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에 대한 고정관념 깨기 시리즈 일곱 번째_새시 인테리어
우리가 보통 창틀을 샤시라고 부르는데 샷시? 샤시? 뭐가 맞을까?
사전을 찾아보면, 샤시:'새시(sash)'의 비표준어. 라고 나온다. 외국인 발음을 들어보면 싸쉬, 싸슈에 더 가깝게 들린다. 새시. 알겠는데 왠지 어색하다. 보통 '창호'라고도 부르는데 엄밀히 말하면 창호는 윈도우+도어의 개념이므로 새시보다는 넓은 개념이다.
인테리어를 계획하면서 만일 딱 한 가지만 바꾸어서 효과를 제대로 보고 싶다면 무엇이 좋을까.
멋진 펜던트 조명? 광폭의 원목마루? 좋다. 그런데 이것이 제대로 바뀌지 않으면 그저 리모델링을 한 구축아파트일 뿐이다. 제대로 돈을 투자하고 효과를 극대화하고 싶다면 꼭 신경 써야 하는 한 가지.
우리가 아는 아파트가 아파트답지 않게 되는 포인트, 새시다.
그럼 어떤 새시를 시공해야 일반 아파트 같지 않고 럭셔리한 호텔 같은, 미니멀한 주택 같은 느낌을 낼 수 있을까? 질문에 답이 있다. 호텔에 시공된 혹은 미니멀한 고급 주택에 시공된 그 창틀을 시공하면 된다.
새시의 두께
따라서 익히 알고 있는 7,8cm 폭을 가진 두툼한 하이샤이여서는 안 된다. 그런데 일반적인 시스템 창도 프레임 두께가 상당하다. 게다가 잔뜩 나누어버리면 선이 많아지고 복잡한 뷰를 만들어내기 십상이다. 뷰를 위해서는 미닫이 새시만 못하다. 최대한 얇은 프레임과 분할이 적은 입면이어야 한다.
고가이지만 프레임이 얇은 단열새시일수록 디자인적인 효과가 커진다. 두께가 얇아지면 컬러는 전체 콘셉트에 따라 화이트, 블랙, 실버, 우드 등으로 정하면 된다.
프레임의 마술
왼손과 오른손의 엄지와 검지를 눈앞으로 들어 올려 카메라의 뷰파인더처럼 네모 모양을 하고 풍경을 바라보면 왠지 예뻐 보이고 다르게 느껴진다. 이유는 '프레임'시켰기 때문이다. 시야 안에 들어오는 모든 공간에는 너무 많은 정보들이 있다. 그런데 나의 두 손으로 만든 사이즈의 프레임 안에 들어온 공간은 제한적인 정보만 있다. 집중된 정보를 얻게 되는 것이다. 어느 부분에서 멈추어 프레임 안에 넣는가에 따라 풍경화도 되고 정물화도 된다. 이렇게 집중된 장면은 개별적인 메시지를 담아 특별해진다. 그래서 어떻게 프레임을 짜는가가 중요하다.
새시 프레임을 디자인할 때 중요한 것은 들여오고 싶은 풍경을 정한 후 프레임을 나누는 것이다. 보기 좋다고 무조건 통창으로만 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어디에 환기창을 내고 어느 부분을 넓게 해서 밖을 들여올 것인가를 선택해야 한다.
우리가 익히 아는 시스템 창의 경우 창 중간에 가로로 긴 바가 지나가고 세로로 다시 분할시켜 픽스창과 오픈창을 만든다. 층고가 높지 않은 일반 아파트의 천장고에서 뷰를 완전히 보기에는 일반 미닫이 새시보다도 분할이 많아 적합하지 않은 구조다. 그래서 많이 선택되는 것이 알루미늄 시스템창이다. 유리도 3중 유리까지 가능하고 열전도율이 높은 알루미늄 재질 안에 단열성과 차음성 확보를 위한 기술을 넣고 유리 사이에 아르곤 가스나 진공상태로 밀폐시키는 등의 기술력이 들어가 기후변화에도 강한 새시다.
또 일반적인 미닫이 구조로 분할을 할 때에도 픽스창과 오픈 창의 사이즈를 조율하면 멋진 뷰를 만들어낼 수 있다. 물론 디자인적으로는 가능한 한 최대한 분할을 줄이면서 통창처럼 보이도록 하는 것이 예쁘다. 하지만 아파트가 위치한 지형, 층수, 주변 건물 형태 등에 따라 단열성, 차음성, 내풍압성과 환기를 신경 써서 정하도록 한다.
자, 이렇게 해서 멋진 새시의 시공을 마쳤다. 그런데, 아뿔싸! 난간이 반이다.
난간이 있는 이유는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을 위해서다. 그런데 왜 추락을 할 가능성이 생길까?
