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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율희 Nov 25. 2022

크립토에서만 8년 - 뜻깊은 시월드 : 이론편(2)

뜻깊고 화목한 우리 S2


안녕하세요, Evelyn입니다. 지난 시간 Web3.0 디자이너를 괴롭히는 외적인 이유에 대해 신나게 말씀드렸는데 사실 새로운 개념을 접하고 빠르게 진화하는 기술에 기여한다는 것은 스스로에게 많은 영감과 에너지를 줍니다. 또 애정하는 동료들과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내는 것도 인생에 있어 뜻깊은 요소 중 한 가지입니다. 새로운 기술을 가까이하며 얻는 지적인 자극과 좋은 동료들과 곁에 있으면서 얻는 동기 부여 그리고 서비스를 내 자식처럼 아끼는 마음 등 계속해서 좋은 감정이 드는데도 이상하게 내적 에너지가 소모됨을 경험하셨다면…


삐빅- 정상입니다…!


뜻깊은 미소를 짓는 프로덕트 디자이너


오늘의 주제는 조직과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역할입니다. 이를 위해 먼저 우리가 속한 조직 모델조직의 행동 심리학에 대해 살펴볼 것입니다. 밋업에서 발표한 것보다 더욱 자세한 장표와 함께 많은 내용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발표에서는 시간제한으로 후다닥 설명드리고 왔는데 글로 쓰려니 휘뚜마뚜가 안되더군요.. 내용이 길어져 이론편실천편으로 나누었습니다.


[2편] 뜻깊은 시월드 — 이론편 :

조직과 디자이너의 역할과 마음


[3편] 뜻깊은 시월드 — 실천편 :

디자인리뷰가이드


 오늘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시월드 구조 : 조직 모델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모인 50인 미만의 작은 조직에서는 어떤 형태로 팀을 형성하는지 살펴보시겠습니다. Pala는 ‘The Spotify model — Squad’라는 모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기저기서 많이 쓰는)이 모델은 크게 챕터스쿼드로 이루어지는데, 챕터는 같은 직무별로 모인 조직을 의미하며 직무상 발생하는 이슈를 해소하고 코칭하는 역할을 합니다. 스쿼드는 프로젝트 단위로 나뉘는 조직으로 보통 9명 정도의 여러 챕터 구성원으로 배치됩니다. 스쿼드 조직은 엔드 유저에게 전달되는 하나의 서비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맡게 되고 미션이 완료되면 다시 다른 스쿼드에 속하게 되는 방식입니다.


⚠️ 주의 : 리소스 한정으로 동시에 1명이 여러 스쿼드에 투입될 수 있음 + 상사가 2명이 생기는 마법(쥬륵) ⚠️


자율성을 기반으로 한 스쿼드 모델은 구성원들에게 강한 오너십을 갖게 하고 애자일 하게 움직이면서 높은 성과를 내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조직이 작으면 작을수록 구성원들의 역할과 역량이 고스란히 드러나 구성원들로 하여금 주도적인 자세로 책임감을 갖게 하며 구성원은 기여한 만큼 프로덕트에 애착을 가지게 됩니다. (혹은 애증?)


‘스포티파이 모델- 스쿼드’가 더 궁금하신 분들만!

스포티파이에서는 "이 모델은 실패한 모델이니 따라 하지 말라. 우리는 이 모델을 더 이상 사용하고 있지 않다."라고 이야기 한 바 있습니다. 해당 모델에 대한 더욱 자세한 평가 내용이 궁금하시면 링크를 클릭하세요. 이 모델이 스포티파이에서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된 이유와 개선사항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씀드리면, 조직이 거대해지면서 과한 자율성을 부여한 나머지 전체 이니셔티브가 부족하게 되었고 프로젝트마다 새로 모인 구성원들이 각자의 작업 방식을 바꿔야 하는 문제, 전체 엔지니어링 관리의 어려움, 팀 간의 협업이 어려운 부분 등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작은 조직인 50명 미만의 Pala에서는 매주 진행하는 Lead Meeting을 통해 각 리드들이 우선순위를 기민하게 책정하고 일관된 이니셔티브를 유지하는데 힘쓰고 있으며 전체 구성원이 하나의 방향성을 가지고 임하고, 과한 자율성은.. 없기 때문에 꽤 효율적으로 움직였다고 생각합니다. 또 더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필요하면 나누겠습니다!




원하든 원치 않든 :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역할


강한 오너십을 가진 구성원이 모여 애자일 하게 높은 성과를 내야 하니 얼마나 말도 많고 탈도 많을까요. 이렇게 얽히고설킨 결속력이 강한 작은 조직에서 수많은 난관을 헤쳐 나갈 때 더욱 큰 감동을 받고 팀이 자랑스럽고 그런 것 같습니다. 우리는 여러모로 배울 점이 많은 동료들을 회사라는 조직에서 만났습니다. 마냥 사이좋게 지낸다고 좋은 사이가 되지 않는 사이입니다. 뛰어난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동료들과 발맞춰 민폐가 되지 않도록 자신이 맡은 일을 끝장나게 잘해야 하고 또 일만 잘해서는 좋은 사이로 남기 어려우므로 서로의 역할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프로젝트를 거듭하면서 전우애를 차곡차곡 다져야 비로소 좋은 사이가 되는 것입니다.


