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2.9.(목) 07:59
영국 산업혁명의 발상지.
맨체스터의 중심에 내가 있다. 영국에서 기차여행을 꼭 하고싶다는 아이의 요청에 별 생각없이 잡은 3박4일간의 맨체스터 여행. 런던 유스턴역에서 기차를 타고 어제 오후 도착했다. 시청 인근에 위치한 숙소에 짐을 풀고 근처 서브웨이에서 간단히 허기를 채웠다. 그리고 곧장 5시면 문을 닫는 미술관을 향했다. 굉장히 이색적인 작품들이 많았다. 작품 하나하나 그 자체로도 이야기꺼리가 많은 시간이었다. 한시간이 채 안된 시간이었지만 나름 책에서만 읽었던 영국 산업혁명을 그 중심에서 겪은 이 도시와 사람들의 감성을 느끼고 왔다.
런던보다 위쪽이어서 그런지 조금 더 추운 이 도시는 맨체스터 대학과 그 안의 경영대학원이 있어서 거리에는 학생들이 넘쳐났다. 도로는 노랑, 파랑의 형형색색의 트램과 버스가 엇갈리면서 산업도시 특유의 경쾌함으로 가득차 있었다. 횡단보도가 있긴 했지만 신호가 무색할 정도로 사람과 자동차, 버스, 트램이 유기적으로 얽혀 도로 위 공간을 이리저리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난장판이 아닌. 뭔가 복잡하지만 질서정연함을 유지하는게 신기했다. 아직 이 도시의 혈관이 대중교통, 트램과 버스를 타보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3일간 나의 발이 되어줄 것들이기에 빨리 타보고싶은 마음뿐이다.
맨체스터에서의 두번째 날 아침. 하늘은 구름 한점없이 맑다. 휴대폰으로 틀어놓은 재즈음악과 호텔 창문 너머 보이는 파란 하늘과 햇살이 너무도 따스하게 다가오는 순간이다. '더 타운하우스 맨체스터'의 아침식사가 어떨지 궁금하다. 어젯밤 톄스코익스프레스에서 사온 샐러드와 무알콜맥주로 저녁을 때웠더니 오늘 아침은 유난히 허기가 빨리 느껴진다. 런던에서 먹은 호텔조식이 꽤나 괜찮았기에 이곳 맨체스터에서 첫 식사가 기대되는 건 자연스럽다. 아무튼. 나지막히 일어난 아이가 준비를 마쳤다. 이제 다시, 오늘을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