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배작가님이 페북에서 언급한 단어 “애기엄마”가 계속 맴돈다. 사실을 직시한 두 단어의 조합은 참으로 묘한 패배감과 함께 좌절을 포기를 한없는 행복을, 그리하여 끝내 타협에 다다르게 한다. 현재로선 달리 뚜렷한 방도가 없긴하다만. ”징글징글 독하게 애기엄마 시절을 견뎠다“는, 이미 겪은 선배 애기엄마의 말에 스리슬쩍 힘을 얻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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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감정은 그때그때 쉬이 휘발되지만, 귀여움만은 이렇게 사진으로 남아 훗날 그리움의 대상을 맨들맨들 만들어낸다. 이를테면 가지런히 재료들을 나열해 월남쌈을 만드는 다섯살의 통통한 손을, 사진 좀 찍어도되냐니 장난감을 가져와 화면 안에 배치하는 다섯살의 마음을.
여튼 오랜만에 집 식탁에 둘러앉아 쌈을 싸먹으며 도란도란 시간을 보내니, 반포식스 3-4인용 월남쌈 42,000원을 아낀것같아 기쁘면서도 준비에 뒤처리에 내 시간을 갈아넣은것같아 그 이상한 당연함이 억울하고도 쓰린, 영원한 과제 밥밥밥.
#오늘의일기
#월남쌈 #애기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