프로덕트 디자인 : ‘반복적’으로 고객의 문제를 시각화하고 개발하고 구축하는 것


각자 큰 역할을 맡는 작은 조직에서 누구 하나 비협조적인 자세를 취하게 되면 균형이 깨지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의미 있는 지분을 받지 않는 이상 남는 자산은 경험과 사람입니다. 이왕이면 협조하며 좋은 동료들과 좋은 사이로 남는 것이 좋겠죠.(모두와 그럴 순 없겠지만..) 그렇다면 먼저, 경험과 사람을 좋은 자산으로 남기기 위하여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역할에 대해 상기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사용자의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조직에 들어가 실마리를 찾는 여정으로부터 출발합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고유한 정체성을 미술 작품에 녹여 표출하는 개인 아티스트나 그런 역할을 필요로 하는 다른 분야의 ‘디자이너’와는 시작부터 도출 과정이 많이 다릅니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단순히 기능이나 표면적인 것을 그리는 것 이상으로 제품 사용자와 그들이 가진 문제를 온전히 이해하여 사용자가 서비스를 통하여 삶에 편의를 얻고 이로써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는 것에 목표를 가져야 합니다.


고객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
단순히 기능과 외관을 디자인하는 것 그 이상.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것


또한 개인 아티스트는 보통 1명 내지 3명 정도의 구성으로 협업을 이루는 반면,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다양한 시각을 가진 50명 미만 혹은 그 이상의 구성원들이 하나의 프로덕트에 한 번에 달려드는 조직에서 합의점을 찾아가기 위한 난이도 높은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요구됩니다.


‘디자이너’이지만 개인의 창작 욕구를 실현하는 직무가 아닌, 사용자의 문제에 초점을 맞춰 프로덕트를 끔찍하게 아끼시는 시어머니들과 해결책을 찾기 위한 논의를 이어가며 결과물로 도출하는 과정을 무한으로 실행하는 직무인 것입니다.


이 정도면 화목한거지!
애정어린 피드백을 주는 동료들과 한 명의 프로덕트 디자이너 22




조직 심리학 : 조직 속에서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까?


아래 게시글들은 블라인드에서 ‘디자인 + 평가 + 싫어’라고 검색하여 어렵지 않게 찾았습니다. Web2든 Web3든 디자이너는 어쩔 수 없이 ‘평가’에 멘탈이 뒤흔들리는 경험을 다 경험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동네북이 아니라 해결책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이를 시각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멋있는 직업입니다. ‘동네북’이라고 생각지 마시길 바랍니다!


마음 아프고 공감가는 디자이너의 고충..
글 속의 주인공들은 메시지 주세여! 커피를 사드립니다.


평가의 대상이 ‘나 혹은 내가 만든 디자인 작업물’이 아니라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회사의 프로덕트’ 라 생각하면 상처를 덜 받게 되는 것 같습니다. 디자이너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설계 과정에 내부 구성원들을 단계별로 참여시키고 의견을 내도록 해야 합니다. 프로덕트는 팀이 모여있는 이유이자 팀의 염원이니까.. 많은 리뷰를 통해서 더욱 객관성을 갖춘 견고한 제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평가를 받지 말고 먼저 물어보세요.


이에 대한 방법을 ‘뜻깊은 시월드 : 실천편’에서 설명드리려고 합니다. 방법을 설명하기에 앞서 우리의 마음과 자세를 먼저 들여다보겠습니다.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비단 디자이너에게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고 살아가면서 도움 되는 내용이에요. 먼저 질문 두 개를 드리겠습니다.




질문1. 조직 속에서 가장 큰 성공을 이루는 유형은?
질문2. 조직 속에서 매번 실패를 일삼는 유형은?


기버 :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많은 이타적인 유형. 조력자
테이커 : 주는 것보다 얻는 이득이 더 많은 유형. 주목받는 스타
메처 : 긍정이든 부정이든 받은 만큼 꼭 돌려주는 유형.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미국의 조직 심리학자 애덤 그랜트는 조직 속에서의 행동 유형을 크게 ‘기버, 테이커, 메처’ 이 세 가지로 나누며, 매번 성공을 일삼는 유형과 매번 실패를 하는 유형이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애덤 그랜트는 워낙 유명하신 분이라 이미 많은 분들이 아실 것 같은데, 하버드를 수석 졸업하고 와튼 스쿨의 최연소 종신 교수님.. ㅎㄷㄷ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도 많으시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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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둘 다 기버입니다. 타인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느라 에너지 소모가 많고 늘 퍼주어서 손해를 볼 것 같은 기버가 가장 높은 곳에 가장 빨리 도달하고 가장 오래 머문다니 왜 그런 걸까요?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로 주변 사람으로부터 마음을 얻어 그런가 싶은데 매번 실패를 하는 유형도 기버라고 하니 이 둘의 차이점이 궁금합니다.


