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여성 창업가 인터뷰 - 루티너리 박현주 CTO
코로나 이후 MZ세대 사이에서는 ‘미라클 모닝’, ‘기상 스터디’와 같이 자기개발과 루틴 만들기에 집중하는 ‘갓생 살기’가 유행입니다. 덕분에 이러한 갓생을 돕는 서비스도 함께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루티너리'는 출시 1년 반 만에 글로벌 다운로드 130만 명을 돌파하고, 2022년 앱스토어 ‘오늘의 앱’으로 선정된 국내 습관 형성 서비스입니다. 자신 만의 루틴을 쉽게 형성하고 좋은 습관을 오래 지속할 수 있도록 돕는 루티너리의 박현주 CTO 님을 두 명의 스여일삶 에디터가 만나 인터뷰했습니다.
이번 인터뷰이는 스여일삶이 만난 첫 여성 CTO이기도 한데요. 갓생 그 자체인 현주 님의 루티너리 개발기부터 원하는 습관을 만드는 꿀팁까지. 지금 시작합니다!
Q. 안녕하세요, 현주 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습관 형성 서비스 루티너리에서 개발하는 박현주입니다.
Q. 지금까지 여러 사업에서 서비스 기획과 개발 직무를 담당해온 거로 아는데요. 이전 커리어를 간단히 설명해주시겠어요?
저는 학부로 컴퓨터 공학을, 대학원도 소프트웨어 공학을 전공했어요. 당시 창업에 관심이 많아 여러 창업 경진 대회도 나가고, 직접 서비스 론칭도 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온라인 선물 추천 플랫폼, 시각장애인 방문 안마 앱, 대화형 건강관리 앱 등 다양한 서비스를 기획했습니다. 대부분의 사업은 수익화에 어려움이 있어 외주 작업과 병행하며 진행했어요. 외주해서 번 돈으로 자체 서비스를 만들고, 돈 떨어지면 다시 외주하는 식이었죠.
저와 CEO인 서인석 대표 둘 다 같은 해 졸업 후 바로 창업한 케이스입니다. 루티너리는 이제 1년 된 서비스이지만, 대표님과 저는 사업 파트너로 함께 일한 지 벌써 7년 차가 되었네요. 팀원이 들어오기 전까지 루티너리에서 개발은 제가 전담하고, 기획과 디자인은 서대표님이 전담했습니다.
Q. 그럼 루티너리 앱 초기 개발부터 지금까지 혼자 담당했다는 건가요?
네. 지금까지 저 혼자 풀스택 개발자로 작업하다가 3개월 전 경력자 한 분을 모셔서 함께 하고 있습니다. 직급은 CTO이지만 지금도 계속 실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이전까지는 안드로이드, IOS 영역까지 혼자 커버해왔습니다. 투자자분들을 만나면 ‘누가 개발했는지’ 제일 많이 여쭤보시던데, 저 혼자 했다고 하면 많이 놀라시더라고요. (에디터 일동 : 저희도 놀랐어요..!!)
Q. ‘갓생’ 키워드가 유행하며 여기저기서 습관 형성, 루틴 앱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그중 루티너리만의 차별점은 무엇일까요?
아마 사용자가 그 차이를 더 크게 느낄 거로 생각해요. 앱마다 느껴지는 이미지나 사용 방식이 다르니까요. 루티너리와 주로 비교 대상이 되는 국내 서비스에는 ‘챌린저스’와 ‘마이루틴’이 있는데요. 각각 동기를 부여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설명하려면 먼저 ‘습관’과 ‘루틴’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는데요. 혹시 이 두 개의 차이를 아시나요?
Q. 음.. 습관은 나도 모르게 저절로 나오는 행동이고, 루틴은 더 나아지려고 일부러 만들어야 한다? 반복적으로 한다고 다 좋은 습관인 건 아니니까요.
네. 정확해요. 습관은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나오는 이미 내재한 행동이지만, 루틴은 이를 해야만 하는 동기(트리거 포인트)와 의도적인 노력으로 만들어진 행동입니다. 루틴을 반복하다 보면 결국 습관이 되는데요. 이때 트리거 포인트를 찾지 못해 루틴 형성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챌린저스는 돈, 마이루틴은 함께 하는 힘(커뮤니티)을 통해 동기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반면 루티너리는 이러한 의지(동기부여)보다는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에 집중하는 서비스입니다.
