력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증명하고 이를 응용해 다양한 환경에서 탈부착이 가능하고 표면에 오염물을 남기지 않는 신개념 패치 소재와 그 제조공정을 개발했다. 문어 빨판 모사 패치는 물이나 실리콘 오일 속 유리 표면, 습한 피부 등 다양한 표면 환경에서 모두 높은 점착력을 보였다. 이제 물에서도 활용 가능한 스파이더맨 손이 나온 것이다.


문어빨판 모사 고 접착 패치 기술(한국경제 2019. 4.3. 기사 이미지 발췌)


자연은 비단 자연과학에게만 시사하지 않는다. 인문, 사회과학에서도 이는 똑같이 적용된다.


달리, 피카소, 가우디 이 세 사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동시대의 사람으로 같은 스페인 출신이다. 정답 같지만 여기의 정답은 아니다.

달리는 자연의 이미지를 변형했고, 피카소는 자연의 이미지를 단순화했고, 가우디는 건축에서 자연의 이미지를 그대로 묘사했다. 모두 자연을 배경으로 자기 나름대로 해석의 차이만 존재할 뿐이다.


"There are No straight lines or sharp corners in nature."

                                                                                    - Antonio Gaudi used to say-


업무 속에서 창의성의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한계에 부딪쳤다고 느낄 때 보던 자료를 덮고 주위의 자연을 관찰하고 느껴 보자. (스산한) 바람과 (부대끼는) 나뭇잎과 (무심한듯한)딱정벌레까지....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에서 배우지 못하고 자연으로 돌아갈까 봐 자못 두려운 생각이 드는 날이다.

23시 57분. 귀한 시간이 간다.



(참고)

카이스트 김필남 교수, 나노 모학 공학 교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식 블로그

한국경제신문 기사(2019.4.3.) 인용

영국 가디언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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