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이스 플레이스 Jan 30. 2023

홈오피스는 오피스다워야? 홈다워야? '일'다워야!

오피스 인테리어 시리즈 _ 홈오피스 인테리어


코로나를 지나오면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재택근무를 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그리고 익숙해져 갔다.

그렇게 3년의 시간이 흘렀고 우리는 변화했다. 그동안 홈오피스, 재택근무라는 키워드가 보편적인 단어가 되어버렸다. 또 사회적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기존에 프리랜서로 일하던 이들도 집안 오피스 환경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필요로 하기 시작했다. 


 

사진출처 핀터레스트


출근 싫어요

출근을 거부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카페에서 일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것은 무얼 의미할까.

우리는 이 부분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무실은 회사에서 업무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큰 공간을 마련해 업무를 위한 모든 집기와 환경을 비용을 들여 구축해 놓은 공간이다. 그런데 그 회사의 업무를 하기 위한 최적의 요소를 모아놓은 곳을 이탈해서 일을 하겠다는 그 이유는 무엇일까.

아침에 일어나기 싫다? 러시아워 스트레스를 피하고 싶다? 직장 내 인간관계에서 벗어나고 싶다? 아마 이 모두가 이유에 해당될 것이다.

그보다 이제 알게 된 것이다. 코로나를 지나오면서 말로만 듣던 디지털 노마드족이 실제 적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우리는 자신감이 생겼다. 굳이 아침 일찍 정해진 시간에 모두 나와 한 공간에서 일하지 않아도 실제 회사가 운영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물론 기술의 뒷받침이 있었다. 처음에는 버벅거렸던 화상회의, 공유 시스템들이 빠르게 현실적 문제를 처리하고 변화해 업무 효율을 극대화시키는데 도움을 줬다. 디지털 노매드라는 단어가 생긴 지 꽤 되었지만 코로나를 지나오면서 최근에야 현실이 된 것이다.

즉, 기술의 발전이 우리의 마음을 바꾸어 놓은 것이다. 코로나라는 비일상적인 이벤트가 이미 있었던 기술의 진화의 시간을 단축시킨 것뿐이다. 우리는 빠르게 적응했고 새로운 방식을 찾아냈다.


 

 

'나' 경영 시대

물론 단점도 있다. 출근 시간은 있지만 이동을 해야 하는 시간이 사라지니 자고 일어나 세수만 하고 그대로 책상 앞에 앉아 일하다 보면 하루 종일 루즈한 상태로 지내게 된다든지, 업무 시간에 종종 가족들의 사랑스러운 방해를 받는다든지, 집중을 하기 어렵다든지 등등. 그래서 우리는 결심한다. 집 안에 '오피스'를 만들기로. 그렇게 홈오피스가 태어났다.

그런데 그 이전에 반드시 챙겨야 하는 마인드 세팅이 있다. 이것은 공간적으로 홈오피스를 만들기 이전에 선행되어야 하는 일이다.

홈오피스는 '나'라는 회사의 경영을 제대로 해내기 위한 공간적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단순히 회사에서 하던 일을 집에서 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1차원적 개념으로 접근해선 안된다. 따라서 나의 상태와 니즈, 내 일의 특성, 내가 만들어낼 나의 미래를 돕도록 오피스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홈오피스를 만들기 위해 인테리어를 하는 이들은 많다. 그리고 인테리어이니까 무조건 예쁜 것을 먼저 떠올린다. 예쁘다는 건 인테리어의 기능 중 하나다. 인테리어는 내부 공간의 시스템 설계이고 이 설계는 사용자의 현재를 이해하고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시스템으로 채워져야 한다.

즉, 홈오피스는 '나'의 경영 시대로 뛰어들기 위한 디딤판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내 '일 다운' 홈오피스 설계를 위한 TO DO LIST

그러니 플랫폼을 뒤지며 누가 이쁘게 해 놨나, 누구네 집처럼 해야 하나 시간 죽이지 말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일의 특성에 따라 달라지지만 창의력과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낯선 환경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절대로 집 같은 느낌을 주어서도, 다니던 회사 같은 느낌을 주어서도 안된다.

내가 하고자하는 일을 닮은 공간이어야만 한다.


단순하게 책상은 여기에 놓고 책장은 여기에 놓고 어떤 스탠드를 놓고 하는 건 부질없다. 그렇게 만든 환경이 가기 싫어하는 사무실과 다를게 무엇인가. 무조건 카페같은 사무실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도 금물이다. 내가 그 공간에 들어가면 마음이 차분하게 정돈되고 일하고픈 의욕이 솟는 디자인이어야 한다. 마치 잘 차려진 밥상을 받고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이제 맛있게 먹어볼까 하는 마음이 생길 수 있는 디자인이어야 한다. 홈오피스는 그 일을 최적으로 해내기 위한 나만의 장치다. 시대가 바뀌고 있는 이 변화의 시점에 나의 성장을 이루고자 한다면 그런 내가 될 수 있도록 나를 도울 수 있는 공간을 설계해야 한다. 그리고 그 답은 '내 안'에 있다.


사진출처. 핀터레스트

첫 번째. 내가 쓰던 사무 공간을 떠올려본다.

그간 사무실에서 일해왔었다면 사무실 환경을 떠올려보자. 어떤 점이 좋았는지, 업무 효율에 어떤 점이 편리했었는지, 어떤 점이 불편했는지, 무엇이 더 필요했는지 적어본다.