사람은 익숙한 행동을 하나 시작하고, 그 행동에 연관된 또 다른 일을 하면 자연스럽게 그 행위를 지속하게 된다고 합니다. 행동 과학에서는 이를 해빗 스태킹*이라고 해요. 루티너리는 이를 ‘타이머’라는 핵심 기능과 연결했습니다. 타이머를 켜면 일단 하나의 행동에 집중하고, 시간이 다 되면 바로 다음 태스크로 넘어가 또 다른 행동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말이죠.
그래서 저희는 루티너리를 ‘행동 과학 기반의 습관 형성 앱’이라고 설명합니다. 습관을 만들기로 결심한 순간부터 실행하기까지 하는 많은 고민(할까? 말까? 나중에 할까? 대충할까? 등등)이 있는데, 루티너리는 이 고민을 줄이는 도구가 됩니다.
해빗 스태킹* : 미국의 습관 전문가 스티브 스콧이 제안한 개념으로, 습관 쌓기로 번역됨. 습관 만들기를 개별 행동 하나로 보지 않고, 작은 행동 하나를 시작으로 여러 개의 행동을 이어 붙여 습관 덩어리를 만드는 것. 예를 들어 영양제를 챙겨 먹는 습관을 만들고 싶다면, 저녁 먹기 -> 식탁에 둔 영양제 챙겨 먹기-> 양치하기 -> 잠자리에 들기 순으로 루틴을 설계한다.
Q. 컴공 전공인데 심리와 행동 과학에 이렇게까지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있나요?
함께 일하는 서 대표님이 예전부터 습관 형성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본인이 시중에 나와 있는 습관 형성 앱을 써보다가 마음에 드는 게 없어서 직접 만들기로 한 거예요. 또 MBTI로 따지면 저는 P(탐색형), 서 대표님은 J(계획형)인데요. 공동창업자인 두 사람이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과정이 전혀 다르다 보니 종종 부딪치는 경우가 많았어요. 저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거나 제시간에 출근하는 게 어렵거든요. 네, 주로 제가 문제였죠. (웃음) 우리가 겪는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이 이 분야(행동 과학)에 관심을 둔 계기가 되었어요. 실제로 저희가 만든 서비스가 저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느끼면서 더욱 흥미를 갖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Q. 아직 팀이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루티너리 앱에서는 다양한 언어(한국어, 독일어, 스페인어, 영어, 인도네시아어, 일본어, 폴란드어, 프랑스어까지 총 8개)를 지원하고 있어요. 적은 인원으로 다국어 서비스를 만들며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언어 지원은 1개에서 2개로 넘어갈 때가 제일 힘든 것 같아요. 처음 한국어에서 영어로 서비스를 확대할 때 정말 고생했어요. 한국어 버전만 있던 루티너리 초기에는 앱 구조가 상당히 비효율적이었거든요. 그러다가 영문 버전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이를 대대적으로 수정하는 작업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에요.
또한 같은 단어여도 한글과 영어의 글자 길이가 다르다 보니, 멀쩡하던 페이지가 영문 버전에서는 안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UI를 대대적으로 고친 적도 있고요. 그때 좀 해결했나 싶었는데, 다음에 스페인어 버전을 만들 때 보니 스페인어는 영어보다 더 길더라고요? (웃음) 그때 한 번 더 이슈가 생겨서 한바탕 손을 봤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은 앱 자체도 많이 최적화되었고, UX/UI 디자인 시 언어적인 변수를 고려하여 작업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로 들어가는 리소스는 거의 없습니다.
Q. 루티너리는 국내보다 해외 사용자 비율이 더 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내와 해외 사용자 간의 차이가 큰가요?
저희도 내부에서 사용자를 분석하던 중 흥미로운 데이터를 발견했는데요. 유일하게 한국 유저만 사용자 연령대 비율이 달랐어요. 국내는 직장인 사용자가 대부분이지만, 해외는 18세~24세 사용자가 67%, 25~34세 사용자는 17% 정도로 학생 사용자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왜 그런지 살펴보니, ‘루틴’이라는 개념 자체가 해외에서 더 익숙한 편이더라고요. 또 한국의 학생은 ‘루틴’이라는 개념을 ‘TO-DO List’로 이해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분석 결과도 있고요. 최근 ‘갓생’ 키워드가 부각되면서 자기 시간이 없는 학생들보다 직장인에게 루틴의 개념이 더 관심을 끌게 된 것 같습니다.
