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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버린 첫 눈

by 소언

감성이 요동친 날


첫 눈이 왔다

하얗게


첫 눈은

아련한 옛사랑, 추억,


요제나 조제나

올 것 같은 예감 때문에

선 잠 으로 밤을 짓던 찰나,


그 맘 만났는지

새침 떼기 첫 눈은

밤바람 타고 와 땅바닥에

미련 베고

거침없이 눕는다


빛바랜 하얀 추억도

오늘밤만은 미어져라

그 가슴에 두툼히 포개어진다


곤하게 잠자던 그 추억 깨워

동행 하느라 거칠어져서일까

얼굴이 백지장 되어 왔네


내가 늙으니

추억도 늙는구나


온 첫 눈처럼!


밤하늘

회색빛속달이

추억 내려주고 달려간다

단잠 속으로

나도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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