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누비며 선한 영향력을 미치다
안녕하세요! 열한 번째 슈퍼멘토의 소식과 함께 돌아온 김지원입니다.
이번에는 '슈퍼멘토와의 커피 한 잔' 역대 최초로 화상세션을 진행해주신 특별한 멘토님의 이야기를 가져왔습니다.
멘토님은 보스턴,
소그룹 멘티들은 샌프란시스코,
100명에 가까운 멘티들은 서울에서
세션에 접속했습니다.
멘토님은 멘티들과 함께 '커피 한 잔'을 하는 기분을 느끼고 싶다며 직접 머그잔에 커피를 준비해오셨는데요.
열정 넘치는 멘토님 덕분에 서울로부터 10,000km나 떨어진 보스턴에서 날아온 생생한 경험담과 섬세한 조언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글로벌한 세션을 진행해주신 열한 번째 슈퍼멘토는 어떤 분이실까요?
바로, 대학 졸업 후 뉴욕의 투자은행과 국제금융공사(International Finance Corporation, 이하 IFC)를 거쳐 하버드대학교에서 MBA와 MPP(공공정책대학원) 석사과정에 재학중인 반창현 멘토님이십니다. 졸업 후에는 뉴욕 Goldman Sachs에서 임팩트 투자자로 일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멘토님의 커리어를 한두 문장으로 말씀드리니 잘 와닿지 않거나 낯설게 느껴지는 면이 있을 것 같은데요. 이날 세션을 통해 임팩트 투자자가 되기까지 멘토님의 삶의 궤적을 찬찬히 들어볼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임팩트 투자의 개념과 사례를 비롯해 풍부한 내용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 이제 멘토님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Q. 대학시절 동안 가지고 있었던 목표는 무엇이었나요?
A. 저는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스쿨(Wharton School) 재학 당시 줄곧 IFC에서 일하고 싶다는 열망을 품고 있었습니다. 미래에셋박현주재단 장학금을 받으면서 처음 금융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공부를 시작했는데요, 동시에 어렸을 때부터 국제 개발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대학교 선배 한 분을 통해 IFC라는 곳에서 금융과 국제개발 두 분야를 접목시킬 수 있다는 걸 배운 후로 IFC에서 일하는 걸 목표로 삼았습니다.
* 여기서 잠깐, IFC는 어떤 기관일까요?
IFC는 세계은행그룹(World Bank Group)의 일원으로서 개발도상국의 민간부문 투자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세계 최대의 개발 금융 기관입니다. 개도국의 민간기업들이 충분한 민간자본을 얻기 힘들 때 자본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아시아·중남미·동유럽 등 기술·지식·제도가 충분히 보급되지 않은 개발도상국에 대한 원조를 중점 사업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출처 : IFC 웹사이트)
Q. 첫 사회경험을 뉴욕의 투자은행인 Citi에서 시작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A. 대학시절 저의 최종 목표(end goal)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IFC에서 일하는 것이었죠.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투자금융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쌓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1학년을 마치고는 CFA level 1을 준비했고, 군 제대 후 2학년을 마치고 속해있던 환경동아리에서 소개를 받아 뉴욕의 Citi에서 여름 인턴십을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근무 당시에 조기졸업을 전제로 채용전환 제안(full-time offer)을 받았어요. 그래서 졸업 후 바로 Citi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Q. 투자은행을 출발점으로 삼은 것은 커리어에 대해 미리 갖고 있던 생각과 계획을 실행에 옮긴 것이었군요.
A. 그렇죠. open water에서 수영을 할 때 멀리 있는 물체 하나를 목표로 잡고 방향을 잡아 나가는게 중요한 것처럼, 커리어에 있어서도 어떤 지점을 마음에 품고 있다면 그에 맞추어 눈앞의 스텝들을 잘 밟아나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저 역시도 IFC 근무를 최종 목표로 잡았기에 투자은행을 출발점으로 삼아 사회생활을 잘 시작할 수 있었어요.
Q. 투자은행에서 무엇을 느끼고 배우셨나요?
A.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큰 아파트 회사의 합병을 비롯해 중요도가 높은 일에 여러 차례 참여하면서도, 회사의 미션에 대해서는 완전히 공감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었어요. 하지만 일의 기초부터 시작해 정말 많은 것을 배웠어요.
우선 재무와 회계 분야에서 기본적인 스킬셋(skillset)을 갖출 수 있었습니다. 또 디테일에 집중하는 습관이 생겼고요. 재무 관련 업계에서는 글씨 크기가 정해진 것과 약간 다르다는 이유로 지적을 할만큼 디테일을 중요하게 여기더군요.
뭐니뭐니해도 사람들로부터 정말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일례로, 하루는 상사가 작은 숫자 하나가 틀렸다며 길길이 날뛰며 열을 내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그건 상사가 숫자 하나하나를 살아있는 것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의 방증이었죠. 그처럼 일에 대해 진정한 오너십(ownership)을 가져야겠다는 의지를 다질 수 있었던 계기였습니다.
