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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란!

메인 재료만으로 다다를 수 없다.

by Aheajigi

요리를 잘 아는 것은 절대 아니다. 내가 먹을 정도에서 가족이 먹을만하다 수준에 겨우 이르렀을 뿐이다.


처음 음식을 만들었을 때는 메인 재료만 신경 썼다. 그렇게 만든 요리는 놀랍게도 메인재료와 양념이 각기 따로 노는 이루 형용할 수 없는 어색한 맛이었다. 혀가 이상함을 감지했기에 양념은 점점 추가되었고 본래 하려 했던 요리에서 점점 멀어져만 갔다. 이리 완성한 요리는 지금까지 그 어디에서도 맛보지 못한 희한한 향과 뭐지 싶을 정도의 맛을 남겼다.


결국 요리 전문가들이 남긴 책을 따라 하는 방향으로 방법을 바꿨다. 책에서 지시하는 재료를 준비하고 순서대로 조리하며 아주 조금 알았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밑손질과 많은 재료들이 들어가고 있음을 말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과 재료가 추가되자 음식 이름에 걸맞은 풍미를 조금씩 찾아갈 수 있었다.

메인재료가 아무리 뛰어난 들 조리 전 손질과 풍미를 올려주는 양념 재료가 뒤따르지 않으면 맛의 깊이는 절대 다다를 수 없다.


사람 또한 완성도 높은 요리와 다를 바 없지 싶다. 하드웨어가 아무리 뛰어난 들 탑재된 소프트웨어에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 절대로 좋은 사람으로 남을 수 없음을 말이다.

무엇이 추가되어야 깊이 있는 괜찮은 사람이 될 수 있는지는 여전히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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