Q. 루티너리 CTO 현주 님의 루틴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실제로 루티너리 앱을 사용하고 계시나요?
네. 제가 자주 깜빡하는 게 많아서 루티너리 없으면 진짜, 진짜 안 돼요. (웃음) 저희 팀원들도 다 루티너리를 사용하고 있어요!
제 루틴은 특별한 건 없고요. 아침 5시 반에 일어나서 책 읽고, 밥 먹고, 청소합니다. 아침이 제일 맑은 정신으로 일할 수 있는 시간대이다 보니, 해야 할 일을 집중해서 하거나 혼자만을 위한 시간으로 쓰기 좋더라고요. 그 시간에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을 채워 넣는 편이에요. 저녁에는 잘 자기 위한 프로세스 루틴을 지킵니다. 일기를 쓰고, 스트레칭하고, 책을 읽고 바로 잠자리에 들어요.
Q. 루티너리를 사용하니, 소위 투두 리스트로 적어두던 과제 같은 일들을 마치 일상의 흐름처럼 자연스럽게 실천하게 되네요. 그런데 당장 어떤 루틴부터 정해야 할지조차 모르는 (저 같은) 사람도 있잖아요..? 그럴 땐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요?
그런 분들 되게 많아요. 잘하고는 싶은데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는 분. 사실 각자가 되고 싶은 모습은 다 있을 거예요. 만약 ‘일잘러가 되고 싶다’는 목표가 있다면, 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찾는 것이 우선입니다.
만약 무엇을 해야 하는지(TO-DO List)조차 떠오르지 않는다면, 평소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는지’ 생각해보세요. 예를 들어 “나는 평소에 책 읽는 사람이 되고 싶어.”,”아침에 기사 한 편씩 챙겨보는 사람이 되고 싶어.” 같은 사소한 욕망을 떠올리면 좋습니다.
또한 이건 저뿐만 아니라 모든 습관 전문가가 말하는 팁인데요. 작게 시작하세요. 얼마나 작게냐면, 아예 시작 자체가 끝인 정도 작게요. 만약 ‘영어 공부’가 목표라면 ‘책 펴기’, ‘책 한 페이지 읽기’ 수준으로요. 가장 쉬운 트리거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소한 목표라도 실천하다 보면 힘들이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영역이 조금씩 늘어날 거예요.
Q. 루티너리 조직은 1년 6개월 넘는 기간 동안 한 번도 거스르지 않고 2주 단위로 업데이트를 꾸준히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꾸준히 애자일하게 조직을 운영하는 데에 어려움은 없나요?
2주 단위로 서비스를 배포한다는 건 그 기간에 발생하는 모든 변수를 컨트롤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에요. 분명 쉽지 않지만, 그만큼 장점도 많습니다.
루티너리 초기 단계에서는 배포 직전까지 수정하는 경우도 많았어요. 지금은 앱 규모가 커져서 수정 한 번에 영향을 받는 요소가 너무 많아졌기에 그런 방식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조직이 바뀌면 애자일 방식도 바뀌어야 하니까요.
현재 루티너리 팀은 2주 단위로 KPT 회고*를 진행하고 있어요. 현재 서비스에 만족하는 부분이 있다면 서로 칭찬하고, QA**를 통해 개선점을 찾고, 새로 도입한 시스템이 잘 기능하는지 확인이 되면 다 같이 자축하기도 합니다.
KPT 회고* : Keep, Problem, Try의 약자로, ‘만족/유지’, ‘문제 인식’, ‘해결책’ 세 가지 관점으로 분류하여 진행하는 회고 방법.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구성원의 의견을 공유하여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Action을 도출하는 것이 특징.
