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어
배가 볼록
언제나 만삭인
하얀 가로등
밤을 삼켜 잉태했다지
매일 밤
하얀 꽃 출산으로
야간작업 하는
외로운 가로등
영락없는 달
내 엄마
손가락 위에 앉아있는
왕 진주알 같기도 해
가로등은
눈보라 치고
비바람이 와
오줌을 싸도 끄떡없어
밤마실 배웅까지
참! 든든함이여
향기가 빛 이래
그저 향기 따라
걸음 하면
다하는
하얀 가로등 꽃
밤 꽃
낯가림도
하지 않어
물을 주지 않아도
보채지도
시들지도 않아 성격 좋고
낮엔 잠자고
밤 되면
백색의 꽃을 출산하는
키다리 가로등
밤새 어두움
젖 물리느라
지쳤나 봐
졸고 있어
빛 닳아 희미해
아침!
고운 꿈 꾸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