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엄마 아~ 엄마! (친엄마가 아닌가봐)
엄마가 또 빗자루를 드셨다. 거꾸로 드셨다. 나는 슬금슬금 뒤로 물러났다. 엄마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뒤로 물러나던 걸음을 역전 시켜 빠른 걸음으로 엄마에게 다가갔다. 흠칫 멈추는 엄마의 오른팔 손목을 나의 왼손으로 움켜쥐었다. “말로 하입시더! 말로!” 하며 빗자루 드신 손을 뿌리치며 뒤돌아 대문을 향해 내달렸다. 설마 나를 쫓아오시지는 못하시겠지라며 뒤도 안 돌아보고 달려가다 대문을 열기 위해 고개를 숙이려는 찰라. 뒤통수에 뜨끈한 충격이 왔고 그 통증을 채 느끼기도 전에 의식이 휘발되어 버렸다.
눈을 떠보니 안방에 누워있었는데 뭐가 어찌 된 일인지 모르겠고 뒤통수에 묵직한 것이 붙어 있었다. 반창고였다. 놀란 눈을 휘둥거리는 내게 엄마가 말씀하셨다. “야 이노무 손아! 그러게 어..., 어... 엄마 말 안 듣고 버르장 머리 없꾸로 내빼삐뿌노 말이다.” “내가쪼매난 돌밍이 한개 던진다꼬 그래 될 줄은 알았것나 ….”
물수제비뜨듯 던진 돌팔매로 내 뒤통수를 제대로 명중시킨 것이었다. 나는 그대로 무너지듯 혼절해버렸다고 한다. 무거운 나를 마당에서 방으로 옮기는데 혼자 힘으로는 너무 무거웠노라 투덜거리셨다. 통증과 서러움과 당혹감으로 촉촉해졌던 눈가를 훔치던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친 어무이 맛나?’ 국민학교 3학년 때의 일이다.
그 후로 빗자루의 사정거리를 이탈할 생각은 꿈도 못 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