QA** : 테스트 방법론 중 하나로, 프로젝트 목적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서비스 품질을 보증하여 비즈니스 리스크를 감소시키고, 사용자에게 최대의 서비스 가치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함.
Q. 갓생 앱을 만드는 조직이라 그런지, 다들 열정 넘치게 일하는 분위기일 것 같네요.
그런 오해를 되게 많이 하세요. 막 아침부터 저녁까지 빽빽하게 계획 세워서 사는 사람들일 것 같다고. 사실 저희는 출퇴근 시간도 자유롭고, 선택적으로 재택근무도 하고 있어요. 초반에는 다들 일이 재밌으니까 늦게까지 일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요즘에는 8시간 길면 9시간 정도 일하고 알아서 퇴근하는 분위기입니다.
루티너리 팀의 모토는 ‘더 나은 일상을 지속하기 위해 일한다’예요. 더 나은 성과, 불타는 열정만을 추구하는 자세는 지양하는 편입니다. 각자의 에너지 한도와 속도가 다르니 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을 하다 보면 자신을 돌볼 시간도 꼭 필요하잖아요. 그렇지 않으면 결국 구성원 개인이 소모되니까요.
Q. 2주 단위로 배포하는 팀인데 평균 8시간 근무라면, 다들 굉장히 밀도 높게 일하고 있는 거네요.
2주 단위로 배포하는 일정이 부담스럽지만 동시에 잘하고 싶기도 해서 밀도 높게 일하는 조직이 된 것 같습니다. 팀원들도 이를 인지하고 있고요. 그런데도 ‘과연 밀도 높게 일하는 게 마냥 좋은 것일까’라는 고민은 계속하고 있습니다.
팀원들과 지치지 않고 계속 함께 일하기 위해, 한 달에 한 번 컬쳐데이와 타운홀 미팅을 진행하고 있어요. 컬쳐데이에는 단체 영화 관람 등 팀원이 다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위주로 매달 테마를 바꿔 구성하고요. 타운홀 미팅 때는 조직 문화와 핵심가치를 공유하고, 못다 한 회고를 나누기도 합니다. 팀원이 총 7명인데, 대부분 나이가 비슷해서 같이 이야기하면 즐겁고 서로 잘 맞아요.
Q. 스타트업에서는 어쨌든, 일을 잘하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잖아요. 현주 님이 생각하는 ‘개발자가 갖춰야 할 역량’이 있을까요?
제 생각에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에서의 개발자의 역할이 상당히 다른 것 같아요. 스타트업 개발자는 제품 기획 단계부터 밀접하게 관여할 수밖에 없어요. 기획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더 나은 UI 라이브러리, 기술이 있다면 이를 먼저 제안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개발자라서 갖춰야 하는 역량이라면, 저는 딱히 없다고 생각해요. 개발자는 개발을 좋아하면 되는 것 같습니다. 흔히 개발자에게 필요한 역량으로 ‘의사소통 능력’, ‘학습 능력’, ‘문제해결력’을 꼽곤 하는데요. 이를 아우르는 능력이 결국 메타인지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메타인지는 직무를 떠나 일을 잘하기 위해서라면 꼭 필요한 역량이니, 꼭 개발자에게만 필요한 것도 아니네요.
Q. 공동 창업자로 5년간 경력을 이어오며 배운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저는 ‘지금까지 어떤 것을 배웠다.’라는 생각보다 ‘앞으로도 계속 지속할 힘이 어디에서 나올까?’란 생각을 더 많이 하는데요. 결국,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일을 지속하는 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첫 창업부터 지금까지 함께해온 서 대표님과도 성격 차이가 날 때가 있지만, 그만큼 의지할 수 있고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루티너리 팀원들에게 또한 각자 맡은 분야를 잘 해내고 있다는 신뢰를 하고 있어요.