어차피 이타심을 장착해야하는 프로덕트 디자이너, 솔깃


성공하는 기버는 난관에 봉착하였을 때 주변의 조언과 도움을 기꺼이 요청하여 자신에게 이로운 방향도 놓치지 않는 이기심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나은 길로 가기 위한 지속적인 조언과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조직 속에서의 자신의 영향력을 체감케 하며 이로써 소모된 에너지를 빠르게 회복하고, 더 크게 더 많은 이타심을 발현시켜 주변으로부터 더 많은 마음을 얻고 더 좋은 위치에 가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기버는 구성원들로부터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한다는 점에서 명망과 호의를 얻으며 사람들은 기버에게 자석처럼 이끌리게 됩니다.



이기심을 갖춘 이타주의!


실패하는 기버는 자신의 행복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을 챙기는 이기심 없이 베풀기만 하고 남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일도 매우 드물며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에너지를 흩뿌리면서 점차 타인을 돕는 행위에 의무감을 느끼게 됩니다. 결국 실패하는 기버는 에너지 비축량을 모두 소진하여 성공 사다리의 밑바닥으로 추락하게 됩니다.


애덤 그랜트는 누적되는 이타심이 내적인 에너지를 소진시키고 이러한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일의 능률을 크게 떨어뜨리며 그로 인해 우울증, 만성피로, 불면증, 면역력 감소, 알코올 의존증 등을 유발해 삶이 나락으로 떨어지기 쉽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세 유형 모두 이타심으로 인한 내적에너지 소모는 동일하게 일어납니다. 차이점은 ‘얼마나 타인의 이익을 우선시하는가’와 ‘소모된 에너지를 회복하는가’에 따라 결정됩니다.


메처와 테이커! 빈 하트를 채워주삼


테이커와 메처는 왜 성공하기 힘들까요? 테이커는 다른 사람의 이익에 큰 관심이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바로 테이커의 마음을 읽습니다. 이기심이 가득한 테이커는 사람들의 마음을 얻기 어렵습니다. 테이커는 자신의 이득을 가장 우선시하는 주목받는 스타형으로 그들은 보통 더 빠르고 더 크게 그리고 더 단정적이고 자신 있는 어조로 말함으로써 자신이 하는 이야기를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는 인상을 줍니다. 그들은 더 능력 있어 보이는 방식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능력이 다소 부족할 때조차 쉽게 영향력을 얻습니다.


암스테르담의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순종적이거나 비주도적인 구성원은 강압적으로 말하는 테이커가 힘이 있다고 믿으며 그를 능력 있는 리더로 인식한다고 합니다.하지만 자기 주도적이고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놓는 구성원들에게는 역효과를 낳았으며, 경영자가 강력한 화법을 구사하여 지배력을 행사하려 하면 회사에 기여할 마음이 들지 않았다고 설명합니다. 능동적인 구성원들은 테이커 리드와 일할 때 “그가 전체의 희생을 대가로 개인적인 성취를 우선으로 추구한다.”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강력한 의사소통 방식이 짧은 순간에는 유효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구성원들끼리의 정보 공유를 방해하고 좋은 아이디어를 나누지 못하도록 막을 뿐이라고 설명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많은 유형인 메처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받은 만큼 돌려주는 구성원입니다. 이들은 도움을 받으면 얼른 그만큼 돌려주어야 마음이 편하고,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테이커를 만났을 때에도 그대로 갚아주어야 마음이 편합니다. 이때 테이커에게 가장 쉽게 응징할 수 있는 방법이 험담이라 합니다. 쉽게 주목받는 스타형 테이커가 빠르게 영향력을 행사함에도 새로운 연결이 끊기고 지속적인 명성을 오래 쌓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나쁜 마음 모두 씻어내자~ 비누 비누~ 렛츠 비누~! (착한 마음을 가지기로 한 프로덕트 디자이너)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 속에서 왜 기꺼이 능동적으로 더욱 너그럽게 임해도 되는지에 대한 충분한 납득이 되셨기를 바라며, 3편에서 본격적으로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성공하는 기버로 살아가기 위한 실천편’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디자인 프로세스에 있어 에너지 소모가 가장 크다고 생각되는 ‘디자인 리뷰’에 대해서 어떻게 하면 우리가 필요한 인사이트는 얻어 가 되 내적 에너지를 덜 소모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내용입니다.


그럼 3편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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