바로 새시의 형태 때문이다.
오피스텔 건물은 픽스창이 많고 열리는 창은 사람의 몸이 빠져나가기 어려운 사이즈의 틸트 방식으로 된 시스템 창이 시공이 되어 있다. 커튼월 공법으로 지어진 빌딩은 당연히 난간이 필요하지 않다. 반면 구축 아파트의 경우 양쪽으로 밀어면 바닥에서 천장까지 활짝 열 수 있는 형태의 새시를 시공했기 때문에 추락의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다. 시스템 창을 시공하면 되지만 일반적인 시스템 창도 프레임 두께가 상당하다. 게다가 잔뜩 나누어버리면 선이 많아지고 복잡한 뷰를 만들어내고 거기에 난간까지 합쳐지면, 일반 미닫이 새시만 못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따라서 얇은 프레임의 단열 시스템창을 선택하고 기능성과 디자인을 살리는 입면분할을 적용시킨 안전하고 미관적으로도 뛰어난 시스템 새시를 시공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그런데 뷰를 확보했으니 난간을 없애면 참 좋겠는데, 가능할까?
가능하다.
우리가 난간이라고 부르는 것은 높이 1200mm의 철제 파이프로 만들어진 구조물이다. 안전을 위해 설치된 난간이지만 오래된 아파트의 경우 관리가 되지 않아 부식이 오랫동안 진행되어 구멍이 나있거나 손으로도 철판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고 칠이 벗겨져 흉흉해 보이기도 한다. 지난 2021년 아파트 난간대를 활용한 접이식 계단이 대통령상을 받은 적이 있다. 화재가 발생하면 난간대를 당겨 계단으로 사용해 지상으로 내려갈 수 있는 디자인이다. 좋은 아이디어다. 그런데 평상시에는 접혀 있는 계단 발판들까지 난간 살들과 더해져 뷰를 모두 막는 역할도 해버린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도록 해 위험을 줄일 수 있으려면 설치하고 싶은 욕구가 드는 디자인에 기술이 담겨있어야 한다.
이런 난간의 단점을 없애고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유리 난간'이다. '안전유리', '강화접합유리'라고 불리는 유리가 사용되며 충격을 받아도 자동차 유리처럼 파편이 조각나 떨어지지 않는 비산유리다. 확장을 한다면 방화유리여하고 시공을 위해서는 입주민 동의와 해당 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상단의 프레임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기존 난간을 떼어내고 설치하면 마치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감쪽같다. 신축 아파트들에서는 뷰와 익스테리어의 미관을 위해 유리난간을 채택해 시공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다만 유리난간은 바닥에서 80mm를 띄우고 높이 1200mm 시공하기 때문에 기존에 미닫이 새시처럼 시원한 통풍을 기대할 수 없다. 또 사다리차를 써서 이사하는 경우 난간에 기계를 걸쳐서 짐을 옮기는데 유리난간은 이도 불가하다. 그럼에도 밖을 시원하게 볼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인테리어 효과 또한 드라마틱하다.
이렇게 완성된 집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굳이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달고 싶지 않을 정도다.
새시 하나만으로도 집은 뉴욕의 팬트하우스가 될 수도 있고 고급 주택이 될 수도 있다.
여기서 팁 하나. 이렇게 멋진 새시 인테리어를 완성하니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달고 싶지 않은데 뭔가 해야 할 것 같다면? 간살 슬라이드 도어를 달아주면 된다. 살대만 있고 유리가 없는 형태의 세로 간살 혹은 격자 미닫이 창을 설치하되 전체를 모두 막는 게 아니라 사이즈에 따라 한 두 개만 부분적으로 설치해 채광조절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굳이 중문을 간살로 하거나 방문에 간살을 할 필요도 없고 일반 블라인드나 커튼을 달았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훨씬 격조 있는 아름다운 디자인이 완성된다.
코로나라는 긴 터널은 우리에게 일상이었던 '밖'에 많은 새로운 관심을 갖게 했다. 아름다운 '밖'을 찾아다니면서 더 좋은 '밖'을 볼 수 있는 '안'을 만드는데 많은 관심을 갖게 했다. 이제 그 요구는 일반화되어 일부에만 소비되던 디자인적 시스템이 모두에게 소비되는 시점에 와있다.
늘 그렇듯 좋고 예쁜 건 비싸다. 하지만 가치롭게 비싼 것은 사치가 아니다. 공간을 새롭게 설계하고 단장하는 일은 많은 비용과 노력, 시간이 든다. 그만큼 가치로운 소비로 만족스러운 공간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다음 편에서는 고정관념을 깬 디테일 어벤저스 두 번째로, 조명 인테리어를 통해 실제 인테리어를 할 때의 여러 가지 구체적인 디자인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읽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by J's Pl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