Q. 현주 님은 루티너리를 통해 앞으로 어떤 영향력을 더 펼치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향후 루티너리 브랜드의 목표와 방향성도 궁금하고요.
루티너리의 비전은 ‘더 나은 일상을 지속하는 것’입니다. 이에 따른 비전은 ‘고민하지 않고 원하는 행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고요. 지금은 그 목표에 열심히 도달하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루티너리 서비스를 만들며 유독 성인 ADHD 환자의 리뷰를 많이 받았습니다. 성인 ADHD를 겪는 분들은 일상생활은 충분히 가능하나, 정해진 일을 해야 하는 순간 의도와 다르게 생각의 방향이 다른 길로 새어 나가다 보니 일의 성취도가 떨어지곤 합니다. 이 때문에 원하는 일을 제때 하지 못해 만성적인 우울증을 겪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이분들이 ‘루티너리를 통해서 삶이 많이 개선되었다.’, ‘내 삶을 찾았다.’는 리뷰를 남겨주실 때가 있습니다. 이를 볼 때마다 뿌듯하면서, 한 편으로 이런 생각을 했어요. ‘정신 질환자뿐만 아니라 비장애인인 우리도 일상에서 마음이 이탈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 루티너리가 마음을 원래 자리로 돌려놓을 수 있지 않을까?’
사람 기분이 항상 좋지만은 않잖아요. 우울할 때도 있고, 외부의 사건으로 무기력할 때도 있고. 그때 얼른 나의 동력을 되찾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루티너리의 방향성입니다.
앱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이에 서비스를 한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현재는 애플워치 정도만 지원하고 있지만, 앞으로 디지털 조명, 디지털 가구 등 다양한 홈 디바이스를 서비스 매개체로 활용하고자 합니다. 예를 들어 명상하는 루틴을 설정하면 거기에 맞춰 조명이 켜지는 방식이죠. IoT 기술을 통해 루틴을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을 적극적으로 구축하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어요.
Q. 스여일삶의 올해 슬로건은 BREAK THE WALL입니다. 마지막으로, 수많은 벽 앞에서 쓰러지지 않고 버틸 수 있는 팁이나 조언 혹은 위로의 말 부탁드려요.
제가 개발자로서 수많은 벽에 부딪히며 깨달은 게 있어요. 개발할 때는 답을 알 수 없는 문제가 종종 발생합니다. 처음일수록, 경험이 없을수록 마치 답이 세상에 없는 것처럼 그 문제가 너무나 크게 느껴져요. 그런데 막상 문제에 가까이 다가가 보면 사실 진짜 문제가 아닌 경우가 있더라고요. 문제를 작게 쪼개고 쪼개다 보면 답이 나오기도 하고, 어떤 문제건 결국 답을 찾게 되기도 하고요.
이를 여러 번 경험하다 보니, ‘이건 안되는 거야’라고 확신했던 것들이 사실 틀린 판단일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내가 찾은 길이 하나의 정답만 있는 게 아닐 수 있고, 당장은 답이 안 나오더라도 우회하여 답을 찾을 수도 있어요. ‘어찌 됐든 답은 있다’는 생각을 개발하면서 참 많이 한 것 같아요.
사실 정답이 있는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맘에 드는 정답이 없다면, 내가 정답을 만들면 되죠.
‘갓생’을 산다는 건 무엇일까요. 매일 아침 늑장부리지 않는 ‘아침형 인간’이 되는 것? 그 시간을 활용해 남들보다 더 많이 성취하는 것?
루티너리 박현주 CTO 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갓생이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 해내며 행복을 쌓는 삶’임을 배웠습니다.
본업을 잘하려면, 연봉을 높이려면, 인정 받으려면 ‘~을 해야만 한다’고 말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자주 잊곤 합니다. 심지어 내가 하고 싶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외부의 기준을 갖추지 못한 자신에게 ‘나는 이 일을 할 자격이 없다’는 모진 말을 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개발자는 그저 개발을 좋아하면 된다’는 현주 님의 말을 듣고, 두 에디터는 어쩐지 찡한 위로를 받았습니다. 남들이 무엇을 요구하든, 내 삶의 로드맵을 그리는 건 결국 나 자신이니까요. 100만 명의 루티너리 유저가 설계한 ‘갓생’ 루트 역시 100만 가지인 것처럼요.
여러분의 갓생 로드맵은 무엇인가요? 여러분이 언제든 원하는 일과 삶을 꾸려가도록, 스여일삶과 루티너리가 응원하겠습니다!
인터뷰 진행 및 정리 : 김수경, 남궁희주 에디터
편집 : 김수경, 김지영, 구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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