Q. 투자은행에서 뜻깊은 경험들을 한 뒤, 오랫동안 꿈꾸던 대로 IFC에서 일하게 되셨는데요. 실제로 IFC에서 근무를 해보니 어떤 점이 가장 좋으셨나요?
A. 가장 좋았던 점은 크게 세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첫째로, IFC의 미션이 저의 미션과 일치했기에 "이게 나랑 무슨 상관이지?",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을 전혀 할 필요가 없이 IFC의 미션에 깊이 공감하며 일을 할 수 있었어요.
둘째로, 여러 국가와 관련된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근무 초반에만 벌써 방글라데시를 비롯해 10여 개국에 관한 일을 했죠.
셋째로, 재무분야의 다양한 직무를 경험해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재무금융 분야에서는 어느 한쪽으로 전문성을 쌓기로 마음을 먹기 전에 자신이 그 분야에 대해 잘 알고 있는지, 그 분야와 잘 맞는지를 충분히 고민하고 임해야 하죠. IFC에서 여러 직무들을 두루 경험해 볼 수 있었던 건 제게 정말 유익한 경험으로 다가왔어요.
Q. 세 번째 장점이 정말 흥미롭네요. 재무분야의 직무라 함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의미하나요?
A. 제가 종사하는 재무 분야 직무는 3개 차원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어요. 첫째는 부동산, 제조업, 농업과 같은 'sector' 차원이에요. 둘째는 equity investment나 debt investment, M&A와 같은 'product' 차원이죠. 셋째는 지리적으로 어떤 국가를 다루는지와 관련한 'market' 차원이에요.
IFC에서는 국제개발 금융기관이라는 특성상 3가지 차원의 직무를 모두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Q. 업무적으로 전문성을 쌓기 위해 하버드 MBA & MPP 과정에 재학 중이신데요, 졸업 후에는 뉴욕 Goldman Sachs에서 임팩트 투자자로 일할 계획이라고 들었습니다. 임팩트 투자자가 말하는 임팩트 투자에 대해 들어보고 싶습니다. (웃음) 임팩트 투자란 무엇인가요?
A. 임팩트 투자는 금전적 수익과 더불어 사회적, 환경적 가치까지 창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를 가리켜요. 영어로 된 정의를 살펴보면, "investments made into companies, organizations, and funds with the intention to generate social and environmental impact alongside a financial return"이에요.
Q. 그렇군요. 임팩트 투자에도 종류가 있나요?
A. 네, 임팩트 투자는 복지기금이나 기부금만으로는 다루기 힘든 사회문제들을 해결하는 동시에 재무적 수익을 창출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어요. impact와 finance의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하는 거죠.
투자의 목적을 impact와 finance 가운데 어느 쪽에 더 두고 있느냐에 따라 임팩트 투자는 traditional investing과 traditioanl philanthropy를 양끝에 두고 이런 스펙트럼으로 나뉘어요.
Q. 임팩트 투자에 대해 좀 더 파악할 수 있는 자료들이 있을까요?
A. 아래 자료들을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조선일보 기사 - [더 나은 미래] '투자'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 - Unpacking the Impact in Impact Investing
Q. 임팩트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게 가장 중요할까요?
A. impact investing(임팩트 투자)은 impact와 investing으로 뜯어볼 수 있어요.
impact 측면에서는 내가 어떤 임팩트를 주고 싶은가에 대한 생각이 있어야겠죠.
investing 측면에서는, 개인적으로 두 가지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 지적 호기심(intellectual curiosity)이 있어야 하고, 투자라는 직무를 좋아해야 해요.
Q. '슈퍼멘토와의 커피 한 잔'의 공식 질문인데요. (웃음) 멘토님의 꿈은 무엇인가요?
A. 꿈이라, 단기적인 꿈과 장기적인 꿈으로 나눠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단기적으로는 실력이 뛰어난 투자자가 되고 싶어요. impact investing에서 impact도 중요하지만 investing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좋은 임팩트를 만들어낼 수 있는 투자자가 되기 위해 출중한 투자 실력을 갖추고 싶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인도의 슬럼가를 비롯한 여러 개발도상국에 투자를 하거나 미국이나 한국 같은 선진국 내의 소외된 빈곤 지역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고 싶습니다.
멘토님이 IFC 근무와 임팩트 투자에 오랫동안 뜻을 품고 있다가 실제로 꿈을 이루어 오신 게 대단하다는 멘티님의 말씀을 듣고, 멘토님은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늘 계획하고 바라던 대로 이루어지기는 어렵고, 누구도 철저하고 완벽하게 준비된 삶을 살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저도 삶에서 선택을 하고 실행에 옮기는 과정에서 많은 고민들을 했었어요. 그런데 인생에서 고민과 불안, 혼란은 정말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멘토님의 생생한 삶의 궤적뿐만 아니라 임팩트 투자에 대한 안목까지, 지루할 틈 하나 없이 진행된 화상 세션의 열기는 보스턴까지의 10,000km 거리를 무색하게 만들만큼 뜨거웠습니다. 보스턴과 샌프란시스코, 서울에 자리해주신 멘토, 멘티, 운영진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도 투자실력을 바탕으로 세계 곳곳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반창현 멘토님의 꿈을 응원하겠습니다!