두 번째. 내 '일의 특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공간 디자인은 반드시 달라져야 한다. 주로 어느 시간대에 하는지, 반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일인지, 창작을 하는 일인지, 하루 업무 시간은 몇 시간인지, 하루 처리해야 하는 일의 양은 어느 정도인지, 불규칙한지 규칙적인지 등을 적어본다. 그리고 이 일을 가장 잘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하고 필요하지 않은지를 생각해 본다. 기존 사무실에서의 불편함을 없애고 더욱 좋은 컨디션에서 원활하게 할 수 있으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다. 여기에는 가구 배치에 따른 동선 정리, 채광의 컨트롤 방식과 조명을 통한 빛의 밝기 조절, 책상의 크기와 놓이는 방향, 의자의 기능, 가구의 모양, 이 일을 위해 필요한 특별한 요소들의 배치 등이 해당된다. 공간의 크기가 허락한다면 집중할 수 있는 곳과 창의성을 높여주는 두 가지 공간을 나누어 모두 갖추면 좋다.


세 번째. 업무는 효율성이 높아야 한다.

특히 집이라는 자유로운 공간에서 자유를 잠시 내려놓아야 하는 직장의 일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특히나 방해 없이 집중할 수 있어야 하고 가능한 한 나의 기분이 가장 쾌적한 상태에서 임할 수 있는 환경이어야 한다. 이제는 나의 환경과 특성을 들여다볼 차례다.

일단 공간의 분리가 첫 번째가 될 것이다. 영역이 구분되어야 기능의 분리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여건이 되면 방 하나를 오피스로 사용할 수 있겠지만 아니면 아이디어를 내야 한다. 가장 방해를 덜 받을 수 있는 장소를 고르고 구획을 나누어야 한다. 인테리어를 한다면 유리로 파티션해서 답답한 느낌을 없애면서 구획할 수 있다. 꼭 벽을 칠 필요는 없지만 커튼이나 가구 혹은 컬러를 사용해 파티션 할 수도 있다.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간살 파티션 등 찾아보면 캐주얼하게 사용할 수 있는 파티션들이 나와 있다.

그리고 책상 자리를 선택할 때 창가로 할지 벽에 붙일지, 문을 바라볼지를 정한다. 집중력은 모든 일에 필요한 요소이므로 기본이지만 반복적인 성격의 일을 진행한다면 짧은 시간 안에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다른 곳에 시선을 빼앗기지 않는 구도를 택한다. 반대로 창의적인 일을 한다면 틀어박히는 공간보다는 열린 공간을 바라보게 배치하거나 창가에 책상을 두어 나의 공간을 시각적으로 확장시켜 창의성을 올려주도록 한다.  또 밤에 효율이 좋은지 아침에 효율이 좋은지, 아침 중에도 이른 아침인지 늦은 아침인지 등등 다양한 각도에서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다.


일의 특성에 따라 디자인도 달라야한다. 사진출처 핀터레스트

네 번째. 홈오피스의 두 번째 역할

 직장인이라면 회사 내규에 따라 함께 해야 하는 시간대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그 시간을 제외하고 내가 가장 집중력이 좋고 컨디션이 좋은 때가 언제인지도 생각해 본다. 홈오피스는 회사일을 할 때에도 사용하지만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거나 생각에 잠길 수 있는 공간이 되기 때문이다. 요즘은 N잡러도 많다. 내가 직장에서의 업무는 사무적인 일을 하지만 퇴근 후에는 작곡을 한다면 성격이 전혀 다른 두 가지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창의적인 일과 효율이 필요한 일을 모두 해내기 위해선 약간의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작곡은 주로 퇴근 후에 저녁에 하는 일이고 회사 업무는 낮에 한다. 만일 뷰가 좋아 창가에 앉고 싶긴 한데 낮에 창가에 앉으면 시선을 빼앗겨 집중에 방해가 될 것 같다면 암막 블라인드나 커튼을 달고 대신 마음에 드는 디자인의 스탠드를 켜둔다. 같은 빛이지만 스탠드의 빛은 집중을 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밤이 되면 커튼을 걷어내고 불이 켜진 야경을 나의 공간으로 끌고 들어오면 된다.


다섯 번째. 나의 취향을 반영한다. 

누구는 어두워야 집중이 잘된다. 누구는 젠스타일을 좋아한다. 누구는 카페 같은 환경일 때 일하기 좋다. 홈오피스는 고3을 위한 독서실이 아니다. 충분히 개인의 취향이 녹아나야 한다. 내가 들어가서 기분 좋고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곳이 되어야 오래 그 안에서 능률적으로 작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가 좋아하는 컬러, 디자인, 소품을 두어도 좋다. 다만 번잡하게 늘어놓는 것은 안된다. 뭐든 적재적소에 적절히 두는 것이 좋다.





지금은 모두가 프리랜서, 인디펜던스 워커가 되어야 하는 시대다. 기업에서도 더 이상 집단에 개인의 실력을 묻어갈 수 없는, 개인의 실력이 수평적 환경 위에 고스란히 드러나는 환경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만들어져가고 있는 때다. 그런 만큼 나의 능력을 끌어올려줄 나만의 오피스가 더욱 필요해졌다. 그렇기에, 홈오피스를 만들 때에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당연히 '나' 들여다보기다.



 

다음 편에서는 고정관념을 깬 공간디자인 - 디테일 어벤저스 시리즈 - 를 통해 실제 인테리어를 할 때의 여러가지 구체적인 디자인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읽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by J's Planet




작가의 이전글 오래됐지만, 괜찮아! _구축의 대반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