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 첫째것들
19년째 함께인 우리의 공통점, 우연일까?
17살, 처음 만난 우리는 웃음 많은 고등학생이었다.
사실 그 때 일상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저 남겨진 사진 속 우리 6명(당시 8명)은
늘 함께였고
그 때 이후로 계속 '우리'였다
우리의 그 시절 시간을 떠올렸을 때
가장 기억나는 일을 꼽으라면
함께 '여의도 불꽃축제'에 간 것이다.
친구들과는 처음 간 서울 구경이었고
그렇게 늦은 시각까지 친구들과 보낸 적도 처음이었다
북적이는 사람들 속,
늦은 시각까지,
친구들과만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매우 설렜다.
집으로 가는 길,
공원에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버려졌다.
우리는 안그래도 늦은 시각이었지만,
집으로 가는 내내 쓰레기를 주우며 걸었었다.
그 때는 플로깅이라는 말도 없었는데 말이다!
왜 그랬을까?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무식한게 용감하다고
버스가 끊길 수 있다는 사실도,
사람들이 몰리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빨리 가야 한다는
사실 조자 몰라서였을까?!
아니면
모두들 착한 아이 증후군에 빠져있을 때였을까?
시간이 아주 많이 지나고...
대학시절을 지나서야 우리는 우리의 공통점을 깨닫게 된다.
고등학교때부터 함께 어울렸던 친구들이 8명이었는데
그 중 2명은 어느 순간부터 연락이 소원해졌다.
남은 건 6명인데....
이 6명이 모두 장녀라는 것이다!
외동이 아닌 동생 있는 첫째!
K-장녀!!
연락이 소원해진 2명은
모두 동생들이었다
이 사실을 처음 깨닫고
우리는 신기하면서도 걱정 되었다.
우리가 우리도 모르게 '장녀냄새'를 풍긴 것일까?
그래서 다른 친구들 2명이 버티지 못한 것일까?
이 후 우리의 카톡 대화방명은 '첫째것들'이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첫째로서 가지게 되는
'K-장녀'의 삶을 소상히 공유하게 되었다.
나이가 들고 결혼도 하고
이제는 학창시절에는 나누지 못했던
집안의 이야기들도 소상히 알게 되었다.
물론 주변에 살펴보면
장녀라고 해도 막내같은 장녀도 있고
외동이라고 해도 장녀같은 외동도 있다
모든 장녀가 이렇다는 것은 아니다
또한 이런 k장녀,
장녀로서의 공통점을 찾는 것 자체가
어쩌면 사회적으로 장녀의 스탠스를
고착화시키진 않을까 걱정은 된다.
하지만 나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나와 내 친구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리고 단지 우리의 공통점이
첫째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