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살펴보게 되는 법조직역 종사자/교수님 블로그들이 몇 개 있다. 변호사가 일로도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데 익숙한 사람들이라 그런지 사적으로도 온라인에 글을 꾸준히 올리시는 경우도 꽤 있는 듯하다. 오늘은 그 중에 몇 개를 소개하고자 한다.
1. 엄상익 변호사님의 블로그 (링크, 엄상익 변호사님 인터뷰 링크)
동해 묵호 실버타운에 머무시며 꾸준히 글을 써오신 엄상익 변호사님이시다. 블로그 구독을 한 지는 오래 되었다. 아마 로스쿨 다닐 때 절친한 언니가 알려준 덕분에 알게 된 것으로 기억한다. 변호사님 블로그를 보면서 내 삶의 큰 방향성에 대해 생각해보곤 한다.
매일 글을 올려주셔서 좋다. 변호사님 블로그를 구독한 지 오래 되었지만 특히 오전에 변호사님 블로그를 보면서 마음을 가다듬는 건 늘 상쾌하다. 변호사님 블로그를 볼 때마다 생각해본다. 인생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내 스스로 내 인생을 어떻게 기억하고 싶은지에 대해.
2. 김건식 교수님의 블로그 (링크)
서울대학교 상법 전공 교수님께서 2020년 2월 퇴직 후 개설하신 블로그로, 회사법과 자본시장법 분야 논문들을 정리해서 올리고 계신다. 이런 블로그를 돈 내지 않고 읽을 수 있다니. 내가 혹시 박사과정을 시작하게 된다면 교수님 블로그 덕분이 클 테다.
3. 조우성 변호사님의 블로그 (링크)
인사이트 넘치는 글을 쓰고 싶다는 열망으로 꾸준히 글을 써오신 변호사님이다. “인생내공”이라는 블로그 제목도 범상치 않거니와, 특히 <문돌이의 AI>라는 메뉴에 글을 50편 이상 작성하시고 생성형 AI와 법률에 대한 강의도 하고 계신데, 지치지 않는 열정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로펌 생활기에 대한 연작은 로펌 생활을 얼마 하지 않은 처지에서 봐도 재밌다. 가끔 법률신문이나 리걸타임즈 같은 데서 보게 되는 변호사님들이 어떤 사람들이고 어떤 대화를 하면서 직장생활을 하셨는지 궁금해질 때가 있는데, 그런 궁금증을 상당 부분 해소해주는 글이다. 변호사님께서 다른 변호사님들 성함을 실명으로 언급하신 경우가 많은데 워낙 오래된 일들이라 그래도 무방할 듯하다. 나도 수십 년의 세월이 지나면 이렇게 걱정 없이 회사 썰풀이를 해보게 될 수도 있으려나.
4. 모 M&A 전문 변호사님의 블로그 (링크)
모 로펌에서 9년차로 파트너 변호사가 되어 재직 중인 분의 블로그다. 이 책은 물론이고 유학, 심지어 오늘은 어떤 용어의 뜻이 궁금해서 검색하다가 어김없이 이 블로그를 오랜만에 방문. 일도 열심히 하고 자기 경험도 나누고 하시는 분인 것 같다.
얼마 전에 2022년에 1년차 변호사로 일을 시작한 분에게 설명해줄 때 쓰신 글을 발견했는데, 그 후배 변호사님이 너무 부럽다. 잠깐만... 엥? 여기까지 쓰고 보니 이 변호사님과 후배 변호사님 모두 내가 만나뵌/아는 분들이라는 걸 방금 발견하고 소름이 돋는다. 1년 이상 본 블로그인데 이걸 이제 알게 되었다.
나의 변호사 일기
변호사 일기를 써보겠다고 하면서 이런 문장을 썼었다.
인터넷에서 선배 변호사님들의 글들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얻어왔는데, 물론 제가 글에 담을 수 있는 안목이나 식견, 경험은 그 분들의 발끝에 미치기도 어렵겠지만, 저는 또 저로서 해볼 수 있는 귀염뽀짝한(?) 이야기들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글에서 내가 읽어온 선배 변호사님들의 글 중 일부를 소개해보았다. 많은 사람들을 직접 대면하여 만나뵙고도 듣기 힘들 법한 생생한 경험담과 귀중한 지혜를 글로 써주시는 선배 변호사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남기고 싶다.
이번 글을 쓰면서 선배 변호사님들과 교수님의 블로그에 들어가 최근 글들을 둘러보니 새삼 내 스스로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느껴진다. 다른 한편으로는 나도 꾸준히 기록을 남기다보면 한 층 발전해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고, 또 다른 후배 변호사님에게 참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